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 선수ⓒ연합뉴스
13개월여 만의 복귀무대였던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2위를 차지한 김연아에 대해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이었던 '오마주 투 코리아(Homage To Korea)'가 잘못된 선곡이었고, 이 같은 잘못된 선곡이 김연아의 연기에 대한 심판들의 채점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오마주 투 코리아'는 아리랑의 후렴 선율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음악을 편곡, 관현악의 웅장한 느낌을 살리는 한편, 음악 중간에 명창의 목소리와 가야금 소리를 가미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 곡이다.

김연아는 '오마주 투 코리아'가 공개된 이후 "하이라이트 부분인 스파이럴 장면에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고,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외국 관객들도 가슴 뭉클하고 감동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최근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김연아가 프리 스케이팅에서 '낯섦의 핸디캡'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현재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에 대해 선곡 미스를 주장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마주 투 코리아'의 전체적인 곡 분위기는 아리랑의 선율이 기초를 이루고 있고, 매우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명창의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다소 난해한 현대음악의 분위기가 느껴지고 이는 심사위원들에게 생경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김연아가 이 곡에 맞춰 연기하는 모습을 단 한 차례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음악에 맞춘 연기를 보게 되는 심판들의 입장에서 선뜻 이전과 같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필자의 우려였다.

그러나 실전에서 보인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와 이에 대한 채점결과를 살펴보면 선곡이 잘못되어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만다.

이제는 널리 잘 알려져 있다시피 피겨스케이팅의 프로그램에 대한 점수는 기술점수와 프로그램 구성점수로 나뉘는데 여기서 프로그램 구성점수는 흔히 예술점수로도 불린다. 이는 선수의 프로그램 소화능력 내지 표현력에 대한 평가로서 이 부분에서 선곡과 안무의 조화, 스케이팅 스킬 등이 평가받는다.

'오마주 투 코리아'를 연기한 김연아는 이 프로그램 구성점수에서 우승자인 안도 미키(64.46점)보다 2점 이상 높은 66.87점을 받았고, 이날 출전한 24명 선수들 가운데서도 프로그램 구성점수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프로그램 구성점수에 포함된 5가지 항목에서 모두 8점대의 점수를 받은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이쯤되면 적어도 예술적인 측면에서 김연아의 선택이 잘못되어 우승에 실패했다는 논리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김연아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음악적으로 '낯설음의 핸디캡'을 극복해 낸 셈이다.

그렇다면 결국 김연아의 우승실패는 13개월이라는 공백이 가져온 심리적 부담감과 이에 기인한 기술적 요소에서의 실수에 따른 미세한 점수 차로 안도에게 밀린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다.

한마디로 안도가 기막힌 실력으로 김연아를 누른 것이 아닌 김연아의 실수 때문에 승부가 갈린 것으로 결론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어쨌든 승부는 갈렸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건네 줄 때다. 선곡 미스 논란과 같은 불필요한 논란의 양산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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