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결을 떠난 용서커플. 그들만의 매력이 있었고, 그들만의 맛이 있는 독특한 커플이었는데 보내기가 너무 아쉽네요. 마지막으로 이 커플의 명장면들을 모아보면서 히스토리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서현이는 모든 에피소드를 정리했지만 여기서는 한 10개 이내로 줄여볼게요.

1)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뭐가 달라요?"

연애경험이 전혀 없었던, 남자 보기를 돌보듯 했던 서현이와 정용화의 첫 만남은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소녀시대 안에서 유난히 이상형도 없고 남자 연예인과도 친분이 없었던 서현이는 "좋아하는 것 / 사랑하는 것"의 차이도 모르는 그런 아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를 만나 연애를 해야 하는 정용화도 처음에는 많이 난감했지요. 처음 이들의 모습을 보고 "과연 어디까지나 갈까하고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커플에서 부부로 : 정동진 기차여행

사실 서현커플은 그 전까지 남편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었습니다. 여러 날 만났지만 어색하기만 했지요. 하지만 이들이 친해지게 된 계기가 바로 정동진 기차 여행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기차여행을 통해 카메라가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겠지요. 기차 여행을 함으로써 "용서커플"에서 "용서부부"로 바뀌었습니다.

3) "사랑은 고구마를 타고" - 정용화의 두 줄 밭 선물

이 이벤트가 특별했던 것은 정용화의 서현에 대한 애정 표현은 바로 "고구마"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고구마 몇 개?"는 서현의 정용화에 대한 마음의 척도였고 고구마는 그들에게 다른 어떤 음식보다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다른 선물들도 많이 해주었지만 정용화가 서현에게 준 선물 중에 가장 특별하고 아이디가 참신했던 이 선물이 바로 이 "고구마밭 두 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4) 서현의 첫 이벤트 - 첫 팔짱 및 손잡기

서현이 정용화를 위해 큰 맘 먹고 준비한 이벤트였지요. 생일 축하를 하면서 "사랑 빛"을 정용화에게 불러줍니다. 그리고 나서 "사랑 빛"이 자신을 위해서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받았지요. 뿐만 아니라 이날 공식적인 첫 스킨십이 있었습니다. 정용화는 서현에게 팔짱을 낄 것을 제안하고 결국 서현과 손까지 잡으며 온 스튜디오를 뒤집어 놓은 그런 사건이었지요.

5) 이제 우리도 우결의 공식부부

서현부부가 비공식적으로 커플링 등을 인증하긴 했지만 우결 밖에서 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들었지요. 하지만 이들은 아시안송 페스티발에서 공식적으로 부부로서 한 무대를 연출해 우결 밖에서도 부부라는 사실을 확증했습니다.

6) 소극적 서현에서 "적극적 서현"으로

항상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던 서현. 정용화가 항상 적극적으로 밀었고 서현은 대체로 정용화에 응하는 타입이었습니다. 스킨십 면에서도 그랬습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서현은 적극적으로 먼저 팔짱을 낌으로써 이제는 서현도 소극적이고 반응만 해주는 서현이 아니라 자신도 표현할 줄 아는 서현이가 되었습니다. 서현이의 변화를 확실히 보여준 에피소드가 일본 여행편이었지요.

7) "우리 서로 반말하는 사이가 되기를"

정용화의 마음을 담은 이 노래는 다른 어떤 노래보다도 진심을 담은 둘의 테마곡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조권과 가인에게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라는 듀엣곡이 있는 것처럼, 정용화와 서현에게는 "처음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라는 반말송이 주제곡이었지요. 비록 이 곡이 발매가 되었을 때 듀엣곡이 아니라 정용화의 솔로였다는 점이 아쉽지만 YouTube에 엄청난 조회수를 유도할 정도로 이 곡은 용서부부의 주제곡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반말송"과 함께 했습니다.

8) 정용화, 넌 멋진 놈이야

정용화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에피소드였고 아마 그가 서현에게 해준 최고의 선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가치면에서 생각해보면 35만 원이었던 핑크 기타보다 더 가치 있었다고 봅니다.

서현에게 목도리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정용화는 뜨개질 학원까지 다녀가면서 서현의 목도리를 직접 짰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도리까지 짜서 커플 목도리를 완성했습니다. 그냥 선물로 때우려 하지 않고 서현이 겪었을 심정을 생각하면서 서현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용화의 모습은 그를 "최고의 남친돌"로 등극시켜주었습니다.

9) "우리 서로 반말하는 사이가 될 거야"

여러 선물 중에서 서현이가 정용화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상에게는 반말을 할 수 없다"라는 서현의 철칙을 처음으로 깨게 해준 게 정용화였습니다.

사실 정용화는 서현이 난생 처음 말을 놓은 유일한 연상이라고 봐도 됩니다. 부모님께도, 언니들에게도 말을 놓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던 서현은 정용화에게 받은 사랑의 보답으로 비록 단 하루, 하루 저녁이었지만 자신의 철칙을 깨가면서 정용화에게 멋진 선물을 해줍니다.

목도리 선물을 받고도, 노래 선물을 받고도 별 표현이 없던 정용화였지만 이 선물을 받고는 목이 메었던 가장 최고의 선물입니다.

10) 서로에게 해준 마지막 선물, 아쉬움 남기는 용서커플

우결 마지막 에피소드들은 대체로 흐지부지 끝났습니다. 지난번 아담부부 같은 경우는 "발편집"으로 인해 싱겁게 끝나는 일이 있었지요. 그 점을 알아차렸는지 몰라도 이번에는 참 애절한 이별이 그려졌습니다.

정용화는 서현에게 서현이 정말로 가지고 싶어 했던 핑크기타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서현은 정용화를 만나면서 기타 연주도 배웠고 작사도 연습하게 됐습니다. 아마 두고두고 그 기타를 연주할 때마다 정용화가 생각나겠지요.

반면에 서현은 한 에피소드도 빼놓지 않고 모든 에피소드를 요약한 "용서 스토리"를 직접 제작했습니다. 한 에피소드마다 적었던 것을 보면 하루 이틀에 만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서현이 얼마나 정용화와의 우결을 특별하게 생각했는지 느낄 수 있었으며, 끝까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소중한 책 속에 둘의 행복한 기억을 선물했습니다.

용서커플이 우결에 투입된다고 했을 때에는 반대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 결혼생활은 서현과 정용화를 많이 자라게 한 것 같습니다. 정용화의 배려심과 따뜻한 마음을 볼 수 있었고, 서현은 우결을 통해서 소녀에서 숙녀로 자랐습니다.

아마 둘은 정말 아쉬웠을 것입니다. 정용화는 끝까지 눈물을 참았는데 서현이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리더군요. 서현이는 억울하거나 슬픈 일이 아니면 잘 운 적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서현의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챙겨봤지만 소녀시대 안에서 가장 눈물이 적은 전형적인 "외유내강" 타입이 서현이였지요. 하지만 그러한 서현이도 이번 우결 하차가 정말로 아쉬웠던지 끝내 눈물을 흘리더군요.

서현과 정용화의 용서커플은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에서도 정말 "옛날 로맨스"에나 나올 법한 아날로그 연애방식으로 진행해 나갔습니다. 하나하나 편지를 사용했고, 그림을 그리고 손수 물건을 짜고, 직접 노래를 만드는, 그러면서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알아가는 그러한 커플이었지요.

이제는 커플이 아니라 남남이 되어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이 둘의 좋았던 모습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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