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유럽 내 유일한 한국학 교수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 브뤼셀자유대학 유럽학연구소 한국석좌 교수가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 국가안보 때문에 수출을 통제한다는 일본 정부의 '핑계'를 유럽에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몬 교수는 1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면서 국가안보 핑계를 대고 있는데, 사실 유럽사람들은 대체로 믿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라몬 교수는 "유럽 사람들은 외교를 선호하고, '국가안보 때문에 뭘 해야 된다'는 식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생각한다"며 "또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자본국가이지 공산국가, 독재국가가 아니다. 민주주주의 국가에 대해 '국가안보 때문에 수출을 통제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내 유일한 한국학 교수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 브뤼셀자유대학 유럽학연구소 한국석좌 교수는 1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면서 국가안보 핑계를 대고 있는데, 사실 유럽사람들은 대체로 믿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tbs'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화면)

라몬 교수는 일본 수출규제의 진의에 대해 일본 국내 정치를 언급했다. 라몬 교수는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관계 때문에 일본이 수출을 통제한다기보다는 결국 일본의 국내적인 정치 때문에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이유에 대해 계속해서 말을 바꾸고 있다.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됐다'는 초기 주장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판결과 반도체 소재의 북한 관련성을 언급했다가, 지금은 한국이 수출 관리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이 시기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진행되면서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라몬 교수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을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하기도 했다. 라몬 교수는 "일본 우익들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어떤 위협으로 느끼고 '대한민국은 아직 신생 민주주의 국가이고, 그러다 보니 정부가 경제에 아직도 개입을 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핑계를 대고 있다"며 "과거에는 극단주의자들만 하던 주장이었다면 아베 정권에 와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상황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몬 교수는 "현재 아베 정권이 속한 자민당이 항상 모든 선거에서 압승을 하고, 일본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비교해 진보 쪽의 큰 세력이 없다는 게 놀랄 만한 부분"이라며 "유럽 사람들 중 정치에 관심이 있거나 아시아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일본 우익이 세계 2차 대전 이전, 무장이 가능한 국가로 돌아가고자 한다는 시도에 대해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결국 일본이 핵무장으로까지 나아갈 건지, 이런 것에 대해 유럽 사람들이 많이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일본 수출규제 문제가 정식 의제로 올랐다. 이 자리에서 한일 양국은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기 위한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가 논리적 근거해 기반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치적 목적의 보복행위'로 규정해 내는 것이 관건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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