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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과 가짜뉴스, 대중매체의 위기[기고]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공동대표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공동대표 | 승인 2020.01.15 17:42

[미디어스=고승우] 최근 대중매체와 관련해 ‘검찰보도자료 베끼기’, ‘해장국 언론과 확증편향’ 등의 비판과 함께 언론 개혁의 당위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치사회적 양극화 심화와 그에 따른 논란이 일상화되면서 사회적 거울이며 목탁이라고 하는 대중매체가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대중매체에 대한 비판이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이는 전체 정보환경의 변화 속에 다각도로 접근해야 그 윤곽과 해법이 파악될 난제이다. 

대중매체는 그 정보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엄청난 위기 상황이라서 심각한 고민과 대처가 필요하다. 대중매체는 최근까지 뉴스라고 하는 가장 큰 정보 상품의 생산을 전담해 왔다. 그러나 정보와 IT 산업 발달에 따라 정보 생산이 대중매체 밖에서도 이뤄지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뉴스라는 정보 생산은 대중매체가 전담해 소비자인 대중과는 완전히 그 영역이 달랐다. 그러나 오늘날 정보 생산과 소비가 뒤섞이면서 그 구분이 사라진 것은 유사 이래 최초의 현상으로 대중매체에게는 큰 타격이라 하겠다. 향후 미디어 시장에서 유튜브가 최강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이는 누구나 무료로  유튜브의 정보 생산과 유통 기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로 유튜브가 단연 으뜸이라는 조사결과를 대중매체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20세기 중후반까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 소유 대중매체는 일정한 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하는 사업으로 돈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었다. 뉴스 생산은 엄청난 투자와 비용이 소요되어 웬만한 재력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신문이 왕이던 시절, 윤전기를 구입해야 허가나 등록이 가능했는데 윤전기 구입비만 해도 엄청났고 컴퓨터가 등장해 언론사 홈페이지를 만들 경우 2000년 초반까지 만해도 큰돈이 들어갔다. 그러다가 IT기술이 발달하면서 팟캐스트와 유튜브는 무료로 정보 생산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었다. 유사 이래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정보 생산과 전달 기능이 무료로 개방된 것이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오늘날 정보나 뉴스의 전문성이나 진위라는 가치 판단을 빼면 누구나 그것을 스마트폰에서 생산해서 대중매체에 전달하거나 스스로 유튜브, 팝 캐스트에 올리면 전 사회를 상대로 확산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정보 소비자들은 과거와 달리 정보 생산에도 참여하면서 정보 생산과 소비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스마트폰을 통해 대중매체에 영상을 직접 제공하는 식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1인 매체를 통해 정보를 생산한다. 이는 대중매체의 시각에서 보면 오랜 기간 보장되던 밥그릇이 깨져나가고 있는 최악의 위기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대중매체라는 권력에 의해 장악되었던 정보 생산이 소비자에게 일부 개방된 것은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볼 때 긍정적인 혁명적 변화라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매체의 터줏대감인 신문이나 방송은 여전히 거대 조직의 전문인력이 정보 생산을 전담하고 있을 뿐 일반인들의 접근이나 동참의 벽은 여전히 높다. 그러다 보니 영상 미디어인 유튜브에 대한 대중적 호감은 급속이 강화되고 1인 미디어가 속출하게 되었다. 팟캐스트도 성업중이지만 음성미디어라는 한계가 대중성 확대의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정보 생산이 대중매체의 범위를 벗어나 첨단 SNS로 확대되는 것은 전 사회적으로 볼 때 그 역기능보다는 생산성과 이익이 크다고 평가된다. 대중매체가 뉴스를 전담하는 구조에서 비롯된 역기능도 심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1인 미디어가 무책임하게 정보를 양산하는 것이 유튜브 등에서 허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으나 이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겠다. 시장 자정 기능에 의해 언젠가는 질서가 잡힐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정보 소비 부분을 보면 오늘날 뉴스를 포함한 모든 정보에 대해 소비자는 좋아하는 것만 듣고 기억하면서 확증편향이 심화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증편향은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기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으로 지칭된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 정보 소비자를 간접적으로 흠집 내는 듯한 표현이다. 그러면 이는 오늘날의 독특한 현상일까? 그렇지 않다. 인간의 정보에 대한 생체 반응이 원시시대부터 그래왔다고 보아야 한다. 인간의 정보에 대한 반응은 원래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고 일상생활의 행복을 위해 기여하는 특성을 지녔다. 

