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애플이 콘텐츠 사업자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뉴스·잡지·동영상 스트리밍·신용카드·게임 등의 분야에서 '구독'하는 방식의 애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아이폰 등 하드웨어 매출 부진을 겪은 애플이 디지털 콘텐츠를 통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 뉴스 구독 서비스 '애플 뉴스+',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신용카드 '애플카드' 등을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 등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존에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하드웨어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애플이 한계를 인식하고 디지털 콘텐츠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애플은 전체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담당하는 아이폰의 판매 부진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가격은 높은데 혁신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최근 애플은 핵심 경영진을 전면 교체, 서비스 사업 비중을 높이고 아이폰 의존도를 줄이려는 경영구조 개편작업을 실시해왔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다. 애플은 이날 행사 현장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스타들을 앞세우며 '애플TV+'를 홍보, '고품질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를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아마존, 월트디즈니, AT&T 등 글로벌 기업 경쟁이 가열되는 OTT 시장에 애플도 가세한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애플은 '애플TV+'에 자체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싣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간 10억 달러(약 1조 1천억)를 '애플TV+'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적극적인 콘텐츠 제휴를 통해 성장한 넷플릭스와는 반대의 행보이다.

'애플TV+'는 오는 5월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TV+'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애플은 자사 기기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애플TV+'는 삼성, LG, 소니 등의 타 기기에서도 서비스 될 전망이다. 삼성과 LG의 스마트TV에서도 '애플TV+'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애플의 발표로 일각에서는 한국이 서비스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월스트리트저널, LA타임즈 등 주요 신문과 내셔널지오그래픽, 피플, 빌보드, 뉴요커 등 300개 이상의 매거진을 담은 '애플뉴스+'를 선보였다. 애플은 지난 3년간 '애플뉴스'라는 무료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매거진을 더해 월 9.99달러의 구독형 서비스로 만든 게 '뉴스+'다.

'애플 아케이드'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다. 일정 금액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애플 아케이드'에 등록된 100여개 이상의 게임을 제한없이 즐길 수 있다. 필 실러 애플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광고나 추가 구매 없는 애플 아케이드를 많은 이들이 좋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료게임에 대한 진입장벽을 일정정도 허물고, 광고와 추가 아이템 결제 등을 수익기반으로 삼는 무료게임들도 구독 모델에 흡수해 이용자 편익을 높이겠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애플 아케이드'는 서비스 지역에 한국이 포함됐다.

'애플카드'는 애플과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가 함께 협업해 만드는 실물 신용카드다. 애플이 금융서비스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높은 캐시백 비율, 아이폰을 통한 새로운 카드 관리 등이 특징이지만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개인정보 보안에 관련된 사항이다. 애플은 카드 사용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개인정보는 기기 안에서 처리·소멸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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