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좀 더 뜨거운 이슈로 다가왔다. 15일 자정에 공개된 알릴레오 7회는 KBS 최경영 기자와 함께 한국 언론의 문제점들을 다뤘다. 최경영 기자는 최근 ‘한국언론 오도독’이라는 연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하고 있다.

유시민은 왜 언론들이 최저임금을 그토록 집요하게 공격했는지, 지금의 언론을 진정 언론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날의 주제는 유명 팝송을 패러디한 ‘You are not 언론’이었다. 사실 KBS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매주 언론의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어 <알릴레오>에서 새삼 더 말할 것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와는 다른 <알릴레오>의 시각에서 한국 언론의 문제들을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후반부에 제기된 한국 언론의 소비자주권 상실이었다. 언론의 소비자, 다시 말해서 독자와 시청자의 주권이 지켜지지 않는 언론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는 ‘기레기’라는 말을 낳았다. 이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아무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주 오래 전 이 문제를 지적했던 영상 때문일지 모른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7회] You are not 언론! 편

2007년 1월 4일의 영상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추리자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실한 상품인 언론이 소비자주권의 시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만큼이나 감시받지 않는 (뉴스) 생산자가 가장 위험한 것이라는 지적은 옳았고,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우리 사회는 세월호와 관련해 언론참사를 겪었고, 문재인 정부시대에 들어 다시 시달리고 있다.

MBC는 촛불광장에서 성난 시민들에게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사실 KBS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방송 뉴스는 낫다. 하지만 3대 신문사라는 조중동을 비롯한 신문매체와 경제신문들의 문제는 노 전 대통령이 말한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알릴레오>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위 ‘장충기 문자 파동’이 말해주듯, 한국 언론은 소비자가 아닌 언론 종사자 개인과 언론사의 이익 추구에 몰두하고 있다.

방송 모두에, 최경영 기자는 언론에 대해 비판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10점짜리와 60점짜리는 구별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유시민도 “50보와 100보는 다르다”면서 맞장구를 쳤다. 틀린 말이 아니다. 매우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방송보도가 신문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영’이라는 단어가 붙은 언론사는 KBS와 MBC 두 곳뿐이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7회] You are not 언론! 편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방송사에 대한 실망과 신뢰회복이 더딘 이유가 되기도 한다. MBC가 아직도 “만나면 좋은 친구” 혹은 ‘마봉춘’이 되지 못한 것은 뉴스나 그 외 콘텐츠 생산에 있어 앞서 거론한 소비자주권을 중심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MBC 뉴스가 많은 노력을 투자했음에도 시청률이 지지부진한 것은 소비자, 즉 시청자 다수가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 그들만의 정상화였음을 의미한다.

유시민이 지적한 KBS의 문제는 “재미없다”였다. 소위 보수적인 보도행태를 꼬집는 말이었다. 최근의 예를 들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 망언을 보도하면서 굳이 유족의 말을 인용하는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반면, 근래 부동의 신뢰도 1위를 독주하는 JTBC 뉴스룸은 “혐오 팔아 지지를 얻는 기술자들”이라며 비판했다. 따옴표 뒤에 숨지 않은 것이다. 최경영 기자는 자사 보도에 대한 문제를 “판단하기를 꺼려 한다”라고 했다. KBS 기자들 중에 최경영 기자만 아는 사실은 아닐 것이다. 알고도 하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지만, 아니까 할 수 있다는 희망도 가능하다.

<알릴레오>가 이날 다룬 문제들은 언론이 스스로 나아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들이다. 그 관성이 오래 지속되어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청맹과니가 됐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매주 말하는 것처럼 결국은 시민이, 언론 소비자들이 언론의 그릇된 관행을 고치는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알아야 고친다. 69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두 주에 걸쳐 언론에 대해서 말한다. 소비자인 시민들이 언론을 어떻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말해줄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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