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와 관련한 최근의 이야기에는 늘 긍정과 희망이 가득합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많은 이들의 관심과 열기가 함께하고, 프로야구의 모든 것엔 인기 높은 종목의 품위가 느껴집니다.
30주년을 맞이해 펼친 투표, "레전드 올스타". 1위를 차지한 이만수 코치 같은 경우 야구를 잘 모르는 팬들도 잘 아는 유명스타, 대구지역에서는 아직도 삼성 라이온즈의 영원한 감독 후보로 이만수 코치를 떠올리곤 합니다. 스포츠 뉴스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야구 없는 월요일조차 야구 이야기는 넘쳐나고 야구 인기는 어디에나 가득한데요.
하지만. 그런 프로야구의 오늘 앞에서 내일을 고민합니다. 프로야구의 내일이자, 지금의 프로야구의 어제인 학생들의 야구, 고교야구를 떠올려 봅니다.
주말리그는 이미 전반기 왕중왕전을 마쳐 2번째 리그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사람들에게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그나마 익숙한 이름의 전국대회와 지방에서의 전국대회들은 예선 뒤에 펼쳐진 본선에 중계방송도 함께하고 기사도 있었지만, 지금 주말리그는 전혀 그렇지 못하죠. 대회 자체의 의미나 가치를 인정하는 목소리만큼이나 비난하는 여론도 거셉니다.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는 변하지 않았지만 고교야구의 현실은 변했습니다. 분명 과거에 비해 어려움이 많고 현실적인 괴리는 더 크겠지만, 그에 비해 미래에 대한 대안이나 논의는 참 부족합니다.
따지고 보면 고교야구의 인기 정점에 선수들이 우리 프로야구의 전설이 됐고, 그들로 인해 이만큼의 성장을 한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고교야구 이전에 중학야구, 리틀야구와 같은 자양분도 중요합니다.-
10번째 프로야구단을 수원과 전북에서 준비하지만, 고교야구 구단은 그리고 중학교와 초등학생들이 뛸 구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거. 미래를 위한 자양분이 줄어드는 가운데 시장만 커진다고 해서 우리 야구의 미래가 마냥 밝아질지는 다시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30주년이란 이름 아래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축제의 장을 만드는 KBO의 여러 시도들, 뭐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 야구는 이미 100년을 넘었고, 그 100년의 시간 동안 이뤘던 발전들보다 더한 발전을 프로야구의 30년은 이뤘습니다. 그 성장은 아마야구의 토양을 바탕에 뒀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일을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레전드를 생각하는 과거의 향수와, 10구단을 준비하는 미래의 청사진, 이 모든 것에는 고교야구를 포함한 어린 야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현실의 모습은 영 그렇지 않다는 것. 30주년을 맞이한 프로야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뭔지 한 번 더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야구", 그 자체에 더 깊은 매력을 만나고 즐기기 위해서라도 프로야구만 편식하고 편애하는 분위기는 바뀌어야 합니다. 잘 하고 있고, 잘 나가고 있는 야구의 화려한 대표주자 뒤에, 우리 야구의 내일을 만드는 이들을 위한 따스한 시선과 관심. 야구를 위한 진짜 사랑은 거기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