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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터데이- 비틀즈가 로코 명가 워킹타이틀과 대니 보일을 만났을 때비틀즈를 추억하는 또 하나의 방법… 로코 명가 '워킹타이틀'다운 작품
장영 기자 | 승인 2019.10.04 13:36

[미디어스] 어느 날 갑자기 비틀즈를 기억하는 사람이 ‘나 혼자’라면 어떻게 될까? 마침 무명가수라면 이는 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만약에..."라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예스터데이>다. 세상에서 유일하지는 않지만 극소수만 비틀즈라는 존재를 알고 있는 세상에 살아가는 무명 가수의 이야기다.

시골 마을에서 교사로 살던 잭 말릭(히메쉬 파텔)은 하루하루 힘겹게 음악을 하고 있는 무명 가수다. 어린 시절부터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이자 교사인 엘리(릴리 제임스)는 매니저로 그를 도와주고 있다. 노래는 잘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스타가 될 수는 없다. 항상 작은 술집에서 홀로 노래를 부르던 말릭에게 기이한 일이 생겼다.

말릭에게는 엄청난 선물일 수밖에 없는 그 사건은 전 세계가 잠깐 완벽하게 어둠이 되었던 그날 일어났다. 갑작스럽게 정전이 된 순간 말릭은 교통사고를 당했고, 이빨까지 빠진 채 처량하게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자신을 반겨주는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한 곡 불렀다.

영화 <예스터데이> 스틸 이미지

친구들이 퇴원 기념으로 불러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오랜 친구들은 말릭에게 응원을 보내고,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다. 그렇게 엘리가 선물한 기타로 친 곡이 바로 비틀즈의 명곡 중 하나인 '예스터데이'다. 그런데 모두들 바로 감동에 빠지지만 이 곡이 뭔지 모른다. 심지어 비틀즈도 알지 못한다. 다른 곳도 아닌 영국에서 말이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설마하며 집에서 비틀즈를 검색해보다 당황했다. '비틀'은 검색되지만 비틀즈는 존재하지 않았다. 멤버들조차 검색되지 않은 상황에 황급히 그들의 앨범을 찾지만 마법처럼 모두 사라져 버렸다.

비틀즈 노래를 너무 좋아하던 말릭만 그들의 노래를 알고 있다. 그렇게 시작된 말릭의 연주는 한 무명 프로듀서의 눈에 띄었다. 기찻길에 위치한 작은 녹음실에서 말릭이 기억하는 비틀즈 음악으로 레코딩을 하며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마치 비틀즈의 과거를 보는 듯 말릭 역시 그렇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다.

말릭이 부른 비틀즈의 노래는 삽시간에 전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비틀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느 시대 누가 들어도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다. 시대와 국경, 인종을 초월하는 비틀즈라는 위대한 뮤지션에 대한 찬사는 영화 <예스터데이>를 기획하고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예스터데이> 스틸 이미지

무명 가수가 꿈꿨던 최고의 순간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비틀즈의 노래를 불러 큰 사랑을 받은 말릭을 찾아온 이는 에드 시런이었다. 지금 시대 최고의 가수 중 하나인 에드 시런이 직접 말릭을 찾아 콘서트 오프닝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그렇게 잭 말릭은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거대 시장인 미국에서 레코딩을 하게 된 말릭에겐 고민이 하나 있다. 사랑하는 엘리와 멀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세계적 스타가 되어버린 말릭을 놔주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엘리와 자신의 꿈과 사랑 앞에 혼란스러운 말릭의 운명은 흥미롭게 풀려나간다. 

재미있다. 대단한 음악영화를 기대한 이들에게는 너무 가벼울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을 영화에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는 '워킹 타이틀' 작품이라는 점에서 후회할 이유는 없다. 영국이 만들고 전 세계를 홀린 그들 방식의 로맨틱 코미디가 <예스터데이>에서도 제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타임> 등 쟁쟁한 영화들이 '워킹 타이틀'에서 만들어졌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투자와 배급을 받으며 급성장한 이들은 분명한 로코 장인들이다.

영화 <예스터데이> 스틸 이미지

여기에 '워킹 타이틀'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삽입곡들이 모두 좋다는 점이다. 물론 <예스터데이>는 오직 비틀즈의 음악에만 집중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비틀즈의 음악들이 시대를 초월한다는 점에서는 그들만의 노래로 모두 채운 것은 현명함으로 다가왔다.

비틀즈 팬들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상상했을 일이 영화에서는 벌어졌다. 존 레논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일이니 말이다. 비틀즈를 비틀즈답게 추억하는 법을 대니 보일 감독을 잘 보여주었다. 우리에게는 <쉘로우 그레이브>와 <트레인스포팅>으로 익숙한 파격적인 형식의 감독, 대니 보일의 변화도 흥미롭다. 

비틀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워킹 타이틀'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필견의 영화다. 대단하지 않지만 음악에 사랑을 실어 나르는 '워킹 타이틀'의 영화들은 그렇게 차곡차곡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쌓여간다. 웃으며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축복이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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