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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마저 소름끼치는 ‘스카이 캐슬’ VS 억지스러운 자화자찬! ‘라디오스타’[이주의 BEST&WORST] JTBC 'SKY 캐슬', MBC '라디오스타'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9.01.19 10:01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공기마저 소름끼치는 <SKY 캐슬> (1월 18일 방송)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매주 흘러나오는 스포일러와 대본 유출 사고도 막지 못한 고공행진이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SKY 캐슬> 17회는 지상파 드라마조차 넘기 힘들다는 시청률 20%에서 고작 0.1% 모자란 19.9%를 기록했다. 김주영(김서형)은 혜나(김보라)에게 “넌 무서운 게 없니?”라고 물었지만 진짜 무서운 게 없이 돌진하는 건 <SKY 캐슬> 그 자체다. 

특히 김주영이 진범임을 확신하는 한서진(염정아)과 오히려 한서진을 협박하는 김주영의 투샷은 숨도 못 쉴 정도로 공기마저 소름끼쳤다. 한서진이 아무리 구석으로 몰아붙여도 눈빛 하나 바뀌지 않고 시험문제 유출을 인정하면서 “안 그랬다면 그 성적을 받아들일 수 있으셨겠습니까?”라고 반박하는 김주영과, “스앵님”이라는 극존칭을 생략하고 “그래서 네가 진범이라는 사실을 입 닥치고 있으라고?”라고 따지는 한서진의 말이 섞이는 이 공간은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시청자들의 감탄사조차 허락하지 않는 시간이었다. 다분히 이성적인 김주영과 다분히 감정적인 한서진의 대립구도는 <SKY 캐슬> 17회에 이르러 절정에 다다랐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기어이 존댓말의 벽을 깨부수고 한서진에게 “너 니 새끼 서울의대 포기 못하잖아? 내가 합격시켜줄 테니까 얌전히, 조용히, 가만히 있어. 죽은 듯이”라고 말하는 김주영의 한 방은 감당하기 힘들다. 김주영을 진범으로 확신하고 있으면서도 김주영이 진범으로 밝혀짐과 동시에 딸의 시험지 유출 사건까지 밝혀지면서 서울의대의 꿈이 무너질까봐 이수임(이태란)을 도와주지 않는 한서진의 검은 욕망 역시 감당하기 힘들다. 

한서진과 김주영뿐 아니라 누구 하나 버릴 게 없는 캐릭터들의 향연이었다. 특히 예서 할머니  윤여사(정애리)는 김주영보다 더 독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지키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짓밟아왔는지 예측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식당에서 마흔 넘은 다 큰 아들이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면서 울부짖는데도 “손님들 계시는데 이게 무슨 애티튜드야”라며 눈빛 한 번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건 물론, ‘혼외자식 사건’에서 아무 죄 없는 며느리에게 전화해서 “지금 애비 마음잡게 만드는 건 예서 서울의대 합격시키는 길뿐이야”라고 경고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김주영과 윤여사를 제외한 모든 인물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 과연 한서진의 검은 욕망은 지켜질 수 있을까. 예서의 서울의대 합격은 이뤄질 수 있을까. 김주영이 진짜 진범일까. 진범이라 해도 과연 자백을 할까. 종영까지 단 3회 만을 남겨놓은 시점에서도 <SKY 캐슬>은 여전히 여러 물음표를 남기면서 시청자들을 붙들어놓고 있다. 

이 주의 Worst: 억지스러운 자화자찬! <라디오스타> (1월 16일 방송)

김국진은 MBC <라디오스타> 600회 특집 클로징 멘트에서 “요즘 예순이 되도 환갑잔치 안 한다. 저희 ‘라스’도 600회 특집 그냥 툭툭 넘어간다”고 말했지만, 누구보다 600회를 의식해서 만든 건 제작진이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게스트 조합 타이틀부터 ‘갑자기 분위기 600회’였다. 600회 특집을 맞이해 앞으로 더욱 더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상징하는 것인지, 최근 개명한 게스트들을 섭외했다. 불혹에 한은정에서 이름을 바꾼 한다감, 구 장미여관-현 육중완밴드로 활동 중인 육중완, ‘정배’ 이민호에서 개명한 이태리 그리고 블락비의 피오. 그나마 피오는 개명도 하지 않았고 ‘육’씨도 아닌, 그냥 게스트였다. “하객이 600명이나 온 전지현 씩 결혼식에 갔었다”는 차태현의 오프닝 멘트만큼이나 억지스러운 게스트 조합이었다.

물론 게스트 조합이 억지스럽다고 해서 방송 자체가 억지스럽다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그러나 <라디오스타>는 ‘600회’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게스트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오로지 600회를 홍보해주기 위한 ‘라스 600회 홍보대사’ 쯤으로 그들을 소비했다. 

장수 토크쇼가 거의 없는 지상파 방송에서 12년째 달려온 <라디오스타> 600회는 충분히 축하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사실 게스트에게는 별 상관없는 남의 집 잔치인데, 제작진은 사전 인터뷰에서 게스트들에게 숫자 6과의 인연을 끈질기게 요구했던 모양이다. 피오는 600원을 좋아하는 이유를 억지로 쥐어짜냈고, 이태리는 6살 때 데뷔했고 생일이 6월생이고 몸무게가 62kg이며 6학년 때 키가 16cm크고, <해를 품은 달>에서 아역들이 6부까지 나오고 끝났다는 평행이론을 늘어놓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제작진한테 이 질문을 받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껴맞출 게 없다”고 했던 한다감은 그나마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 600년 이상 산 만신과 사투를 벌이는 연기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본인이 600년 산 만신이 아니라, 600년 산 만신과 사투를 벌이는 구미호 역할이었다는 뜻이다. 사돈의 팔촌까지 끌어 모은 격이다. 

차라리 역대 <라디오스타> 명장면을 훑어보는 게 더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었을지 모른다. 1시간 반 가까운 방송을 본 뒤 기억에 남는 건 숫자 6뿐이었다. 제작진의 의도가 게스트의 매력 발견이 아니라 <라디오스타> 600회 홍보였다면, 충분히 성공했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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