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피디의 도발로 긴장감 가득했던 1박2일 멤버들과 스태프들 간의 대결은 결과적으로 80명 바다 입수를 막아낸 스태프들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승기와 엄태웅이 만들어 낸 환상적인 듀엣과, 대결에 져서 행복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남해 여행은 시청자들 방 안으로 봄을 가득 전해주었습니다.
여행의 흥미를 돋우는 흥겨운 대결들
여행을 학구적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여행이 아닌, 일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1박2일>은 그래서 한없이 철없고 무의미해 보이기도 하는 행동들이 이치에 맞습니다. 도발적이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며, 아무것도 아닐 듯한 일들을 대단한 척 하는 게 여행이 주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여행이 주는 재미를 극대화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할 수밖에 없게 하는 상황이 주는 긴장감 이를 통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이들을 바라보는 것 또한 재미있을 수밖에는 없지요. 밥차를 두고 벌인 축구 대결에서 의외로 패배한 스태프 팀은 나피디의 도발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밥차를 빼앗긴 상황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비슷한 방식을 통해 밥차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스태프 80명 모두 바다에 입수하는 조건으로 벌인 연기자들과의 족구 경기는 모든 이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축구 대결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인 이승기와 이수근 조합에 슈퍼 세이브로 활약한 강호동은 족구에서도 팀을 이끌며 스태프들을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문제는 의외의 구멍들이었지요.
엄태웅은 <1박2일>에 들어오자마자 제작진들이 요구한 모든 것들을 거의 완벽하게 수행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어요. 그런 엄태웅도 못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구기 종목이었어요. 축구에서 보여준 그의 일명 '개발 축구'는 족구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완벽한 구멍으로 작용하며 스태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요. 김종민의 예고도 구멍과 엄태웅으로 인해 스태프들은 겨우 집단 입수에서 벗어나 모두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스태프들과의 대결에서 연승을 하자 강호동은 자연스럽게 욕심을 내 다시 한 번 스태프 전원 입수를 걸고 대결을 제안합니다. 그렇게 그들이 벌인 남해에서의 마지막 대결은 6:6 릴레이였습니다. 여기에서도 엄태웅은 여전히 구멍으로 활약하며 스태프들의 여유로운 승리로 연기자들이 해질 때까지 남해 관광지를 안내하는 벌칙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벌칙처럼 여겨졌던 남해 여행은 가장 행복한 여행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카메라가 따라다니기는 했지만 가장 여유 있고 편안하게 여행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여행하던 그 시점,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털게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남해만의 별미였습니다. 푸짐한 털게와 오묘함은 먹어보지 않은 이들은 느낄 수 없는 여행의 참맛이지요.
가장 강력한 도발로 <1박2일> 자체의 긴장감과 재미를 극대화한 나피디. 이런 나피디에 맞서 경쟁 구도를 명확하게 하면서 긴장감을 연장하고 새롭게 만들어가는 강호동의 모습은 왜 그들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스태프와 멤버들을 대표할 수 있는 그들이 적당한 긴장감을 조장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은 <1박2일>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장기이기도 하지요.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이승기와 엄태웅' 조합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팬들의 기대를 키웠습니다. 최강의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는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결합할 수밖에 없는데 그 첫 번째가 듀엣이었다는 사실은 팬들에게 더욱 많은 것들을 기대하게 합니다.
멀쩡한 외모와는 달리 어설픈 그 무엇이 있다며 허당 승기가 지어준 무당이 사실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 이번 여행은 엄태웅이 좀 더 편안하게 <1박2일>에 임할 수 있게 해줄 듯합니다. 다 잘할 거 같았던 그가 엉뚱한 곳에서 약점을 보이며 그 역시 이승기와 마찬가지로 허당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 것은 엄태웅이나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로 다가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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