[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내에서 자사 메인뉴스가 ‘BTS 데스크’냐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내에서 MBC의 보도·편성·제작을 감시하는 조직인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6월 7일부터 12일까지 <뉴스데스크>가 아이돌 BTS의 선행과 근황에 집중한 보도를 내보냈다고 15일 비판했다. 같은 시기 다른 언론사들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집중 보도했지만, MBC는 메인뉴스에서 한 차례도 해당 이슈를 다루지 않았다.

6월 12일 MBC<뉴스데스크>는 <BTS 슈가 효과에 ‘대장금파크’도 들썩> 기사를 다뤘다.

민실위는 “7일부터 12일까지 만 엿새 동안 각각 리포트를 통해 BTS가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동참하고, 미국 온라인 졸업식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팬들과 함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기부활동을 벌였다는 소식을 충분히 시간 들여 전했다”고 지적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7일 <BTS등 K팝 팬들의 힘 “인종차별 NO!”>, 8일 <오바마·BTS...그들이 건넨 특별한 ‘랜선 응원’>, 10일 <‘美시위대’강력한 동맹군...BTS ARMY>, 12일 <BTS 슈가 효과에 ‘대장금파크’도 들썩> 기사를 다뤘다.

민실위는 특히 12일에는 BTS의 새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끌면서 촬영지인 ‘대장금파크’가 팬들의 ‘성지순례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2분 30초의 시간을 들여 “친절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대장금파크는 MBC에서 운영하는 사극 전문 촬영 세트장이자 한류 테마파크다.

문제는 당시에는 국회 원 구성 협상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던 시기로, MBC는 메인뉴스에서 단 한 번도 이를 다루지 않았다. 민실위는 “상임위원장 배정을 비롯한 원 구성의 법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법적 시한을 넘겨 원구성 파행이 기사화된 지난 8일,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 선출 기한을 15일로 최후통첩한 지난 12일에도 ‘뉴스데스크’는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기 타 방송사들은 메인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민실위는 “타 지상파 뉴스보다 훨씬 긴 80분의 메인뉴스에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한 의회 감시 보도가 단 한 건도 보도되지 못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를 대신해 들어가는 리포트가 BTS와 자사 홍보였다면 더군다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실위는 국회의장이 최후통첩을 한 지난 12일 KBS는 해석과 상황의 맥을 짚어주는 보도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민실위는 “뉴스데스크의 편식에 대한 우려는 지난 일주일간의 문제가 아니”라며 우려를 쏟아냈다. 보도 책임자가 출입처 기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스트레이트’ 부서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진단하지만 스스로가 뉴스 연성화와 신뢰도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5월 말 <뉴스데스크>에 나온 ‘1일 1깡’의 경우 자사 예능 프로그램의 홍보 성격이 있었으며, 유튜브 패러디 영상을 갈무리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고 짚었다. 민실위는 “시사 보도 목적이라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도 군색하지만, ‘지상파 메인뉴스에 이런 게 나온다고?’라고 묻는 댓글이 더욱 뼈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편을 앞두고 무엇이 중요한 뉴스인지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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