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을 앞둔 일상은 바쁜 두근거림과 복잡한 마음들 가운데 기대감도 엿보입니다.뭐, 프로야구는 물론 지난 주말부터는 고교야구 주말리그제도 시작됐죠. 개막과 함께 본격적인 야구중계도 시작해야 할 봄이 왔고, 그 여름과 가을까지의 긴 여정이 힘들지만 즐거운 기대로 함께하는데요.

야구 가운데 특히, 프로야구 중계방송은 이제 전경기 중계가 거의 모든 야구팬들에게 전달되는 시대입니다. 대부분 케이블 TV나 IPTV, 위성방송 등으로 스포츠 채널의 수준 높은 야구중계를 즐기실 수 있는 환경, 어디 그뿐인가요? 각종 인터넷 포털과 다양한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동영상 및 문자 중계, 거기에 라디오 중계들까지. 야구를 접하기엔 너무나 손쉽고 다양한 수단이 우리 곁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어쩌면 "로컬 방송"의 프로야구 중계는 다소 그 의미와 가치가 느껴지지 않을 듯도 한데요. 그럼에도, 지역방송이 지역의 연고 구단을 중계하는 이유에 대한 가치, 그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는 것, 그것은 분명 지역방송만의 야구중계가 가진 차별화된 힘이 있기 때문이죠.

야구 개막을 눈앞에 둔, 오늘의 포스팅은 로컬 중계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와 그 한계에 대한 각성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귀로 듣는 로컬 중계의 의미

무엇보다 가장 큰 지역방송 중계의 차별성은 그 중계를 담당하는 입, 해설과 캐스터의 특징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여타의 종목에 비해 지역방송의 야구중계는 그 해설진의 수준과 캐스터의 역량이 상당히 정착된 종목인데요.

라디오 중계를 통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롯데나 삼성의 해설자들, 그들의 중계는 TV에서도 확실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한 팀을 맡아서 수년간 중계를 해온 전문성과 그 팀에서 몸 담았던 경험을 바탕에 둔 이야기들은 분명 가치가 크죠.

거기에다 늘 호흡을 맞추는 캐스터가 함께한다는 건 분명 정겹고 편안한 방송을 기대하게 합니다. 구단을 전담하는 듯한 목소리, 미국 메이저리그의 구단별로 유명한 전담 아나운서 정도의 포스는 아니겠지만...

지역방송의 로컬 중계는 이런 특성을 바탕에 둔 저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섭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약간의 편파성 있는 중계로 홈팬들에게 시원한 맛을 안겨주죠. 때로는 오히려 호되게 꾸짖고, 또 가끔은 민망할 정도로 칭찬을 보내지만, 많은 팬들의 마음이 그렇다는 걸, 잘 알기에...

또 해설자나 캐스터 역시도 그 팀에 대한 애정과 팬심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여타의 스포츠 채널이나 전국적인 중계에서는 비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겠죠?- 이런 부분이 로컬 중계의 힘이자 의미 아닐까요?

눈으로 보는 로컬 중계의 의미

언뜻 생각해서는 눈의 가치로 지역방송의 차별화된 차이점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경기상황에 맞춰 하나하나 따르는 중계방송의 그림이란 언뜻 유사하고 비슷할 수밖에 없으니깐요.

하지만. 홈런을 친 우리 선수와 덕아웃의 표정이 같이 숨쉬고, 홈런을 맞은 순간도 우리 투수의 아쉬움과 덕아웃의 무거움을 향하는 것, 지역에서 우리팀을 응원하는 연고지역 팬들의 눈물과 환호를 다루는 것.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습을 담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 우리 선수들의 근황과 궁금한 모습들을 중계 중에도, 또 중계 외에 여러 프로그램과 뉴스로 다루는 것 역시 차이가 있겠죠. 지역의 눈으로 경기를 본다는 것이 지닌 호소력보다는 현재 스포츠 채널들의 장비의 우수함이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란 과제와 공중파라는 여건 속에서 지역방송도 스스로 변신과 변화를 노력 하고 있다는 것, 조만간 좋은 그림들 위한 여러 노력과 장비의 추가도 이뤄지지 않을까란 기대를 해봅니다.

