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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우리새끼'- 데뷔 24년 만에 연기대상 수상, 임원희는 이토록 간절했다[미디어비평]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너돌양 | 승인 2019.01.21 13:21

'2018 SBS 연기대상'이 열렸던 2018년 12월 31일, 배우 임원희는 어김없이 집 근처 궁동산 체력단련장에서 운동을 하고 늘 기도하는 돌탑 앞에 서서 간절하게 빈다. 올해는 제발 연기에 대한 상을 받게 해달라고. 

놀랍게도 임원희는 그때까지 연기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2019년 부로 데뷔 24년차,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1999),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로 이름이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지만 지금까지 연기상을 한번도 받지 못했다니. 사실 임원희가 연예인으로서 상을 처음으로 받은 해는 2015년으로 기록되는데, 연기상이 아니라 예능 출연 덕분에 받은 상이었다(2015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부문 남자 인기상).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연기대상 후보만 4수, 40대로 보내는 마지막 날, 임원희는 소망이 간절해진다. 그가 큰 상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연기에 대한 상을 받아보는 것, 그것으로 족하다. '2018 SBS 연기대상'에서 임원희는 <기름질 멜로>로 남자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기름진 멜로>는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지 못했지만 극중 임원희의 연기에 대한 평은 좋았기에 조연상 유력 후보였고,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얻을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임원희는 간절하고 절박했기에, 오히려 한시도 안심을 할 수 없었다. 운동을 끝내고 집에 와서 식사를 하게 된 임원희는 미역국을 먹을까 말까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평소 어머니가 끓어준 미역국을 좋아하는 임원희이지만, 그날은 연기대상을 앞둔 중요한 날인만큼 미역국을 먹어야하는지 고민에 빠진다. 미역국을 먹으면 미끄러져 떨어진다는 것은 미신이지만, 임원희는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에 갈등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임원희의 절친한 대학동기이자 <미운우리새끼> MC인 신동엽은 "(일단 미역국을 먹고) 상 못 받으면 미역국 핑계라도 대야 되는 거야~"면서 재치 있는 위트를 날렸다. 하지만 미역국을 두고 상당히 고민하던 임원희는 '될 놈은 무조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미역국 한 술을 뜨기 시작한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임원희가 미역국에 수저를 갖다 대기까지는 그렇게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요즘 누가 미역국을 먹는다고 떨어져."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긴 했지만, 미역국을 먹는 게 많이 신경 쓰이는 듯하다. 날이 날이니 만큼, 평소 밥을 먹던 은상이 아닌 식탁에서 밥을 먹었다. 그만큼 수상에 대한 바람이 간절하기에 몸가짐 또한 평소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식사 후에는 휴대폰을 통해 '오늘의 운세'를 검색해보며 초조함을 달래고자 했지만, '어이상실'이라는 오늘의 운세 결과를 보니 초조함이 더 배가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날 생일이라는 친구 장석용에게 축하 인사 겸 초조함을 달래기 위해 전화를 건 임원희. 더 놀랍게도 장석용은 아예 연기상 후보에 올라간 적이 없다고 하여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했다.

이윽고, 대망의 연기대상 시상식. 혹시나 모를 수상에 대비하여 ‘2017 SBS 연예대상’에서 받은 트로피를 들고 수상 소감까지 연습한 임원희는 시상식이 열리는 SBS 상암동 프리즘타워에 도착하니 자신에게 열광하는 시민들의 성원에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한다. 그럼에도 연기대상을 앞두고 초조함과 긴장을 감출 수 없었던 임원희. <여우각시탈> 김경남, <리턴> 오대환, <친애하는 판사님께> 허성태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조연상에 오른 임원희.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이날 '2018 SBS 연기대상' 진행자였던 신동엽도 덩달아 긴장하게 만든 이날의 조연상 수상자는 임원희였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놀라움에 어안까지 벙벙해진 임원희는 주변의 열렬한 환호와 축하를 받으며 무대 위에 올라섰다. 신동엽도 절친한 친구 임원희의 24년 만의 수상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듯하다. 수상 소감 내내 울컥한 감정이 밀려오는 듯했지만, 임원희는 연습한 대로 또박또박 소감을 이어나가며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함께 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을 받지 못한 다른 배우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를 건네며, 데뷔 24년 만에 연기상을 처음 받았다는 임원희의 진심어린 고백과 수상 소감은 숙연함과 동시에 감동의 물결을 일게 한다. 연기대상에 대한 임원희의 간절한 염원에 하늘도 응답한 것이 아닐까. 다시 한번 데뷔 24년 만에 첫 연기상을 받은 임원희의 수상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로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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