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같은 날 30분 차이로 그린피스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관련 내용이 ‘단독’, ‘국내 언론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두 방송사에서 보도됐다.

지난 7일 그린피스와 동행 취재한 JTBC 보도가 나가기 30분 전 MBC <뉴스데스크>는 같은 단체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단독'을 달아 방송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JTBC <뉴스룸>에 나와 그린피스와 동행 취재한 내용을 설명하는 이규연 탐사기획국장 (출처=JTBC)

'국내 최초로 그린피스와 후쿠시마 원전 근처인 귀환곤란지역에 가서 방사능 수치를 측정했다'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예고 방송이 여러 차례 나간 상태였다. 이날 ‘그린피스 최초 동행탐사’ 보도는 9시 30분 방송 예정돼 있었다.

JTBC 관계자는 “3주 전에 그린피스와의 동행 취재를 마치고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이 나가는 날이었다. 방송 날짜가 결정되고 며칠 전부터 JTBC가 그린피스와 국내 언론 최초로 동행 취재했다는 예고 자료가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 유튜브, 보도자료 등으로 수차례 예고가 된 사안이다. 동행 취재를 한 건 우리인데 방송이 나가는 당일, ‘단독’을 달고 보도하는 건 상도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보다 30분 뒤에 시작된 JTBC <뉴스룸>은 “JTBC 스포트라이트 취재진이 국내 언론 최초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접근 제한 구역을 조사했다”며 “일본 방사능 안전 기준치의 4백 배가 넘는 수치가 측정됐다”고 전했다.

앵커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국내 언론 최초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원전 사고 접근 제한구역을 탐사했다”며 보도를 소개했다. JTBC는 세 꼭지에 걸쳐 동행취재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대해 MBC는 그린피스를 통해 자료를 받았으며 보도 내용이 겹치지 않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제 보도국장은 “그린피스가 자신들이 확보한 단독 영상과 조사한 내용, 숀 버니씨의 인터뷰를 승낙해서 나간 보도”라며 “JTBC 스포트라이트 팀이 동행 취재했다는 건 나중에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김승환 미래산업팀장은 “태풍 이후에 방사능 수치가 올라갔다는 보도는 MBC 보도 전에 나오지 않아 단독으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MBC<뉴스데스크>는 7일 '단독'으로 후쿠시마 인근 하천 방사능 수치 급증관련 보도를 했다. (출처=MBC)

MBC <뉴스데스크>는 ‘단독’으로 세 꼭지의 후쿠시마 원전 관련 보도를 다뤘다. 앵커는 “오늘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과 관련해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는 단독보도로 뉴스를 시작한다”며 “지난달 태풍 하기비스가 후쿠시마 지역을 강타한 직후 홍수가 난 일본 내륙의 주택가와 특히 강물에서 방사능 물질 ‘세슘’의 농도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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