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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는 어떻게 시대의 총아가 되었나[블로그와]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 | 승인 2010.11.13 09:18

핑클과 SES가 사라진 후 가요계는 남자 아이돌과 소녀팬들의 독무대였다. 일반 국민은 소녀들의 괴성 밖으로 피신했고, 한국 가요계는 완전히 ‘그들만이 리그’가 되었다. 남자 아이돌은 대중이 전혀 모르는 노래들로 가요계를 휩쓸었다.

2007년 7월에 SM엔터테인먼트는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걸그룹을 발표한다. 바로 소녀시대였다. 그리고 8월에 이르러 첫 싱글인 ‘다시 만난 세계’가 발매되었다. 이 노래는 곧바로 1위에 오르며 소녀시대라는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누구도 오늘의 성공을 예측할 수 없었다. 당시 소녀시대는 남자 아이돌에 지친 남자팬들을 위한 마니아적 기획그룹의 느낌이 강했다. 아직 가요계 주류는 아니었다. 소녀시대는 곧바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다. 2007년 9월에, 원더걸스의 ‘텔미’가 등장했던 것이다.

원더걸스는 이미 활동하던 그룹이었으나 내부문제로 혼란을 겪다가 멤버를 재정비하고 ‘텔미’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것은 핵폭탄이었다. 한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학생부터 군인, 경찰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텔미’ 춤을 따라 췄다. 원더걸스에 의해 걸그룹의 인기는 국민적 신드롬으로 성장한다. 소녀시대는 2인자 신세였다.

   
   

2008년은 원더걸스의, 원더걸스에 의한, 원더걸스를 위한 해였다. 이들은 ‘So Hot’과 ‘Nobody’의 연속 히트로 가요계를 평정했다. 원더걸스는 국민 아이돌이 되었다. 소녀시대는 귀엽고 밝은 노래들로 남성팬 층을 넓혀가고 있었지만 아직 국민적 인기는 아니었다.

2009년에 이르러 운명이 갈린다. 원더걸스는 미국에 진출했다. 그 공백기에 소녀시대는 회심의 역작 ‘Gee’를 발표한다. 이 노래는 걸그룹 시대를 확정한 두 번째 핵폭탄이 되었다. 한국사회는 ‘Gee’의 게다리춤으로 또 한 번 발칵 뒤집힌다. 이제 걸그룹은 거스를 수 없는 가요계의 대세가 되었다. 2009년부터는 걸그룹들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 중심에 소녀시대가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남성들은 열혈 삼촌팬으로 가요계에 돌아왔고, 그들을 중심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소녀시대를 사랑했다.

하지만 소녀시대는 그 후 ‘Gee’의 열풍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소원을 말해봐’는 음악적으로 더 성숙했지만 대중성이 조금 떨어졌고, ‘Oh!’에 이르러선 퇴보 논란까지 일어났다. 이때쯤 소녀시대 위기론이 등장한다. 아이돌로서의 수명이 끝나간다는 얘기였다. 귀여움에서 시작해 성숙한 섹시까지 다 보여줬으므로 더 보여줄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2009년에 소녀시대는 예능을 거의 도배하다시피 했다. 팬들은 소속사가 소녀시대를 너무 내돌린다고 비난했다. 어차피 수명이 다 돼가므로 일부러 혹사시킨다는 음울한 소문까지 돌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승부수를 던진다. 바로 일본진출이었다. 일본에서 소녀시대는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일본방송의 정규 뉴스 첫 소식으로 다뤄질 정도였다. 여태까지의 한류와는 질적으로 다른 사건이었다. 이것으로 소녀시대 위기론은 일축되고, 그녀들은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획득한다.

이젠 한국의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소녀시대를 조명한다. 연예계의 총아에서 시대의 총아가 된 것이다. 소녀시대는 한국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격상됐다. 소녀시대를 빼놓고는 2009년, 2010년 한국사회를 말할 수 없다. 일본에서 실력까지 인정받았고, 수출산업(?)으로서의 경쟁력까지 확인되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소녀시대의 위상은 최고조에 달했다. ‘다시 만난 세계’에서 ‘Gee’를 거쳐 ‘훗’에 이르기까지,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야말로 창대한 지금이 되었다.

- 무엇이 소녀시대의 오늘을 있게 했나 -

대세가 중요하다. 증시에서 IT 대세일 때 IT 대장주가 전체 증시의 아이콘이 되듯이, 국내 가요계 환경이 걸그룹 대세가 되었기 때문에 걸그룹의 ‘끝판왕’으로서 소녀시대가 가요계의 아이콘이 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함께 걸그룹 천하를 만들어간 원더걸스는 소녀시대에게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했다. 현재 일본의 걸그룹들이 한국 걸그룹을 환영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소녀시대나 카라를 통해 걸그룹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일본 걸그룹에게도 기회가 되는 것이다.