나아가, 어찌됐던 우리 선수들의 모습과 그 경기를 다루는데 있어 로컬 중계에는 어떤 비용도 요구하지 않으니깐요. 야구의 인기가 늘고 시장 규모가 확대되며, 구단 숫자가 증가한다면 이어질 수 있는 유로중계의 부분, 또 디지털 전환 등에 따른 고화질 시청의 추가 비용 등에서 앞으로도 로컬 중계의 연속성은 그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로컬의 한계?

뭐, 좋은 점만을 찾아서 잔뜩 이야기했습니다만... 문제점과 과제, 아니 당장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 문제라 할 한계도 많습니다. 일단 편성 자체의 한계가 크죠. 중앙에서의 편성 방침을 따르는 지역방송의 한계 상, 평일은 물론 주말도 저녁 경기는 중계가 힘듭니다.-포스트시즌이라 해도 마찬가지죠.- 심지어, 낮 경기라서 중계를 하려해도 전국 지상파가 중계하면 동시 편성이 안 됩니다.

눈의 장점에서도 말했지만, 장비의 한계와 노후화. 그리고 중계 기술의 발전 등도 극복하기 힘든 한계점입니다. 스스로의 노력을 쏟는 부분들입니다만, 사실 편성이나 장비 같은 문제 등은 법과 제도, 지원책 등이 마련되지 않으면 쉽지 않죠.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다보니 중계 자체의 시청률이나 관심도 높은 편입니다만.. 수익성이란 부분에서도 한계는 있습니다. 사실 로컬 중계에서 TV보다 더 영향력 있는 라디오 중계의 경우 수익성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건이 어려운 지역방송의 사정상, 야구 인기로 인한 특수보다 그 자체의 부담이 더 큰 부분도 많다는 거!

그럼에도, 이 모든 한계를 알고 있음에도, 중계를 하는 이유는 과연 뭘까요?

지역의 언론으로서 물론, 지역의 중요한 담론을 다루고 여론을 만들어가는 것도 지역방송의 역할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역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즐거워 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루고 소개하는 것 역시 방송의 역할이겠죠.

프로야구는 즐거움과 재미란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지역의 소재 가운데 하나입니다. 나아가, 지역 야구 발전이란 측면에서도 지역의 야구중계는 의미가 있습니다. 프로구단에게 지역팬들, 연고지역의 의미에 대해 지속적인 의견을 이야기하고, 구장이나 인프라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룰 수도 있죠. 아마추어 스포츠도 같이 자주 다루는 지역방송의 역할로도 야구와의 접점은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고교야구 주말리그 도입과 함께 [2011고교야구]주말리그의 시작, 중계는? 이라는 포스팅도 했습니다만. 고교야구를 포함한 아마추어 야구의 경우는 스포츠 채널이나 전국 지상파에서 참 보기 힘든 소재라는 거.

이런저런 고민들과 문제도 있지만, 그 한계도 보이지만... 그럼에도 지역방송과 야구는 그렇게 함께하며 스스로의 장점을 지켜갑니다.

개막, 대구를 연고로 한 삼성은 KIA와 원정개막전을 펼칩니다. 멀리 광주까지 중계를 하러가는 발걸음에는 부담과 고민도 같이 합니다. 여러 가지 지적과 문제도 있었고, 그 이야기들의 상당수에 별다른 반박을 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죠.

하지만. 우울함만 가득하던 지역의 언론이 야구개막이란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활기찬 봄의 시작을 전달하는 것도 좋은 것 아닐까요?

기분 좋은 야구의 시작이 분명 그 역할을 하리라 믿으며, 일요일 오후 2시의 중계를 위해 마지막 점검을 시작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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