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와 지역언론의 관계에서 가장 큰 관심사이자 오보가 쉽사리 이어지는 소재는 바로 "야구장 신축".

이미 여러 차례 새로운 구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대구구장, 어느 때보다 구체적인만큼 기대감이 높아지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어영부영 또다시 미뤄지는 건 아닌지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항상 야구장 신축이란 기사 뒤에는 늘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가 함께하고, 부지 선정만으로 몇 년을 끌어왔죠. 대구구장의 그 지긋지긋한 낚시질은 여러 차례 비난을 해왔던 사안, 가장 최근에 쓴 비난 포스팅은 '야구장 그리고 MOU'였습니다.

돔구장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소문만 무성했던 대구구장의 신축, 전체 예상 금액에 3분의 1을 홈팀의 모기업 삼성이 투자하기로 해서 어느 때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건 사실인데요.(참고로 삼성이 투자하는 500억원 외에 국비 300억원, 대구 시비 700억원까지 모두 1500억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신축에 맞춰, 새로 짓는 구장에 대한 기대와 바람, 3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첫 번째, 방향과 햇빛에 대한 고민을 담은 야구장!

전국의 프로야구 경기장 가운데 대구구장은 목동과 함께 기초부터 잘못 지어진 야구장이란 사실! 다른 어느 경기장을 가더라도 홈팀은 1루, 원정팀이 3루를 쓰는 건 햇빛의 영향이 큽니다. 보통은 1루 뒤쪽으로 해가 저물죠. 그에 비해 잘못 위치를 잡은 대구구장, 태양이 지는 방향은 묘하게도 3루와 외야 사이로 떨어집니다.

1-3루의 방향이 틀어지다보니 낮 경기부터 저녁경기로 넘어가는 늦은 오후까지는 태양의 방향이 관람과 중계 등에 아주 곤란합니다. 주위에 높은 건물이나 산이라도 있으면 덜하지만 그렇지도 않은 환경. 전체적으로 본부석이 지는 해를 봐야하는 형편이라는 거.

지붕이라곤 홈 뒷 편 본부석에 불과하다보니 비나 태양을 피하기도 아주 좋지 않죠. 이런 점들은 당연히 감안할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그럼에도 한켠엔 불안함이 함께합니다. 부디 새로 짓는 구장은 더위와 태양, 비에 대한 여러 고민이 담겨있길 바랍니다.

두 번째. 접근성과 주변시설, 그리고 야구저변을 위한 야구장!

이미 위치는 대공원역 근처로 정해진 상황, 대중교통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겠습니다만. 지금 야구장의 문제 가운데 하나인 주차공간에 대한 배려도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문학이나 사직도 주차는 참 쉽지 않더군요.

접근성이란 측면에서 약간 도심에서 떨어진 야구장답게 교통에 대한 시설을 고민하겠습니다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주변 시설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단순하게 야구장만 덜렁 있어서야 사람들을 끌 수 있겠습니까? 주변에 각종 편의시설과 쇼핑이나 문화시설 등이 함께해야 한다는 거죠. -이를테면 영화관 같은 시설이 필요합니다. 멀리 야구장에 왔는데 비로 경기가 취소됐다면 뭔가 다른 즐길꺼리라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이밖에도 사회인 야구나 학생들의 야구가 함께할 수 있는 배려도 주변시설을 건설할 때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잠실에 개장한 "연식야구 전용구장" 같은 경우가 좋은 사례가 될 듯하군요.

마지막. 무엇보다... 이번만큼은 진짜 야구장을 짓자!

어찌 보면 앞서 했던 모든 논의와 주장들이 무색할만한 이야기입니다. 벌써 몇 번째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대구에 새로운 야구장 건설! 이라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늘 이번만큼은 실현 가능성이 높고, 분위기가 조성됐으며, 곧 착수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반복됐습니다. 부디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첫 삽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이번에는 꼭! 보고 싶다는 거.

자본의 문제와 계획, 장소 선정과 앞으로의 운영 방식까지 어느 정도 그 윤곽을 들어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겠지요. 2014년이 목표라는 대구의 새 야구장! 이번만큼은 다음 기사가 설계 완성, 첫 삽, 기공 등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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