확증편향은 실제 현실 사회의 한 일부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적 시각, 지역감정, 종교 교리,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그것이다. 국회에서 야야가 갈등하는 모습은 바로 확증편향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판이니 유튜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정보를 생산하는 영상을 찾아가는 것은 하등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인간의 정보에 대한 생체 기능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점을 기반으로 살필 때 과거와 큰 차이는 없다고 하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디어 학자들의 정보 소비 부분에 대한 연구는 정보 생산자를 위한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즉 생산된 정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보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을 파악키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광고 효과 등에 대한 연구가 대단히 활발했다. 소비를 촉진하는 광고 기법의 개발이 기업의 수익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정보 소비자들이 정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정보 수용자에 대한 연구가 다각도로 이뤄진 결과 인간의 정보에 대한 반응, 즉 수용 태도를 보면 여러 형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폭탄이 터지는 등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모두의 중요한 관심사에 대한 정보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다음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거나 소비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정보를 수용하거나 기억하는 것은 대단히 선택적이다. 예를 들면 선거에 대한 정보나 상품 광고에 대해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듣고 기억하는 식으로 두뇌가 다양하게 작동한다. 

정보유통부분은 포털이나 플랫폼이 대중매체가 생산하는 뉴스의 유통을 거의 전담하면서 대중매체의 발행부수, 시청률 부분의 이익을 일부 잠식하고 있다. 즉 대중매체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던 부분이 외부의 관리, 통제로 넘어간 것이다. 대중매체가 본래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앞으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부분이다. 정보 산업에서 그 제조보다 유통 부분의 시장 통제력이 강화된 것은 다른 제조업의 경우와 비슷하다. 제조보다 유통 쪽을 장악하는 것이 이익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시장 구조 때문이다.

대중매체의 위상이 급변하면서 동시에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와 대중매체의 전통적인 관계를 철저히 외면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활용 방식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트위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정치인이면서 미국 주요 대중매체의 팩트 체크 대상 가운데 단연 최정상급이다. 그는 대중매체의 자신에 대한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맹공하는 일이 적지 않은데 미국 대중매체는 그가 가장 많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것으로 팩트 체크를 통해 반격하고 있다. 새해 들어 열흘 정도 지나는 동안 뉴욕 타임, 워싱턴포스트, AP 통신 등에서는 2-3건씩 트럼프의 트윗 발언에 대해 팩트 체크를 실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변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트윗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한 번도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YTN 2020년 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팩트 체크 대상이 되는 이유는 복잡하기 마련인 미국내외 주요 사안에 대해 짧은 메시지를 내거나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주요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정치 메시지를 대변인의 공식 발표 또는 기자회견 등을 이용했던 방식을 외면한 채 대중매체를 소외시킨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고집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확한 트윗 남발도 가짜뉴스에 대한 공식적인 개념 규정을 막고 있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가짜뉴스는 해외의 경우 선거 판세를 뒤집을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포털을 통한 광고 수입을 노리는 식의 범죄사업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유럽 등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정보 환경에 대한 대응이 범사회적으로 다각적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공익적 정보가 양산될 수 있도록 대중매체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 팩트 체크 기능의 강화, 건강한 정보의 유통 환경을 만들기 위한 포털이나 플랫폼의 자정 기능 강화 등이다. 거짓 정보의 범람과 함께 대중매체의 위상 변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표현의 자유의 영역이 1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더욱 확대 심화되고 그로 인한 그늘도 짙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럼 점을 충분히 살펴 대처한다면 대중매체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대중매체 문제를 종래의 대중매체가 정보 산업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시절의 시각에서 접근하면 그 해답을 찾기 어렵다. 대중매체의 배타적 전문성이 IT 기술 발달로 사라진 상황에서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한국은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함께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보환경의 비약적 발전 속에서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의 전면적인 보급으로 정보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나타날 탈 대중매체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중매체가 생존 영역을 고수하고 확대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공익, 공정한 정보의 양산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공동대표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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