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한다고 하기 전부터 욕먹고, 옥주현을 객관적으로 비호하는 사람도 주관적으로 욕먹고, 1등 가수가 되어도 욕먹는 나는 가수다 옥주현 출연 사태를 보며 생각해 본 대중이 만족할 만한 나는 가수다 '출연 가수의 자격' 다섯 가지.


1. 아이돌 출신은 안 됩니다

조선 시대를 보는 것 같은 저질스러운 요구. 예술을 하는 가수에게 출신 성분을 요구하고, 계급을 가르는 파렴치한 난동. 정작 본인들은 "순위는 의미가 없다."고 말하면서 무대도 보지 않고 심각한 비난을 날리며, 심지어 1등을 해도 이미지로 싸잡아서 욕함.


2. 급이 낮으면 안 됩니다

경력과 음악 스타일 등 본인들의 어이없는 가치 판단 기준에서 '급'을 만듦. 초기 거론되었던 임정희나 성시경, 휘성, 김태우 등도 나는 가수다의 출연 가수들과 '급'이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음. 그들이 만족하는 급에 맞는 가수들은 나얼, 조용필, 이선희 등이 있음. 급이 안 된다 싶으면 근처도 오지 마시길. 혹은 아예 신인인데 실력은 좋은, 어떤 '명목'이 있어야만 덜 욕먹고 출연 가능.


3. 뮤지컬 배우 안 됩니다

가수만 됨. 가수 하다가 다른 '음악'을 할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든 것은 '개척'과 '도전'이 아니라 '배신'으로 규정됨. 둘 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하나를 제대로 못하는 풋내기로 비난 받음. 음반이 성공하든 말든 시장성, 경제성이 있든 말든 무조건 음반을 내고 계속 가수 활동을 해야 함.


4. 비호감이면 안 됩니다

가장 중요. 이미지가 비호감이면 안 되는 것이 Key Point. 과거에 행적 하나하나까지 모두 싸잡혀 욕을 먹고, 나는 가수다와 전혀 관계없는 라디오 생방송에서 울음을 터뜨리게끔 할 정도로 앞뒤 구분 못하고 비난과 욕을 날려댐. 비호감일 경우 '옥주현 닷컴' 같은 것이 만들어지는데 2주도 안 걸리니 주의 요망. 되도록 성형이나 요가, 광고도 자제할 것. 성형했다고 욕먹고, 요가 비디오 낸 것밖에 한 거 없다고 욕먹고, 대표곡이 "안티에이징~"이라고 욕먹으니 되도록 안하는 것이 좋음.

또 비호감이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하나의 드라마-"고성"과 "언쟁"과 있지도 않은 "곡 선정 회의" 같은-를 만들어내 악역을 맡길 수 있기 때문에 비호감 정말 위험함.


5. '꾸준히 콘서트하고 대중과 전문가 모두에게 실력을 인정받아야 하며 히트곡 많아야 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잘 나오지 않아야 하며 나대지 말아야 하며 고음도 가능하면서 차분한 음악도 잘 해야하며 경력이 출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렇듯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몇몇 완벽한 가수들만 나와야 함. 아니라면 차라리 폐지하라는 의견이 다수 존재.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나는 가수다가 폐지되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행동하는 비열한 짓으로 추정됨.

<추가 체크 목록>

* 출연할 때 다른 가수들의 목 상태 체크할 것. 목 상태가 좋지 않으면 "다른 가수들 목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경연에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프로의 책임 의식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이것 때문에 1등 했다고 운빨이라며 비난 받음. 이런 상황에서는 눈치 잘 봐서 아픈 척 하거나 알아서 무대 망칠 것.

* 편집 주의 요청. 제작진이 욕먹을 때 덩달아 같이 먹음. 무엇이든 본인 탓으로 돌릴 수 있는 거리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편집에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요청을 할 것. 잘못하면 모든 책임이 본인에게 돌아갈 수 있으니 조심.

* 오케스트라 비스무리한 체제 쓰는 것에 대해서도 고심. 더 나은 무대를 위해 음악 감독에게 '제안'도 하면 안 됨. 생각 없다고 욕먹음.

* 고음 지르지 말 것. 고음 지른다고 욕먹으니까.

* 룰 주의 요청. 새로운 가수가 처음으로 2명이 왔고 갑작스럽게 4주에서 3주로 바뀐 서바이벌의 '배려' 차원에서 룰을 바꾸려하면 뜯어 말릴 것. 'OOO닷컴' 만들어질 낌새가 있으니 주의. 현장에서 알았어도 반드시 바꿀 것.

* 처음엔 되도록 중간 정도 순위가 나오게 노력해야 함. 그게 그나마 욕을 제일 덜 먹음. 1등하면 1등한 대로 욕먹고, 7위하면 상상하기 싫을 일이 일어날 것이니 신께 기도하기를. 4위 되게 해달라고. "옥주현이 박정현보다 잘했어?"같이 '점수'의 대결인지, '선호도'의 대결인지 아직까지 구분 못하는 네티즌분들이 너무나 많으니 되도록 중하위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또 한 번, 또 신께 기도하기를.

이 모든 스펙에 맞는 가수는 나는 가수다에 와서도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소통'을 통한 미디어의 확장공사를 그리는 블로그(mediaparadiso.com) 운영.
한 때는 가수를, 한 때는 기자를 꿈꾸다 현재는 '법'을 배우고 싶어 공부중.
"내가 짱이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청년. 일단 소재지는 충북 제천. 트위터(@Dongsung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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