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다채널 방송 도입은 유료방송 사형 선고’라는 케이블TV방송협회의 주장에 대해 한국방송협회가 반박에 나섰다.

지난 20일 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상파 독과점을 바탕에 깔며 지상파 다채널 도입에 따라 “기존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이고 곧 도입 될 종합편성채널, 신규 보도채널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방송협회는 23일 ‘시청자를 위한 합리적 판단과 방송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발표하고 “일부 사업자들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주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반박에 나섰다. 케이블방송협회가 주장하는 지상파 독과점은 고장난 라디오 처럼 때가 되면 반복되고 있다.

방송협회는 “미디어분야는 다른 업계와 달리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객관적인 사실인양 오인될 수 있다”며 “지상파방송 특혜와 같은 근거 없는 억측은 사실을 왜곡하고 현재 지상파방송이 수행하는 사회적 역할을 매우 취약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협회는 케이블TV방송협회가 주장하는 지상파 독과점은 시효가 지나도 한참 지났다는 입장이다. 방송협회가 제시한 각종 수치만 보더라도 지상파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반면 지난 10년간 케이블방송은 성장세를 걷고 있다. 방송협회는 “지상파방송사의 독과점 지위가 점차 상실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방송의 독과점 주장은 경쟁사업자들의 낡은 논리에 불과하다”며 “매출액, 광고점유율, 영업이익률, TV시청시간, 시청점유율 등 시장의 모든 수치는 오히려 지상파방송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상파방송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9년 3조 2,562억 원으로 케이블 PP 매출액 3조 3,004억 원에도 못 미친다. 광고점유율의 경우 2002년 지상파방송은 87%를 차지했으나 2009년 46%로 하락했다. 2002년 대비 2008년 국내 지상파 3사 영업 이익률은 16%까지 감소했다. 또한 하루 평균 TV시청시간도 142분을 기록한 유료방송이 111분의 지상파방송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협회는 케이블방송협회가 반대 입장을 밝힌 지상파 다채널 도입에 대해 오히려 “무료 보편적 서비스로 디지털, 스마트시대에 서민층의 정보 격차 해소 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송협회는 “디지털 시대 새로운 방송서비스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만 즐길 수 있다면 많은 국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더 없이 클 것”이라며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허용이 지상파방송의 특혜라는 주장은 대다수 시청자를 외면하는 철저히 유료사업자 중심의 사고”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무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수적인 규제완화 정책까지 일부 사업자들의 논리에 밀려 추진되지 못한다면 그것이 누구를 위한 방송정책이라고 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방통위는 일부 사업자의 일방적인 논리에 밀려 시청자 복지와 배치되는 방송정책을 수립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방송협회는 “지상파방송이 제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반드시 재원을 필요로 한다”며 “지상파방송의 재원을 가로막는 규제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통위의 대통령 업무보고 포함된 중간광고 등 방송광고 규제완화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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