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이 들어서며 MBC의 사장이었던 엄기영은 강압에 못 이겨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믿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계에 들어서려는 움직임에 발맞춰 드러난 모습은 엄기영이 바로 배신의 아이콘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배신의 아이콘 엄기영
엄기영이 사장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분루를 삼켜야만 했습니다. MB정권이 들어서며 전 정권에서 임명했던 고위 관료들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몰아내는 데 급급했기에 MBC 사장이었던 엄기영의 퇴임 역시 그렇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물러나고 낙하산으로 들어선 김재철은 철저하게 MB 친위대를 자처하며 MBC를 죽이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공익성은 후퇴하고 예능을 강조하며 현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을 무디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한 그는 다시 한 번 MBC 사장으로 연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김재철의 연임에 대해 MBC 노조에서는 절대 반대를 외치며 연임을 막아서는 데 모든 것을 다하려 합니다. 3월 총파업이 예상되는 이유도 레임덕이 심각하게 오고 있는 MB를 위해 막장으로 치닫는 MBC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MBC를 막장으로 이끈 주범이 김재철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이들에게 엄기영 소식은 경악스럽습니다. 월급 1,000만원과 활동비 150만원, 에쿠스 승용차까지 퇴임 이후 지속적으로 그에게 지원된 금액은 대단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은 엄기영이 왜 MBC에서 돈을 받아야 했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MB 정권에 맞서 싸우는 존재로 비춰지던 그가 MB 친위대를 자임하는 김재철을 돕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러웠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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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적으로 엄기영 전 사장이 받았던 비용은 특혜도 잘못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 MBC의 입장입니다. 사측의 입장이 잘못되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는 MB 정부에 맞서 공정 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칭송까지 들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대중이 그에게 속고 있었음이 그저 사실로 드러난 것뿐입니다. MBC가 MB권력의 시녀화에 앞장서도록 도우며 이에 맞서 싸우던 젊은 후배들이 회사에서 쫓겨나도록 방치한 책임은 김재철과 엄기영이 모두에게 있습니다.
그가 돈을 받은 것을 뭐라 하는 것이 아니라 '블러드 머니'일 수밖에 없는 잘못된 사례를 받았기 때문이지요. 엄기영의 변심이라는 말조차 잘못된 것일지 모를 일입니다. 그가 최근 파란 점퍼를 입고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설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많은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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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을 몰랐던 MBC 직원들이 더욱 경악스러워 하는 것은 MBC 파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조를 위해 그가 "MBC를 지켜 달라"는 글까지 남기며 팔을 치켜들고 노조를 응원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건강한 MBC의 상징처럼 여겨졌었던 언론인 엄기영은 사라지고 파렴치한 언론인에서 뻔뻔한 정치인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철새 엄기영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가 많은 이들에게 비난받는 것은 자업자득입니다. 최소한의 양심마저 탐욕에 팔아 버린 엄기영은 지금이라도 정치의 꿈을 접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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