소녀시대는 어떻게 걸그룹 대세의 ‘끝판왕’이 될 수 있었을까? 원더걸스가 미국으로 떠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지만, 무엇보다도 소녀시대 자신의 능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소녀시대 구성원들의 실력은 압도적이다. 태연, 제시카, 서현, 티파니, 써니 등 다수의 멤버들이 보컬 능력을 가지고 있고, 춤 실력도 상당하다. 미모나 신체적 우월함도 걸그룹 중에선 단연 최고 수준이다. 개인적인 매력도 다채롭다. 예를 들어 유리는 손담비와 함께 공연했을 때 손담비를 능가하는 섹시함으로 큰 화제를 모았었다. 제시카와 써니는 예능에서 대활약을 했고, 윤아는 예능에서 드라마까지 다방면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능의 시대에 이들은 최적의 엔터테이너였다. 소녀시대가 있으면 분위기가 산다. 이런 다양한 장점들이 그녀들을 수많은 걸그룹 중에서 단연 돋보이도록 했다.

국민적 사랑을 받기에까지 이른 것은 이들의 노래가 쉬웠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돌들은 이해할 수도 따라 부를 수도 없는 노래를, 따라 출 수 없는 춤과 함께 들려줬었다. 그에 반해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각각 터뜨린 핵폭탄들은 모두 쉬운 노래, 쉬운 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듣고 부르며, 춤까지 따라 출 수 있는 일종의 ‘국민동요’로 이들은 국민적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 민생문제로 황폐해진 사람들의 심정도 생기발랄한 이들에게 유리했다. 소녀시대를 비롯한 걸그룹들의 화사함, 생기발랄함, 자극성이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걸그룹이란 한계에 갇혀있던 소녀시대에게 돌파구 역할을 한 것이 일본에서의 성공이다. 여기엔 실력과 함께 운도 작용했다. 마침 일본엔 소녀시대라든가 한국 걸그룹의 컨셉에 상응하는 걸그룹이 없었다. 일본 걸그룹들은 귀여움 일변도였고, 한국처럼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통한 실력도 갖추지 못했다. 그 블루오션에 소녀시대가 상륙한 것이다. 그러자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멋지다’며 호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소녀시대는 시대의 총아가 될 수 있었다.

소녀시대는 말하자면 한국 대중음악산업의 정화라고 할 수 있다. 자본이 재능 있는 아이들을 뽑아 훈련시켜 만들어낸 최고의 상품인 것이다. 그 그림자에는 빛을 보지 못하는 자생적 아티스트들이 있다. 대규모 기획사의 상품과 일반 뮤지션들 사이의 양극화. 소녀시대 열풍이 거셀수록 이 골은 깊어진다. 기획사가 만들어낸 아이돌이 한 나라 대중문화계 전체를 대표하는 풍경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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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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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0-12-19 20:44:26

    소녀시대는 최고의 '상품' 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도요?
    기자님이 소녀시대를 인정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보면
    상품화된 아이돌이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고 뮤지션은 설 곳을 잃어간다 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꼬집고 게신듯 한데 친sm블로그라고 단정하긴엔...   삭제

    • ? 2010-12-19 20:43:38

      소녀시대는 최고의 '상품' 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도요?
      기자님이 소녀시대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보면
      상품화된 아이돌이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고 뮤지션은 설 곳을 잃어간다 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꼬집고 게신듯 한데 친sm블로그라고 단정하긴엔...   삭제

      • 이제 2010-11-19 13:26:53

        어딜 가야 제대로 된 연예칼럼을 볼수 있을려나
        열이면 열 죄다 친 sm블로그군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랍말입니다.   삭제

        • 아저씨 2010-11-17 13:44:31

          주가는 왜 그 모양인지 PD,기자,투자자들까지 주가만 바라보고 있는데 안 좋은 소식은 계속 들려오고 3분기 실적은 개판,4분기 실적은 동방신기 로열티 감소로 안봐도 개판 예정. 일본에서 내년부터 SM가수들 콘서트 할 예정인 것 같은데 일본 문화와 한국 문화가 틀리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야 할건지? 심히 답답함...   삭제

          • 이런분 2010-11-15 00:49:16

            만 있으면 좋지 당연히 하지만 소녀시대만 띄어주는거는 문제가 되는거임 이런글 읽어보면 소녀시대가 진짜 대단한것처럼 들리는데 또 다른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대단하지않는거같음 이중성 유독 소녀시대에 길게 쓰는 기자분들보면 머 칭찬이란 칭찬은 다하드라 다른그룹 옹호글보면 별로 그런느낌을 안받는데 유독 소녀시대에옹호하는 글쓰는거보면 있는 칭찬 없는칭찬 다함   삭제

            • 꽃보다소시♡ 2010-11-13 18:13:30

              명기삿글... 이런분이 기자계에 있어야합니다. 잉여 기자들은 다 짜르고 이런분만 계셔야..기자계가 살아나는거..   삭제

              • 영원히소녀시대 2010-11-13 14:46:12

                ㅋㅋㅋ   삭제

                • 우와공감합니다 2010-11-13 14:44:04

                  좋은글감사합니다 소녀시대언니들 장점 하나하나를 다 써주셧네요   삭제

                  • 11 2010-11-13 09:25:15

                    소퀴전문가 납셧냐 ㅉㅉㅉ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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