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승호 MBC 사장이 사장 연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은 18일 MBC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저의 거취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몇 자 쓴다. 저는 연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결심을 밝히는 것이 다소 이르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새 리더십을 위한 경쟁이 더욱 활력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저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MBC 사장 (사진=MBC)

최 사장은 "지난 2년 간 저는 여러분과 함께 MBC의 적폐를 청산하고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 청산은 이뤄졌지만 콘텐츠를 재건하는 것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여러분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반드시 콘텐츠왕국 MBC를 재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사장은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해서 저화 저희 경영진의 임무가 당장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며 "저희는 새로운 리더십이 구축될 때까지 조직을 안정되게 유지하고 콘텐츠를 관리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12월 공정방송 파업 이후 취임한 최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이에 MBC에서는 차기 사장 선임 논의가 한창이다. 기존에는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상균)가 MBC 사장 선임 권한을 온전히 행사했지만, 2017년 파업 이후에는 시민 참여 방식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관행에 따라 정치권 여야 추천으로 구성되는 방문진의 정파적 구조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오동운)가 먼저 차기 MBC 사장 선임 방식에 대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공영방송 MBC의 정치적 독립성 제고를 위한 방법으로 이른바 '공론화 모델'을 이용한 시민 참여 방식을 제안했다. 앞서 KBS는 시민 참여 방식을 도입해 현 양승동 KBS 사장을 선출한 바 있다. 시민이 직접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를 검증하고 평가하면 그 결과를 사장 선출 과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고 이용마 MBC 기자는 국민 대리인단을 통한 공영방송 사장 선출을 주장한 바 있다.

방문진 역시 최 사장 선임 당시 사장 후보자 정책설명회를 생중계하고, 시민 질문을 취합해 방문진 최종면접에 활용했으나 직접적인 국민 참여 방식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방문진도 사장 선임 방식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1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방문진이 후보자 4~5명을 선정하면, 국민참여단에서 2배수로 압축한 뒤 다시 이사회에 보내는 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최 사장은 사장 후보자 시절 "MBC 사장을 마치면 저널리스트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과거 MBC 사장 출신들이 정치권 입문을 바라보면서 MBC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돼 왔고, 이런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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