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어떤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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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것을 믿고, 어떤 것을 원하고, 또 누군가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서 믿고, 믿기에 원하고, 원하기에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하기에 원하고, 원하기에 믿고, 믿기에 사랑합니다.
그렇게 믿음, 소망, 사랑은 쳇바퀴처럼 돌고 돌며 서로가 맞물려 갑니다.
그렇게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사랑하기에 믿고 원한다는 사람은 사랑이 제일일 것이요.
믿음이 있기에 원하고 사랑한다는 사람은 믿음이 제일일 것이요.
원하기에 믿고 사랑한다는 사람은 소망이 제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매리는 외박중에서 무결이 매리에게 믿음, 소망, 사랑 중에 무엇이 제일이냐고 물어보자, 매리는 생뚱맞게도 의리라고 합니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골라보라고 객관식으로 문제를 냈는데, 문항에도 없는 의리라고 주관식 답변을 하다니, 왠지 이성 간의 달달한 질문이 동성간의 딱딱한 답변으로 바뀌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왠지 매리의 이런 동문서답이 의미심장하게 와 닿습니다. 흔히 믿음, 소망, 사랑은 하다로 많이 쓰입니다. 믿다. 소망하다, 사랑하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이것은 나는 믿는다, 나는 소망한다, 나는 사랑한다 라는 나의 관점에서 내가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의리는 흔히 하는 것이라 하지 않고, 지킨다고 합니다. 상대방을 위해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죠. 의리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 혹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뜻합니다. 그렇게 의리는 우리가 사회에서 지켜야할 도리입니다. 그리고 그 도리는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른 길'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매리는 무엇을 지키고, 어떤 입장에서의 의리를 말한 것일까요? 매리는 정인과 1박2일을 함께 보내게 됨에 따라, 정인이 들으라고 일부러 무결에게 전화해서 큰소리로 통화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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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매리의 가치관은 매리는 외박중에서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결혼에 대한 메시지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서 '매리는 왜 외박 중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작가가 매리는 외박중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사회적 메시지를 분석해본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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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는 사랑이 없는 결혼, 불륜, 그리고 높아져만 가는 이혼율까지, 결혼과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결혼에 대한 가벼움에 대해서, 작가는 매리의 이중 결혼 생활을 통해 결혼의 진정성에 대한 해답을 얻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작가는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생뚱맞게도 의리를 강조하며, 결혼 생활은 부부 간에 마땅히 지켜져야 할 도리를 통해 그것이 깨지지 않도록 서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결혼 생활에 있어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어떤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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