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라인업은 박경수 대신 이진영이 2번 타자로 전진 배치되며 삼성 선발 윤성환을 공략하기 위해 좌타자들이 상위 타선에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진영은 극도로 부진했습니다.

LG 선발 리즈. 6이닝 8피안타 4볼넷 3실점.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하며 중반 이후 난조를 보였지만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습니다.

삼성 선발 윤성환. 5이닝 8피안타 3실점. 변화구 위주의 투구였습니다.

리즈의 모국인 도미니카의 에르네스토 토레스 대사가 경기 전 시구했습니다. LG가 남성 시구자의 시구 경기에 승률이 높다는 속설은 오늘도 입증되었습니다.

4회말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이병규를 박용택이 우중간 적시타로 불러들여 LG가 선취 득점.


5회말 무사 1, 3루 기회에서 이대형이 삼진, 이진영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이병규와 박용택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3:0으로 LG가 앞서 갑니다. 이병규와 박용택은 중심 타자다운 활약을 보였습니다.

6회초가 시작되자마자 리즈가 난조를 보였습니다. 선두 타자 박석민을 상대로 볼 카운트 2-0에서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최형우의 2루타에 이어 가코의 적시타로 3:1로 삼성이 추격했습니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조동찬의 안타에 좌익수 정의윤이 다시 실책을 범하며 1루 주자 가코까지 득점 3:3 동점이 되었습니다. 정의윤은 데자뷔처럼 이틀 연속 클러치 에러를 범하며 발이 느린 가코의 득점을 허용했습니다. 정의윤은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클러치 에러를 범했습니다.

강명구의 희생 번트로 조동찬은 3루에 안착했지만 현재윤의 땅볼 타구가 리즈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 런다운 끝에 리즈에게 직접 아웃당했습니다. 리즈는 역전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7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이한 리즈는 강판되었습니다. 다행히 구원한 김선규와 오상민의 호투로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야수들의 호수비가 뒷받침되었습니다.

8회초 2사 후 이동현이 흔들리며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상열이 구원 등판해 대타 배영섭을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습니다. 9회초에는 내야진의 실책으로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최형우를 직선타 병살로 처리해 다시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투수는 제5의 내야수'라는 야구 격언처럼 이상열의 수비가 팀을 구했습니다. 이상열은 이동현과 김광수보다 더욱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였습니다.

양 팀이 기회를 살리지 못해 연장으로 접어들었습니다.

10회초 등판한 김광수는 1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진갑용과 김상수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위기에서 탈출했습니다. 만일 김광수가 실점했다면 10회말 LG는 오승환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10회말 1사 후 박용택이 정현욱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밀어치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주장 박용택이 홈으로 귀환하자 둘러싸고 환호하는 선수들.

경기 종료의 전광판과 망연자실해하는 삼성팬들.


KBS N 스포츠와 인터뷰하는 박종훈 감독과 박용택.

장내 인터뷰하는 승리 투수 김광수. 시즌이 끝날 때까지 LG의 마무리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피력했습니다.

이어 인터뷰하는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박용택. 팀 분위기가 매우 좋으며 잃어버린 몸매만큼 성적으로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LG에 연패란 없다는 것을 입증한 극적인 끝내기 승리였습니다. 박용택이 밀어친 타구가 좌측에 뜬 순간, 좌타자이기에 담장을 넘기기는 어려울 줄 알았는데, 몸을 불린 덕을 본 것인지 타구가 계속 살아 담장을 넘어 갔습니다. 불펜이 강한 삼성과 계투 싸움 끝에 승리했다는 점도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즈의 교체가 다소 늦었고 계투진의 투구 내용이 불안했던 것은 옥에 티입니다. 무엇보다 이틀 연속 클러치 에러를 범한 정의윤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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