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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2’- 호의와 순정, 월추리 사람들은 어떻게 사이비의 늪에 빠져 들게 되었나[미디어비평] 톺아보기
meditator | 승인 2019.05.09 13:02

2017년 8월 방영된 <구해줘1>은 마지막 회 4.797%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고향을 떠났던 한상환(옥택연 분)이 3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상미의 '구해줘'라는 도움에 응답하며 <구해줘1>은 시작되었다. 정신질환이 있는 어머니와 사이비 종교에 빠진 아버지로 인해 사이비 집단에 갇히게 된 상미. 작은 소도시 무지군에 터를 잡은 사이비 종교 집단 구선원은 많은 이들에게 전지전능하게 ‘군림’하고 있었고, 상미의 간절한 구원 요청에 손을 내민 한상환과 친구들은 '거악'의 종교 집단에 맞서 처절한 싸움을 해나가야만 했다. 

그렇게 기독교의 이단 종교 집단을 배경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인간을 장악하고 그들을 마음대로 조종하며, 그 위에서 권력을 폭력적으로 행사하는 영부, 자신의 종교적 권위를 이용하여 신자들의 재산을 갈취하고 여성을 성적노리개로 삼는 '파렴치범'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미 여러 사회적 사건으로 환기된 바 있었지만 드라마로 찾아온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이야기를 다룬 <구해줘1>은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잔혹 행위들과 그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며 구원을 바라는 신자들의 행동들로 화제가 되었고, 그런 호응에 힘입어 2019년 <구해줘2>로 돌아왔다. 

거악의 사이비 종교 대신, 자칭 교수라는 장로의 따스한 도움 

OCN 수목 오리지널 <구해줘2>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구해줘2>는 과연 어떤 무시무시한 '사이비 종교'가 시선을 끌 것인가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접어두어야 할 듯하다. 5월 8일 첫 선을 보인 <구해줘2>는 평범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종교 집단의 희생양이 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따라나선다. 

댐 건설로 수몰 예정지가 된 월추리 마을은 하루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 댐 건설 찬성과 반대로 마을 주민들이 편이 나뉘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박질에 고성이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을에 자가용을 몰고 나타난 노신사 최경석(천호진 분), 마을의 청년 병률(성혁 분)은 그를 최교수라 부르며 반긴다. 법대 교수라 최교수라는 그는 병률의 집을 방문한다며 보잘 것 없는 마을 구멍가게에 들러 잔뜩 물건을 사고, 슈퍼 앞 평상에 앉은 할머니들께 드링크제를 돌린다. 그리고 병률의 집에 들른 것도 잠시, 다시 편을 갈라 싸우는 마을 주민들의 싸움에 끼어들어 말리더니 어느 틈에 수몰 반대 주민들 설득에 나서 도장까지 받기에 이른다.

OCN 수목 오리지널 <구해줘2>

마을의 가장 큰 분란거리를 해결해준 그에게 마을 사람들은 그저 고마울 뿐, 그는 슬쩍슬쩍 법대 교수로서 지식을 흘리며 수몰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돕고자 한다. 마을 주민들의 입장은커녕 서류조차 제대로 검토할지조차 의심스러운 공무원에 대응하여 한 푼이라도 더 보상금을 받고 싶은 주민들은 당연히 '법적 지식'이 많은 최교수에게 의지하고, 떠나려는 그에게 빈집까지 제공하며 주저앉힌다. 심지어 교수대신 장로라 불리기를 원하는 그가 '개척 교회' 자리를 알아보려 하자, 월추리에 교회를 세우자며 앞장서 독려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조만간 월추리에 세워질 개척 교회, 그 과정에 최교수 아니 최장로가 나서서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수몰 예정지가 될 마을에서 하루하루 걱정과 근심 속에 맘 편할 날이 없는, 그런 주민들에게 손 내밀어 도움 주는 사람 하나 없는 상황에서 몇 마디의 진심어린 듯한 위로와 거기에 얹힌 '전문적 법률 지식'이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교회를 헌납하도록 만들었다.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 종교의 늪에 빠져 드는가 

OCN 수목 오리지널 <구해줘2>

인간의 두려움을 먹고 사는 종교. 원시시대 가녀린 몸으로 힘센 동물들과 거센 자연에 맞서 살아가야 했던 나약한 인간들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두려운 대상을 '종교'의 세계 속으로 불러들였다. 그래서 포악한 동물들이 그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었고, 대번에 그들을 쓸어버릴 자연이 그들이 기원해야 하는 자연의 신이 되었다. 그렇게 자신의 약함을 정신적 고양을 통해 극복하려 했던 인간 종의 속성은 <구해줘2> 첫 회를 통해 고스란히 재연된다. 

위기의 마을, 그들에게 내밀어진 따뜻한 손, 그리고 그들은 알 수 없는 법률적 지식이 무한한 신뢰라는 보답을 얻게 되었다. 자식을 위해 그 무엇도 할 수 없어 서낭당에 빌었던, 순수하지만 무기력하기만 한 그 '순정'이 이제 종교의 이름으로 발화될 예정이다. 위기에서 찾아온 호의에 의심 대신 '무한한 믿음'을 선택한 사람들, 눈뜨고 자기 코를 스스로 베어 건네주고 있는 그들. 그들은 최장로가 자신들을 위기에서 구해줬다고 믿겠지만, 그 믿음은 수몰 지역 월추리 주민들을 아마도 <구해줘1> 못지않은 종교적 파탄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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