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에서 의외의 사실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다름 아닌 섭외의 귀재인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작가들의 실수 아닌 실수를 알게 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티비에 모습을 드러낸 장신영이 개명하게 된 사연을 말하는 도중 개그맨 이병진이 불쑥 끼어들었다. 자신은 분명 서울 출생인데 인터넷 등에 보면 충남 당진이라고 잘못 기재됐다고 하면서 흥미로운 일화를 공개했다.

사연인즉, 놀러와에 섭외되어 녹화날에 맞춰 스튜디오에 간 이병진은 개그맨 김준호, 장동민 등을 보고 개그맨 특집이라 생각했더니 충청도 출신 개그맨 특집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병진 입장에서는 그런데 왜 자신을 섭외했냐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자 작가가 충청도 당진 출신 아니냐고 되물었다는 것. 결국 이병진은 녹화에 들어가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는 코미디보다 더 웃긴 실제상황을 전했다.

충청도 특집에 서울 출신이 나갈 수도 없으니 당연한 일로 보이지만 그때 작가가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의외로 큰 웃음이 될 수 있었던 것을 놓치고 말았다. 아닌 게 아니라 강심장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가 이병진의 출생지에 대해서 의외로 놀랐을 것이다. 그의 평소 말투로 보아 분명히 충청도 출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충청도 특집이라 하더라도 충청도 출신보다 더 충청도 사람 같은 이병진이 출연했다면 분명 더 큰 재미를 주었을 것이다.

이 방송은 2년 전 태진아, 김준호, 장동민, VOS 박지헌이 출연했었다. PD와 작가가 순발력을 발휘했었다면 객원MC처럼 이병진을 소개하면서 충청도 출신으로 오해받는 사연을 밝혔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했다. 왜냐하면 그 사연을 말하는 이병진의 말에 스튜디오는 이 날 방송 중 가장 큰 웃음이 터졌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스튜디오까지 갔다가 녹화를 못하고 돌아온 본인은 씁쓸한 일이 되겠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웃지 않고 견딜 수 없는 반전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2년 만에 풀어놓은 이병진도 참 어지간하지만 늦게나마 다소 지루했던 장신영 인터뷰를 살려낸 적시타였다.

헌데 이병진 에피소드가 주는 재미는 또 하나가 있다. 요즘 흔해빠진 예능들의 난립 속에서 놀러와는 완벽에 가까운 게스트 섭외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그 섭외의 귀재들이 이런 대박 기회를 놓친 것이다. 못된 심보일지는 몰라도 작가들이 이병진의 프로필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도 웃기지만 그런 실수 때문인지 당황해서 아무 생각 못하고 이병진을 돌려보낸 것도 또한 가만 생각해보면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을 준다.

또 한편으로는 놀러와 작가들에게 이병진이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하나 제공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이병진처럼 출신이 오해받는 연예인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언뜻 떠오르는 인물로는 요즘 마이더스에 출연 중인 김지영이 있다. 놀러와 출연한 이순재의 증언에 의하면 김지영은 오로지 사투리 개발로 자기 존재를 입증한 놀라운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런 연예인 몇 명만 섭외해도 그에 따른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을까?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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