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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극장 열렸다! 한승택 9회 역전 만루홈런, 호랑이들을 깨울까?[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9.04.14 12:21

전날 12회 연장 승부까지 가며 무승부를 기록한 두 팀은 다음 날에도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극적인 승부들을 많이 보였던 양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은 뜨거웠다. 지난 시즌 우승팀 SK와 절치부심 중인 기아의 반전을 노리는 승부는 이번 경기 결과로 달라질 수도 있어 보인다.

9회 2사 만루에서 터진, 대타 한승택의 역전 만루 홈런

극적이었다. 물론 SK로서는 말도 안 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경기 선발로 나선 박종훈은 7이닝 동안 1실점만 하며 완벽한 투구를 보였다. 시즌 첫 승이 간절했던 박종훈을 돕기 위해 타선도 4점이나 뽑아주었다. 지난 시즌 우승 후 SK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김태훈이라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SK는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로 기아를 압도해갔다. 1회 선두타자인 김강민의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아 선발 김기훈은 1회 홈런을 내주기는 했지만 최악은 아니었다. 2회 이재원, 최정, 고종욱을 연속 4구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기회를 내준 장면은 최악이었다.

KIA 타이거즈 좌완 신인 김기훈 [KIA 타이거즈 구단 제공]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어주는 경우는 최악일 수밖에 없다. 제구가 안 되거나 피해가는 투구를 하다 나온 결과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사 만루 상황에서 김기훈의 다음 타자 상대가 좋았다. 나주환을 삼진으로 잡은 것이 주효했다. 만루 상황에서 다음 첫 타자 승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김기훈으로서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4회 다시 선두타자 최정에게 홈런을 내준 후 4구가 남발되며 교체되기는 했지만 신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성장통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고졸 데뷔 첫 해 선발로 나서고 있는 김기훈은 제구력과 함께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을 실전을 통해 배울 수밖에 없다.

모두가 선동열처럼 완벽하게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김기훈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양현종 고교 후배로 그의 뒤를 이어 기아의 차세대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김기훈으로서는 이번 경기를 곱씹어 봐야만 할 것이다. 6개의 4사구로 인해 그는 4회 2사 후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기 때문이다.

투구수 조절을 통한 효과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면 선발 투수가 될 수 없다.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상대를 압도하는 제구는 결과적으로 실전을 통해 스스로 느끼며 배우지 못하면 발전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김기훈은 세 번째 선발 경기에 대해 스스로 많은 것을 돌아봐야 한다.

SK 선발투수 박종훈 (연합뉴스 자료사진)

SK는 5회에도 최정의 적시 2루타로 점수를 얻으며 4-0까지 달아났다. 그 과정에서 선발 박종훈은 완벽한 투구로 무기력한 기아 타선을 더욱 처참하게 만들고 있었다. 기아의 긴 침묵을 깬 것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범호였다. 5번 타자로 나선 이범호는 7회 솔로 홈런을 치며 0의 행렬에 마침표를 찍었다.

7회 1점을 만회한 후 9회 마지막 공격에 나선 기아는 류승현이 사구로 걸어 나가며 마지막 이닝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안치홍이 SK의 마무리로 자리를 잡은 김태훈에게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다음 타자는 4번 최형우였지만 20타석 무안타인 그에게 기대하기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최형우가 자신은 여전히 최형우라고 외치듯 안타를 쳐냈다. 이범호의 희생플라이로 2-4까지 추격을 한 기아는 하지만 역전까지 꿈꾸기에는 힘겨웠다. 말 그대로 하위 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대가 SK 마무리 김태훈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기아의 기적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출전하며 좋은 타격감을 보이던 이창진이 좌전 안타를 치며 희망을 키웠다. 3안타 경기를 친 이창진이 희망을 키우자 기아 벤치는 문선재를 대타로 내보냈다. 김태훈은 문선재를 제압하지 못하고 4구를 내준 것이 최악이었다.

KIA 타이거즈 한승택.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태훈으로서는 문선재와 승부를 했어야 했다. 2점 차로 앞선 상황이었기 때문에 승부를 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문선재를 볼넷으로 내주며 2사 만루 상황을 만든 것은 김태훈에게 심리적 불안감으로 다가온 듯했다. 이 상황에서 이번 경기 안타가 없었던 김민식을 대신해 한승택을 대타로 내보낸 기아 벤치는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이들이 홈런이라도 나오라고 읊조리는 상황에서 말 그대로 기적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으니 말이다. 김태훈을 상대로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역전 만루 홈런을 쳐냈다. 기적이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상황이 한승택에 의해 만들어졌다. 5-4로 역전한 기아는 양승철이 1사 후 안타를 내주자 임기준, 이민우를 원포인트 릴리프로 내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기대가 컸던 기아의 올 시즌 전력은 의외로 무기력하다. 양현종의 부진이 시즌 초반 길게 이어지고, 타선 역시 베테랑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전력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런 상황은 결국 신인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여전히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기아로서는 한승택의 영화 같은 역전 만루 홈런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어 보인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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