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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하노이 선언 불발, 섣부른 비관보다 그래도 희망을[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9.03.01 10:43

한반도의 미래를 바꿔 놓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결렬되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좋았던 분위기였기에 결렬 사실을 알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결국 70년 넘게 적대관계였던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그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는 없는 일이다. 

협상 결렬 후 기자회견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북한 측은 한참 뒤에 리용호 외무상을 통해 회담 과정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양측의 말이 크게 다르다고는 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북한이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협상을 깨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외무상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일부 해제(UN 제재 결의 11건 중 다섯 건)를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것은 회담 전 전문가 단위에서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역시 북한이 내놓은 것에 +α를 요구한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 협상이 결렬된 것은 주고받을 것의 균형이 아니라 회담 외의 영향 때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국내 상황의 변화도 그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번 하노이 회담 결렬로 더욱 분명해진 것은 북한과 미국이 넘어야 할 난관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물론 정상 간의 회담이 결렬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일이라고는 하지만, 애초에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사실로 본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나친 낙담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회담 결렬 후 양국은 차기 회담에 대해서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역시도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미 국무부 대변인 샌더스가 SNS에 올린 사진에 담긴 두 정상의 이별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두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서 박차고 나온 것이 아니라 그래도 웃으면서 헤어졌다는 데서 대화와 협상의 모멘텀을 유지할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회담을 끝내고 밝게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라 샌더스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그래서 낙담보다는 그래도 희망을 북돋아야 한다. 그래서 다시 판문점회담에서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례적인 정상회담 결렬이라는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은 북미 양국 정상의 관계를 다시 이어줄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기대를 하고, 힘을 실어야 함도 물론이다. 

또한 종전선언은 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한반도는 적대를 거두고 평화의 프로세스를 힘차게 전개 중이다. 북미관계 정상화가 더디더라도 남북은 더욱 긴밀하고 밀착되어야 한다.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아 당장 철도와 도로를 설치하지 못하더라도 남북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안전하게, 번영된 미래를 맞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것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것도, 비록 결렬됐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것도 불과 2년 전만 해도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 자체가 발전이고, 성과다. 우리가 하던 모든 노력과 가진 희망을 놓지만 않으면 된다. 오히려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계기로 남북이 더욱 긴밀하게 서로에게 밀착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랄 뿐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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