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영웅호걸에서는 멤버들 스스로 기자가 되어서 연예인을 취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진짜 기자로서 인터뷰 나가기 전에 영웅호걸 멤버들은 약간의 예행연습(?)을 했습니다. 바로 연예계에서 달변가로 소문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이었는데요. 그들은 다름 아닌 싸이와 컬투였습니다. 까칠하면서도 말을 휘휘 감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죠.

이들을 인터뷰 한 멤버 중 몇몇이 눈에 띄었습니다. 제대로 인터뷰를 끝낸 나르샤와 이진입니다.

일단 싸이의 인터뷰부터 살펴보지요. 싸이와의 인터뷰의 주제는 "허세"(나르샤-지연), "여자"(아이유-서인영), 그리고 "외모"(노사연-유인나)였습니다. 일단 외모이야기는 데뷔 전부터 워낙 많이 들어왔기에 쿨한 싸이가 그 정도는 넘기기 쉬웠지요. 그런데도 유인나는 엉뚱한 질문들을 하면서 8차원적인 이야기를 해서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제대로 알 수도 없었습니다.나이가 어리지만 당당하게 시작했던 아이유는 결국 노련한 싸이의 패이스에 끌려서 인터뷰 끝 즈음에 가자 "삼촌과의 연애상담"이 되어버렸습니다. 멍-아이유의 순진함과 매력이 제대로 나온 에피소드였습니다.

가장 예민할 수 있는 "허세" 질문을 다룬 나르샤 팀은 확실히 나르샤의 노련함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 <밤이면 밤마다>에 나와서도 확실한 음악관에 대해서 이야기했듯, 싸이가 다른 건 몰라도 "음악"에 관해서는 굉장히 철저하다고 알고 있지요. 그런 싸이에게 "허세다" "잘난 척 한다" 라는 말은 상당히 민감할 수 있지요. 싸이도 질문받고 당황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나르샤는 노련하게 인터뷰를 잘 이끌어갔어요.

일단 나르샤는 자신이 "썩은 아이돌"이라면서 재치 있게 받아치며 싸이의 긴장을 풉니다. 그리고 질문을 제대로 한번 짚어 준 다음 가장 하고 싶었던 질문을 내리 꽂습니다. 당황해하는 싸이에게 차분히 질문한 뒤 싸이가 약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자, 싸이가 한 말로 재치 있게 받아침으로 결국 기분을 살짝 풀었지요. 초반의 긴장을 푼 뒤, 핵심은 놓치지 않은 동시에, 차분하며 침착하게 코너로 몰다가, 상대방이 발끈할 때는 싹 풀어버리는 그런 천재적인 밀당 능력을 잘 사용한 것이지요. 결국 상팀에서 제대로 인터뷰를 성공시킨 팀은 유일하게 나르샤 팀 하나밖에 없었지요.

컬튜의 인터뷰는 어땠을까요? 홍수아 정가은의 주제는 "음악"이었습니다. 민감한 주제인데요. 까칠한 컬투에게 정가은은 약간 얼어 있었고, 홍수아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고 너무 발랄하게만 나가서 초점을 맞추지 못했지요. 신봉선은 유들유들함이 없어 직접 질문을 했고요. 니콜은 한국말이 어눌해서... 뭐 그렇죠.

결국 컬투의 마지막 인터뷰는 이진, 가희가 하는데요. 솔직히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기자들 중 하나가 이진과 가희였습니다. 가희는 욱할 것 같고, 이진은 소극적이어서 그냥 제대로 질문하나 못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진의 경력과 차분함이 확실히 돋보인 에피소드였습니다. 사실 컬투에게 가장 민감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술"이었습니다. "음주방송"으로 곤욕을 치른 컬투에게 술에 관한 에피소드를 찾는다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일단 이진은 일상생활 대화로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어차피 녹화시간 다 주어지고 급할 게 없지요. 그러다가 본인들 입에서 "술"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합니다. 술이 언급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질문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계속 뱅뱅돌면서 긴장을 풀게 한 다음 본인들이 결국 말하게 하는 이진의 능수능란함이 보입니다. 또한 정찬우가 이야기한 다음 "다시는 안 그러실 거잖아요"하면서 싹 포장을 해줍니다. 즉 그게 정말 "단 한번의 실수"였음을 상기시켜준 것이지요. 결국 인터뷰를 흔쾌히 마친 정찬우는 이진 팀에게 편안한 인터뷰를 하게 해줘 고맙다고 했습니다.

이 둘을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사실 이 둘은 영웅호걸 출연자들 중 방송에 노출되는 빈도수에 비하면 가장 구설수가 적은 연예인에 속합니다.

이진은 핑클시절부터 데뷔 13년 차이지만 별다른 구설수가 없는 연예인입니다. 핑클시절에 인터뷰도 많이 했겠지만 문제된 적이 없었던 거 같군요. 이진이 굉장히 조심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어제 인터뷰를 보면 굉장히 침착하게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는 등 노련함과 여유를 보여준 동시에 조심성 있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것이 이진 특유의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구설수 많은 연예계에서 조심스럽게 연예 생활을 하는, 아마 영웅호걸 안에서도 노사연 다음 서열 2순위로서도 이런 면들이 적용되지 않을까 하네요.

나르샤의 경우는 더 특이합니다. 리얼 프로그램 2개와 라디오를 뛰고 있으며 토크쇼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사실 나르샤는 어찌보면 줄타기의 달인이지요. 위험한 듯 안한 듯하면서 왔다갔다를 잘하거든요. 가끔 농도 짙은 농담이나 위험한 수준의 발언들을 하지만, 제지할 줄도 알고 잘 포장할 줄 아는 뛰어난 화술을 가졌습니다. 그런 나르샤의 면목을 제대로 보여준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네요.

이번에 공중파에서 두 번째로 기자들에 대해서 다룬 것 같군요. 최소한 저기에 얼굴은 내미는 기자들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 깨끗한 기자들 같네요. 어제 영웅호걸 멤버들도 기자들을 보고 약간의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기자들이 낚시성 멘트나 사람 보내기 단어선택은 안했으면 좋겠고, 정직해졌으면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이진과 나르샤만이 제대로 된 인터뷰를 했네요. 예전 가장 부진했던 둘인데 요즘 제대로 치고 올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계속 분량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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