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겨레신문이 ‘저널리즘 책무실’을 만든다. 새롭게 개정된 한겨레 취재 보도준칙에 따라 자사 콘텐츠를 비평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것이다. 국내외 언론의 모범 사례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한겨레신문은 김현대 대표이사의 강한 의지에 따라 이봉현 저널리즘책무실장을 필두로 저널리즘책무실을 꾸려 격주에 한 번씩 칼럼을 통해 한겨레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그 내용을 알리겠다고 22일 밝혔다.

이봉현 저널리즘책무실장은 22일 <말 거는 한겨레 / 저널리즘 책무실, 무얼 하는 곳이죠?> 칼럼에서 신뢰회복을 위해 저널리즘 책무실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지난 몇 년 한겨레는 평판과 신뢰가 흔들리는 위기를 겪었다”며 조국사태 및 검찰개혁 보도 당시 시민들의 질책과 댓글, 독자들의 전화에서 전해지는 노여움을 느꼈기에 이러한 직책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26일 한겨레 오피니언란에 실린 <[말 거는 한겨레] 책무실, 무얼 하는 곳이죠>

이 실장은 “이런 게 한겨레만의 어려움은 아니다”라며 “‘세월호’ 이후 오만한 취재, 균형 잃은 논조, 자의적인 기사 판단과 편집에 넌더리가 난 시민들은 이제 언론이 어떤 얘기를 해도 화를 내는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극복방안으로 저널리즘의 근본과 원칙을 새롭게 다지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1988년 5월 15일 창간 당시 선포한 윤리강령과 2007년 마련한 취재보도준칙을 지난해 10월부터 개정해 업그레이드했다. 개정된 보도준칙은 창간기념일 이전에 기자들과 독자들에게 발표할 예정이다.

취재보도준칙을 바탕으로 저널리즘 책무실장은 격주로 칼럼을 통해 한겨레 콘텐츠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공정성, 투명성, 정확성 등 저널리즘 원칙에 비춰 한겨레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알리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겨레를 포함한 언론 전반의 관행을 짚고 국내외 언론의 모범 사례를 찾아 소개해나갈 예정이다. 모범 사례를 소개하려는 이유에 대해 이 실장은 “칭찬의 힘은 큰데 언론인도 좋은 롤모델에 목이 말라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두려움도 호의도 없이’ 옴부즈맨의 소임을 다하려 한다”며 “한가지 꼭 쥐고 가고 싶은 원칙은 투명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기자일 수 있는 시대에 언론인이 다 아는 듯 해봐야 소용없다”며 “중립적, 객관적인 척하는 것도 통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판단하되 근거가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뉴스가 나왔는지 밝히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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