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사람, 가족과의 생이별만큼이나 견디기 힘든 일이 있을까요? 타지에 와서 매일 가족들의 사진 한 장만으로 힘든 생활을 견디고, 꿈속에서나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1박2일에서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 가족을 전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 속에서 이산가족의 슬픔을 겪고, 30-40년 전 바로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직접 겪었던 이야기이기에, 그들의 애환과 눈물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고 더욱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국내에서 2-3년을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그리움 등을 한 번씩은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겠지요.
제작진이 선물한 가족들의 안부, 영상편지
1박2일에서는 파격적으로 잠자리 복불복과 아침 기상미션을 진행하지 않고, 대신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깜짝 선물을 공개하였습니다. 바로 제작진이 미리 외국인 근로자들의 고향을 직접 찾아가 가족들의 영상편지를 담아와 보여준 것인데요. 가족과 떨어져 수개월, 수년 동안을 얼굴도 보지 못하고 지내온 외국인 근로자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가족들의 모습에 감격하고 그리움과 미안함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첫 번째 영상편지인 네팔 까르끼의 가족이 공개되자, 까르끼는 이마를 움켜쥐고 아무 말도 못한 채 하염없이 굵은 눈물만 흘리는데요. 아내는 까르끼가 네팔 전통음식인 달밧떨까리를 좋아하는데 낯선 한국음식이 입에 맞을지 걱정을 하면서, 남편이 없어 힘들다며 사랑하니까 빨리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1년 6개월 만에 보는 미얀마 예양의 가족, 방글라데시 칸의 가족, 캄보디아 쏘완의 가족, 파키스탄 아낄의 가족이 보여졌는데요. 칸의 경우 15년 동안 한국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일하느라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도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되고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또한 쏘완의 경우 생후 2개월이 된 딸을 두고 신혼의 달콤함도 포기한 채, 한국에서 일을 하며 고향집에 돈을 보내주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외로움과 그리움을 뒤로하고, 타국인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꿈을 현실로,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인 가족을 전하다
하지만 1박2일 제작진이 준비한 영상편지는 역시 작은 선물이었습니다. 뒤이어 공개할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에 비하면 말이죠. 제작진이 준비한 두 번째 선물은 꿈에서나 볼 수 있고 만질 수도 쓰다듬고 안아줄 수도 없던 소중한 가족을 고국도 아닌 바로 한국 땅에서 재회할 수 있도록 초대한 것이었는데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그렇게도 그리던 가족을 눈앞에 두고 꿈만 같은 재회의 시간을 가지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까르끼는 문을 열고 아내와 딸을 보자마자 바로 흐느끼며 울어버리는데요. 그것을 보고 있던 강호동 역시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가장의 뒷모습에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그렇게 외국인 근로자들은 1박2일 제작진이 준비한 가족상봉의 선물을 받고 행복한 재회의 시간을 갖고, 다음날 겨울바다를 보러가는데요. 비용 때문에 이렇게 한국으로 와서 볼 수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너무 고맙다며,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꾹 참고 있던 그리움의 감정이 터져버려 향수병에 걸려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사흘간의 행복했던 시간만큼이나 또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잔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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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외국인 근로자에게 있어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크고 값진 선물을 해준 1박2일, 그리고 그렇게 가족이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어준 이번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1/01/03 - 1박2일 외국인 근로자 미화 논란,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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