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겠습니다만... 프로야구란 종목에 있어 중계의 중요성은 큽니다. 이제는 전 경기 중계를 TV와 인터넷으로 쉽게 접할 수 있고, DMB로도 손쉽게 야구를 만날 수 있는 시대죠.

그에 비하면 너무나 올드한 매체, "라디오"의 야구중계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라디오로 중계하는데 있어 "야구"만한 종목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는데요.

과거 프로야구 이전의 인기를 이끌었던 고교야구 시절부터 우리에게 라디오 야구중계는 늘 함께 해왔습니다. 라디오 야구중계는 듣는 종목으로서도 재미가 충분한 야구만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수단입니다.

TV를 통해 전해지는 영상들의 가치에는 못 미칠지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한편으론,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재미가 있죠. 다른 종목들에 비해 상황과 상황 사이에 충분한 여유가 있기 때문에 멘트를 처리하기 좋다는 점이 중계를 더욱 알차게 합니다.

다양한 정보나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시간을 끌어가기도 쉽고, 그때그때의 상황들을 펼쳐지고 다음 상황까지 여유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상세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종목적 특징이 라디오 중계로서의 야구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그런 이유에서 야구팬이라면 라디오 중계를 다양한 이유에서 접하시는 걸 볼 수 있는데요.운전이나 이동 중인 경우, 아니면 다른 일을 하고 있기에 화면을 볼 수 없지만 살짝 귀를 통해 야구를 접하는 경우, 심지어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지만 각각의 상황들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과 여러 정보들을 듣고 싶은 경우까지, 참 다양합니다.

1년 동안 야구중계를 하는데 있어 그 숫자의 비율로는 TV에 비해 4~5배 이상을 라디오 중계하는 처지로서, 그동안 라디오 중계와 관련한 여러 가지 포스팅을 해왔던 것이 사실. -"야구의 계절, 라디오를 켜봐요"같은 글이 대표적이죠.-

야구중계를 담당하는 입장으로서, 거의 유일한 라디오 중계인 야구를 하는데 있어 그 가치만큼이나 노력도 제법 함께합니다. 얼핏 보기엔 TV보다 쉬어보이지만, -그리고 분명 TV보다는 쉽기 합니다만.- 그렇다고 마냥 쉽고 편한 중계는 또 아니란 사실!

간단해 보이는 라디오 중계지만, 해설자와 캐스터, PD를 포함해 스텝만 10명 정도 필요합니다. 이런저런 제작비도 라디오란 매체에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써야 하죠. 물론, 시간이나 거리의 피로와 비용도 함께합니다.

반면 벌 수 있는 광고 수익이라는 건 TV와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 한마디로 "돈"이 되는 콘텐츠라 하기엔 부족함이 많다는 거. 하지만. 야구의 인기와 라디오란 매체의 여전한 위치, 혹은 수요를 볼 때... 무엇보다 이동 중에 접하는 매력을 생각할 때, 라디오중계는 분명하게 그 위치가 있고, 역할이 있으며,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 요구도 상당하구요.

뭔가 다른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때, 우리의 시각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청각은 그에 비해 매우 자유롭죠. 라디오란 매체는 그런 상황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야구팬들은 라디오의 중계를 은근하게 많이 찾는다는 겁니다.

부산의 경우, 전 경기를 중계하는 부산민방에 이어 부산MBC가 홈경기를 모두 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야구인기는 그렇게 뜨거워지고 있지만, 라디오 중계의 전체 숫자는 그리 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대전과 대구의 경우는 지역MBC들의 중계가 어느 정도 함께합니다만... 지역민방들의 중계는 쉽지 않은 상황이죠. 예전에는 여러 매체들에서 라디오 중계가 함께했지만, 올해 그 숫자나 비율이 크게 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야구인기가 높아진만큼 그에 비례해 중계권료가 오르고 그런 이유에서 중계를 포기하거나 줄이는 채널이 생겼다는 거. 거기에 광고시장 자체의 축소도 분명히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중계에 여러가지로 위기만이 가득할 뿐이죠.

그렇기에, 오늘 2011시즌 첫 라디오 중계를 준비하는 마음에는 작은 기대감과 큰 책임감이 교차합니다. 야구의 봄을 더 즐겁고 많은 팬들이 같이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 좀 더 많이 라디오중계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노력을 해봅니다.

그런 노력들을 모아 라디오로 듣는 야구만의 독특한 매력과 맛을 지켜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말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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