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프로야구 낮경기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다양한 루트로 말씀드려오곤 했습니다. 주간 야구경기에 대한 과도한 애정, 물론 그 애정의 바탕에는 지역방송 스포츠PD로서 중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근간에 두고 있죠.

낮경기의 필요성에 대해선 "낮경기가 보고싶은 3가지 이유"란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고, (클릭하시면 됩니다.) 낮경기가 쉽지 않은 공식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낮경기의 입장차"(클릭하시면 됩니다.)를 읽어보시면 될 듯합니다.

물론 이런 이유들 사이에 개인적인 기호와 업무상의 편의(?) 혹은 욕심도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낮경기의 매력에 뒷면에는 다양한 힘겨움도 있습니다. 더위가 대표적이겠죠?
하지만. 과연 정말 낮경기가 없어진 이유가 이런 것들 뿐일까요? 낮경기의 이유가 과연 이런 것들에만 있을까요?

얼마 전에도 블로그에 한 이웃분께서 다시금 물어보시더군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낮경기가 모두 사라진 이유를 모르겠다고, KBO나 구단들을 통해 알아보기도 쉽지 않고, 관련기사나 보도된 내용도 찾기 쉽지 않다고 말입니다.

당연히 저도 그 공식적인 이유를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그 공식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어느 순간 사라진 것이죠. 어제부터 시작된 일본 야구의 경우, 지난 지진의 여파로 주중 경기도 1~2경기 이상이 늘 낮경기로 진행되는 상황, 우리 프로야구는 반대로 저녁 경기의 끝자락 쯤엔 상당히 쌀쌀함을 느끼게 하는 상황이 겹쳐지는 지금, 낮경기를 다시금 묻게 됩니다.

올봄엔 유독 비도 자주 내리는 거 같습니다.
개막 다음날 광주도 그러했죠. 선수들이 힘들고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 물론 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과거 낮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그리고 지금 주말리그를 펼치는 고등학생 선수들은, 과연 또 어떤 점이 다른 걸까요?

모든 점에서 이해가 힘들다는 건 아니지만, 모든 걸 이해하긴 힘든 상황, 더구나 어린이날과 개막전의 낮경기는 또 무엇이며, 포스트시즌의 낮경기와 저녁 경기도 6시에 시작하는 건 무엇이란 말입니까?

한편에서는 주말 경기가 낮경기로 치러지면 여러가지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다른 이유들보다 스포츠 복권에 대한 수입이 낮경기가 되면 현저히 떨어진다는 추측이 가장 설득력이 있긴 합니다.

어찌됐던 지금 프로야구에서 꽤 큰 수익구조를 차지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이 스포츠복권 사업분야니 말이죠. 관중입장이란 부분에서도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일요일날 저녁 경기는 부담이란 의견이 더 많죠.

또, 어린이들의 입장 편의를 위해 어린이날은 대단히 고맙게도 낮경기를 펼치시는데, 다행히 그날만 매진인 걸까요?

어린이들이 야구를 만나기는 참 쉽지 않은 세상인 듯.

거기에 케이블 채널들의 편성 문제도 한 몫을 합니다. 낮경기로 펼쳐지는 주말 경기에 대한 광고 수요나 시청률, 타 종목과의 중복 문제에서 주간 야구경기는 그리 좋은 카드가 되지 못하죠.

하지만, 그 문제들은 저녁 경기로 야구가 펼쳐지면 많은 부분이 해결되니 어려운 문제는 또 아니라는 거. 물론. 공중파의 중계나 지역 지상파의 중계로 스포츠 채널이 중계에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되겠습니다만...

그런 이유만으로 낮경기가 없어지는 것이 온당하다 할 수 있을까요? 또, 단지 스포츠 채널에서만 펼쳐지는 중계가 안정적이란 것으로 야구중계가 끝이라 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들로 좋은 선택을 한 것이라 믿어봅니다만. 그래도 낮경기가 없다는 서운함에 대해선 여전히 시원한 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서운함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다양하게 존재합니다만, 그리 큰 목소리는 만들지 못하고 있죠.

그런 사이, 우리의 프로야구는 개막과 어린이날, 포스트시즌을 제외하고 낮에 보기 힘든 구조로 흘러갑니다. 아마 2011년은 그렇게 쭈욱 흘러 가려나 봅니다. 왠지 안타깝군요.

뭐, 어차피 더위가 찾아오는 5월말쯤이면 낮경기 이야기를 하기조차 미안하고 머쓱해지는 날씨가 될 터, 아직은 밤공기가 서늘한 4월이 가기 전에 이렇게 한 번 더 낮경기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어차피 바뀌긴 힘들겠지만 말이죠.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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