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통령 임기를 두고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은 문재인 정부 3년차를 강조하고 있고, 누구 하나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언론들의 명명대로 따라가다 보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은 집권 6년차가 된다.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는 5년 단임제다. 헌법을 고치지 않는 한 6년차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간단한 셈법을 언론이 모를 리는 없다. 그럼에도 2년도 되지 않은 문재인 정부를 꼬박꼬박 3년차로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 년을 앞지른 언론의 명명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유도하는 의도가 담겼다는 의심이 힘을 얻는다. 불과 몇 년 후면 말이 꼬이게 될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문재인 정부 집권이 오래된 양 착시효과를 주기 위한 조작인 셈이다.

단순히 집권 첫 해에 1년차, 다음해에 2년차 하다 보니 관성적으로 부르게 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물론 관성에 의한 실수라고 해도 변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의 잘못된 현상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언론이 매우 단순한 명명조차 틀리고, 수정하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넘길 일도 아니고 변명이 되는 것은 더욱 아닌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 4일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첫 방송을 공개한 데 이어 '가짜뉴스'를 반박하는 '고칠레오'를 추가 공개했다.

굳이 정치 안 하겠다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차기 대권주자 명단에 올려 여론조사를 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시작한 유시민 이사장은 ‘알릴레오’의 번외편 격인 ‘고칠레오’를 7일 오전 공개했다. 유시민의 팩트체크인 셈이다. 유시민 이사장은 거듭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위치는 정치 그라운드가 아니라 객석임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유시민은 최근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범인이라면 야망을 품을 만도 하다. 본인이 아니라는데도 굳이 언론이 유시민을 차기에 포함시키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유시민이 밝히지 않은 정치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이유를 나름 짐작해보게 된다. 대통령 임기가 일 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차기 주자들을 거론하는 언론의 불경한 저의를 차단코자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게다가 지금 거론되는 차기주자가 실제로 다음 대선에 임박해서도 유효한 지지를 받을 거란 아무런 보장도 없다. 때문에 언론이 성급하게 차기주자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권위를 흔들어 레임덕을 부추기려는 의도 외에 다른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그렇지 않더라도 아직 대통령이 임기 2년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니, 유력이니 하는 말들은 기본적으로 예의 없는 일이다.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 4일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첫 방송을 공개한 데 이어 '가짜뉴스'를 반박하는 '고칠레오'를 추가 공개했다.

유시민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어용지식인이 되겠다’는 선언을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왜곡과 모함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미였다. 그런 유시민이 예의 없는 언론의 경거망동에 꼭두각시가 될 이유는 없다. 누구보다 문재인 대통령을 잘 알고, 성공이 간절한 유시민을 차기대권주자 군에 포함시키는 행위 자체가 불쾌할 수 있는 일이다.

유시민은 '고칠레오'를 통해 정치 안 하겠다는 자신을 여론조사에 끼워 넣는 것에 대해서 “여론왜곡현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도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언론에 부드럽지만 단단한 경고를 전하고 있다. 언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안다는 의미다. 그런 언론과 싸우고 있는 듯한 누구도 하지 않는 말이다. 그것이 요즘 핫한 유시민 신드롬의 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또한 수많은 언론이 존재하는데도 새삼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필요한 이유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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