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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사태, 돈문제 아니다[블로그와]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 | 승인 2011.01.22 01:14

카라 사태에 대한 보도가 자꾸 돈을 중심으로만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난 후, 사실의 단순전달이나 일반적인 업계 관행의 문제 지적 말고 직접 주변인들을 취재해서 처음 나온 보도부터가 '결국 돈 문제?'라는 제목을 달았었다.

그 후에도 결국 돈이 문제가 아니냐는 식으로 추궁하는 듯한 기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3인 측의 대리인이 무슨 말을 해도 '그러니까, 돈 때문이지?'라고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그에 따라 진흙탕 구도가 되면서 3인의 이미지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탐욕과 배신의 이전투구판이 '순수한 소녀' 이미지를 갉아먹는 것이다.

카라 3인의 대리인 측은 신뢰가 문제인데, 그렇다고 돈문제가 없는 건 아니고, 소속사는 옮길 수도 있고 안 옮길 수도 있는데 아무튼 중요하지 않고, 구체적인 입장표명이 현재로선 힘들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보도됐다. 이것을 두고 '도대체 무슨 소리냐, 결국 돈욕심이 본질 아니냐. 확실히 말을 해라'는 식의 추궁이 한창이다.

돈문제일까, 아닐까? 일이 이 지경까지 왔다면 복합적으로 관계가 틀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 사람들은 소꿉놀이하는 동무들도 아니고, 같은 반 친구도 아니다. 이들은 거액이 오가는 국제적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다. 돈문제는 기본적으로 언제나 내재해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까 돈문제는 기본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엔 돈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내리는 판단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한다. 그래서 답은? 돈문제라고 해도 말이 되고, 아니라고 해도 말이 될 것이다. 설사 배후에 거액을 제시한 누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다.

   
   

이래도 말이 되고 저래도 말이 된다면

내가 얼마 전에 조금 비싼 밥을 사먹었다. 그런데 별로였다. 그래서 그 집에 다신 안 가기로 했다. 돈문제인가 아닌가? 밥이 별로여서 안 가기로 한 것이니 돈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밥값을 반으로 내린다면 다시 갈 용의가 있다는 점에서는 돈문제라고 해도 말이 된다.

예전에 받을 돈을 못 받은 것이 있어서 그쪽 사람들하고 관계가 멀어졌다. 돈문제인가 아닌가? 받을 걸 못 받은 문제이니 당연히 돈문제다. 하지만 그쪽이 돈을 안 주면서 나에게 보인 태도가 불쾌했고, 만약 그쪽이 조금만 더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면 관계가 멀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돈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말이 된다.

이런 거다. 세상일은 복잡하고 사람의 감정은 미묘하다. 겉으론 돈문제이지만 사실은 전화 몇 통이 부족해서 생긴 상호간 신뢰상실의 문제인 경우도 허다하다. 그 경우에 돈문제라고 해도 말이 되고, 신뢰의 문제라고 해도 말이 된다.

이래도 말이 되고 저래도 말이 된다면, 돈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편이 좋다. 카라를 죽일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돈, 돈하고 떠들어대면 설사 카라가 복귀한다 하더라도 이미지에 큰 흠집이 남는다.

카라 3인에게 소속사의 문제를 확실히 말하라고 추궁하는데, 소속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신들이 어느 프로그램엔 나가기 싫었는지, 얼마나 답답함을 느꼈었는지 이런 걸 미주알고주알 말해봐야 그들의 꼴만 우스워지고 사태는 더욱 진흙탕으로 치달을 뿐이다.

카라 3인측의 행보가 시원시원하지 못한 것에는 그들이 독자 생존할 정도의 위상이 아니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것이 카라 3인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한편 소속사도 약점이 있다. 카라의 소속사는 카라가 깨질 경우 대체 자원이 없다. 결국 양자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사태의 본질을 신뢰의 문제라고 규정해서 일단 카라의 이미지를 보호한 다음, 쌍방이 조금씩 양보해 타협하는 것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 카라의 재결합을 압박하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돈, 돈 하면서 진흙탕 이전투구판으로 만드는 건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부모 심정도 이해된다

카라는 일본에서조차 '생계형'으로 소개될 만큼 '막 굴려진' 아이돌로 유명하다. 사실이든 아니든 어쨌든 그렇게 알려졌다. 팬들은 소녀시대와 비교하며 카라가 지나치게 혹사당하고 있고, 또 제대로 된 대접과 관리를 받지 못한다고 공개적으로 푸념한다.

제 3자는 이런 말에 별 느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라면? 내 딸이 잠도 못 자고 '개고생'하고 있는데 저런 말들이 여기저기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면? 그때 회사에 대해 불만과 의구심이 생기는 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한승연의 아버지는 'DSP 측이 카라의 활동 계약시 어느 정도 선별을 해야 하는데 이를 심사숙고 없이 아무 일정이나 잡는 경우가 많다'며 '가슴 아픈 것이 팬들로부터 의리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는 것 ... 승연에게 복잡하면 다 접고 공부나 다시 하라고 했다'라 말했다고 보도됐다.

이것을 보면 소속사 측이 관리나 비전제시의 차원에서 확고한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렇다면 같은 고생을 해도 더 '개고생' 같고, 어린 딸자식이 그러는 것에 답답했을 것이 당연하다. 일본까지 가서 더욱 고생을 하는데 기대만큼 수익이 안 발생하는 것 같아 헛고생하는 느낌이어서 마음 아팠을 수 있다.

물론 갑작스러운 계약해지 폭탄은 상황을 진흙탕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행동방식이었고 배후조종설도 개운치 않지만, 부모들의 심정은 인지상정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타사에서 얌체같이 돈으로 남의 가수 빼내기를 획책했다면 그건 그쪽이 우선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

일각에선 이미 개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물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란 말까지 나오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면 결국 양측이 만나 신뢰를 회복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카라 3인 측이 말도 안 되게 파렴치한 수준이 아니라면, 지금 상황에선 소속사 측이 먼저 신뢰를 주지 못했음을 자인하는 것이 관계회복의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서로 신뢰를 회복했고, 앞으로는 파트너십의 동반자적 관계로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다.(돈문제는 조용히 해결하고)

지금처럼 소속사가 '우린 잘못한 거 없어. 너희들이 다 거짓말 하고 있어. 배후 조종 받았지? 하지만 너희들이 원하는 거 들어줄게 대화하자.'의 입장을 취하는 건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누구 말이 맞나 하는 싸움을 심화시킬 뿐이고, 언론의 싸움 중계 보도를 부추겨 공멸로 가게 될 뿐이다. 카라는 그렇게 깨져선 안 된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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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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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재현 2011-01-22 12:13:44

    아..그래서...대화도 필요없고..그냥 일방적으로 언론으로 해지통보하고 전화도 안받고 그러는거구나...나도 그렇게 착하게 살아야지   삭제

    • 목소리 2011-01-22 11:59:30

      법으로 처리든지 그건 나중일이죠.. 그런데 소속사에서 연락을 해도 연락이 안된다고 하니 만나자고 언론에 퍼트려도 만나기가 쉽지않고 이건 어찌해야좋을련지.. 먼저 소속사에서 만날명분을 만들어야 만날것같은데 그게 뭘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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