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 포털사이트 주요 뉴스 가운데 미국의 권위 있는 일간지 <뉴욕타임즈>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극찬했다는 보도가 있어 눈길이 갔다.

여러 보도 가운데 한 언론의 보도 내용을 보자.

이 매체는 "<뉴욕타임스>는 25일자 서울발 기사를 통해 박지성의 위상이 맨유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원래 박지성은 이름 없는(unsung) 영웅이지만 자꾸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이름 있는 영웅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했다."고 적고 있다.

이어 뉴욕타임스가 오는 27일(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벌어질 독일 샬케04와 잉글랜드 맨유의 2010~2011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박지성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박지성이 앞선 첼시와의 8강 2차전에서 터트린 왼발 결승골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으며, 이번 경기에 출전할 경우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만 네 번째라고 소개한 내용을 전했다.

▲ 박지성 선수ⓒ연합뉴스
이 매체는 기사 말미에 "뉴욕타임스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또 이 기사는 26일자 더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에도 똑같이 실렸다. 퍼디난드는 박지성을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라고 했었다. 퍼디난드의 설명은 정확했다. 박지성과 유럽챔피언스리그를 통해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009년 5월에도 맨유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2008~200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박지성을 중심으로 기사를 쓴 적이 있다."는 말로 보도를 마쳤다.

이 매체 외에도 다른 국내 언론들은 대부분 박지성에 관한 이 <뉴욕타임즈>의 보도를 소개하면서 세계 속의 박지성의 위상을 소개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이번에 국내 언론들이 소개한 박지성에 대한 <뉴욕타임즈>의 기사가 누구에 의해 쓰여졌냐는 점이다.

앞서 소개한 매체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이번 <뉴욕타임즈>의 기사는 서울발로 되어 있다. 즉, 서울에서 작성해 송고한 기사를 <뉴욕타임즈>가 실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기사는 <뉴욕타임즈>의 스포츠 담당 기자가 서울에서 직접 작성한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사를 작성한 사람은 국내에서 축구기사를 좀 본다는 축구팬들이라면 대부분 잘 아는 존 듀어든이라는 영국 출신의 축구 칼럼니스트다.

그는 국내 방송에 나와 K리그 경기에 대해 해설을 할 정도로 국내 축구에 정통한 인물이며 그만큼 한국 축구 선수들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보기 드문 유럽 출신 지한파 축구 칼럼니스트로서 <골닷컴> 등 여러 축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는 저명한 축구 저널리스트다.

한마디로 이번 <뉴욕타임즈>의 박지성에 관한 기사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지한파 칼럼니스트가 객원칼럼니스트 자격으로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인 셈이다.

물론 이번에 <뉴욕타임즈>에 실린 박지성에 관한 존 듀어든의 칼럼에 전혀 없는 말이 쓰여졌다거나 지나치게 부풀려져서 쓰여진 글은 없겠지만 이번 칼럼을 두고 뉴욕타임즈가 박지성을 극찬한 것으로 제목을 뽑거나 소개하는 것은 다소 낯부끄러운 보도태도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칼럼이란 본래 그 칼럼이 게재된 매체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논조와는 무관하게 실릴 수도 있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존 듀어든의 칼럼을 <뉴욕타임즈>의 시각과 동일시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필자도 박지성의 열렬한 팬이고, 한국인의 입장에서 박지성과 같은 선수의 존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의 존재를 지나치게 과장해 묘사하거나 칭찬 내지 옹호 일색의 보도가 넘쳐나고 있는 것은 우리 언론이 한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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