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인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이번 주 마지막 2회를 남긴 상황에서 다시 화두는 스포일러로 집중됐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의 형식상 스포일러는 드라마의 재미를 떨어트리는 주범임이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왜 스포일러에 집착걸까요?
김기욱의 시크릿 가든 스포일러 자랑, 씁쓸하다
<시크릿 가든>의 마지막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이런 궁금증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통점이고 그렇기에 '시크릿 가든'이 방송되는 주말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스포일러를 막기 위한 제작진들의 고생도 더욱 커졌다고 합니다.
지난주에는 모 인터넷언론 기자가 자랑스럽게 18회 내용을 스포일러로 기사화하며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연예부 기자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망각한 채 스포일러 공개가 특종이라 착각한 그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했습니다.
시청자를 위함이라 치장하고 싶었겠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좋아하는 드라마 내용을 미리 인지한 후 보고 싶어하는 이들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시청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자기만족을 위한 기사쓰기로 인해 많은 이들은 허탈해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 역시 허탈함을 이야기했고 많은 애청자들은 댓글과 다양한 글들을 활용해 울분을 토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만큼 스포일러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제작진이나 완성된 작품을 통해 감동을 받고자 하는 시청자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럼에도 스포일러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한 영웅심리와 자기만족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는 행동일 뿐입니다.
4년 전 교통사고로 아쉽게 세상을 떠나야 했던 개그우먼 김형은의 기일이었던 그날, 김기욱은 우연히 촬영팀을 보게 되고 철저하게 외부인들의 촬영을 막는 상황에서도 몰래 촬영을 해 이건 모두 형은이가 자신에게 준 선물이라며 트위터에 자랑스럽게 시크릿 가든 스포가 될 수도 있는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자기만족을 위해 4년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형은을 들먹이며 선물 운운한 것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김기욱이 촬영장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제작진의 의도를 몰랐을까요? 시크릿 가든 팬이라는 사람이 지난 주 있었던 스포일러 논란을 모르고 있었을까요? '시가'팬이 아니더라도 포털에서 뉴스들을 접하는 이들이라면 지난주 스포일러 공개 파문은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일러에 집착한 이유는 어설픈 영웅심리가 작용한 때문이겠지요. 사진 공개 없이 김형은 기일 소식과 짤막한 시크릿 가든 촬영 소식을 알려도 충분했을 텐데, 촬영팀 몰래 숨어서 촬영한 사진을 자랑하듯 공개한 이유는 소영웅 심리 외에는 없어 보입니다.
'들어가지 마시오'나 '열어 보지 마세요' 등의 문구가 있으면 한번쯤 들어가고 싶고 열어 보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라고 하지만 누구나 들어가거나 열어 보지는 않습니다. 호기심이 남들보다 강한 이들이 이런 반발심리가 작동해 하지 말라는 일들을 하는 경우들은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는 범죄라는 말도 있습니다. 굳이 알지 않아도 좋을 내용들을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행위는 그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행위임을 깨닫기를 바랄뿐입니다. 故 김형은의 선물이 아니라 그를 이용한 김기욱의 어설픈 소영웅 심리가 만들어낸 해프닝이 많은 시가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반응이든 김기욱은 자신이 원했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을 듯합니다. 스스로 특종이라 생각해 제작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고 이를 자랑하듯 트위터를 통해 알리며 관심 가져달라 애원했으니 그는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겠지요. 제발 내용을 알게 되더라도 혼자만 즐기기를 바랍니다. '식스센스' 파동을 재현해 미친X 소리를 들으며 희열을 느끼는 짓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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