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회장 한진만) 주최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과 지역 지상파 방송' 세미나에서 "이명박 정부의 '시장 중심' 미디어 정책 의제 가운데 지역방송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지역방송의 정책 방향으로 △광역화 △지역방송 슈퍼스테이션 채널의 의무 편성채널 지정 △DMB활용 등이 제시됐다.

방송위 허가·재허가 추천 심사 강화해야

이날 세미나에서 <지역방송정책의 성과와 평가> 발제를 맡은 정상윤 경남대학교 교수는 "지역 MBC 매출액 총합은 서울 MBC 매출액의 58.7%에 불과하고, 전 지역민방 매출액 총합은 SBS 매출액의 36.8%에 불과하다"며 지역방송의 열악한 상황을 지적했다.

▲ 지난 1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한국방송학회(회장 한진만) 주최로 열린'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과 지역 지상파 방송' 세미나. ⓒ곽상아 기자
정상윤 교수는 "방송위원회에서는 방송사의 허가·재허가와 관련해 방송평가지수를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주로 서울 및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는 방송사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지역방송이 로컬리즘을 얼마나 구현하고 있는가의 차원보다는 주로 방송사의 재허가에 필요한 평가점수를 산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별도의 평가지수를 개발함으로써 방송위원회의 허가·재허가 추천을 위한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며 "방송법 시행령을 통해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중앙방송과 지역방송 별로 심사 내용 뿐 아니라 평가기준도 각각의 성격과 역할에 맞게 차별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미디어 정책에 '지역방송' 없다…국가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이날 <지역방송정책의 방향> 발제를 맡은 김재영 충남대학교 교수와 이진로 영산대학교 교수는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미디어정책 방향에 관한 크고 작은 수준에서의 논의가 무성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다양한 분야의 의제들 가운데 유독 지역방송에 관련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와 이 교수는 "지역방송정책에 대한 홀대와 무관심은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며 "지리적·문화적으로 동질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광역화를 추진하고, 이를 계획하거나 실행하는 지역방송사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곽상아 기자
지역방송…광역화, 슈퍼스테이션 채널 의무 편성채널 지정, DMB 활용 등 필요

이들은 "지역방송은 신규로 등장한 DMB, IPTV 등의 서비스를 자신의 경쟁력 강화의 지렛대로 역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지역방송 슈퍼스테이션 채널의 의무 편성채널 지정 △지역방송의 DMB 활용 방안 △MMS 도입에 따른 대책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지역방송 슈퍼스테이션 채널의 의무 편성채널 지정'에 대해 이들은 "현재 지역 MBC 프로그램의 2차 판매 창구 및 지역문화 확산 차원에서 설립된 슈퍼스테이션 채널 'MBC넷'은 위성방송 200만 가입 가구만을 시청 대상에 포함하고 있을 뿐 케이블방송 기본 채널로 지정되지 못해 1400만 가입 가구의 시청이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MBC넷을 케이블의 공익 채널로 지정함으로써 위성방송과 더불어 전국의 1600만 가구를 시청 대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종합편성채널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방송의 DMB 활용 방안에 대해서 이들은 "지역 지상파DMB 사업자간의 계약을 통해 비수도권을 단일한 권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 시간대를 조성"하고 "비지상파DMB 신규사업자인 한국DMB의 '1to1 TV'의 영화쿠폰 캡쳐 서비스 방식을 응용해 지역문화 관련 프로그램 제공시 숙박업소, 음식점, 영화관, 사우나, 놀이시설 이용에 관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디지털TV 도입을 지역방송 활성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광역화를 통해 프로그램 제작 능력을 제고하고, 중앙집중화된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권력구조를 중앙과 지방이 공존하는 형태로 전환시키고 다수의 MMS 채널 중 1-2 채널을 지역방송사들이 연대하여 편성 및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방송 경쟁력 강화의 목표는 '지역사회 요구 반영'

한편 이날 패널로 참가한 박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지역방송의 경쟁력 강화 목적이 서울지역 방송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지역민의 언로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함인가"라고 반문한 뒤 "지역방송의 경쟁력은 지역사회 요구를 반영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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