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토요일 2011 시즌 개막전에서 LG는 타선 침묵으로 0:4로 두산에 완봉패했지만, 다음날 박현준의 호투와 타선 폭발에 힘입어 7:0으로 설욕했습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산과의 경기에서 1승 1패로 호각을 이뤘다는 점에서 선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최고참 이병규와 부상으로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이택근, 작은 이병규로 인해 LG 타선은 온전한 라인업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국민 우익수’ 이진영의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어느덧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지 3년째가 되는 이진영에게 두 가지 과제가 요구됩니다. 첫째, 전 경기 출장입니다. 1999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래 이진영은 단 한 번도 전 경기에 출장한 적이 없습니다. 건강한 몸이라면 그 어느 팀에서도 외야 주전을 꿰찰 이진영이지만 허벅지 부상을 비롯한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작년까지 12년 동안 단 한 번도 전 경기를 출장한 시즌이 없었습니다.

FA로 LG에 입단한 후 이진영은 2009 시즌에는 120경기를 소화했지만 2010 시즌에는 104경기로 출장 경기수가 감소했습니다. 2009 시즌에도 133경기 중 120경기로 출장 경기수가 많지 않았고 경기 당 타석 수가 3.5에 그쳤으니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9회까지 모두 소화하지 못하거나 대타로 출장한 경기가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진주 마무리 훈련에서 이진영은 갈비뼈 부상을 입어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고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도 연습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습니다. 시범경기부터 투입되어 개막 전부터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것은 다행이지만, 남은 131경기에 모두 부상 없이 정상 출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외야 자원이 차고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 LG이지만 공수에서 비중이 큰 이진영이 결장해도 될 만큼 여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부상 역시 선수 개인의 자기 관리의 일환임을 감안하면 프로 12년차이자 FA 고액 연봉자 이진영에게 부상을 입지 않는 자기 관리는 필수입니다.

▲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시범경기 8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LG 이진영이 좌전 적시 안타를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둘째, 타율보다 타점에 진력해야 합니다. 이진영은 2009년 타율 3할에 턱걸이했지만 2010년에는 0.331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타율이 상승해 타격 4위에 올랐다고 해서 특별히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타격왕에 오를 만큼 압도적인 타율을 기록한 것도 아니며 출장 경기 수가 감소한 데다 특히 타점이 2009년 69타점에서 2010년 50타점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변화무쌍하게 테이블 세터에도 타순이 배치되었던 SK 시절과 달리 중심 타선에 집중적으로 배치된 LG 입단 이후의 타점이라면 허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개막 이후 이진영은 두 경기에서 8타수 3안타 1타점의 외형적으로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개막전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진영은 1회초 1사 3루의 기회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나 3루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해 선취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습니다. 만일 이진영이 두산 선발 니퍼트를 상대로 타점을 올렸다면 경기 흐름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0:4로 뒤진 8회초에는 1사 1, 2루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역시 적시타를 터뜨리는데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LG는 완봉패했습니다. 이날 이진영은 2안타를 기록했지만 공교롭게도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것입니다. 다행히 이진영은 일요일 경기에서 7회초 적시타로 마수걸이 타점을 올리며 팀의 대승에 일조했습니다.

8년 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LG가 올 시즌 부활하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약점인 마운드가 탄탄해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타자들 역시 부상 없이 한 시즌 전체를 뛰며 많은 타점을 올려 팀 성적에 공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0대를 넘어 이제는 LG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아야 할 이진영이 2011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하며 많은 타점을 기록해 변화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 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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