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게시판과 각종 야구기사들이 어제 하루 동안 "제9구단" 창단으로 시끌시끌했습니다.
언제부터 9번째 구단을 만드는 것이 그리 큰 소원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프로야구계의 숙원인 `제9구단' 창단이 급물살을 타며 야구계는 뜨거워지는 듯합니다.

연고지역은 경남, 창원시가 주도하는 이번 구단 창단은 이례적이라 할 만한 부분이 참 많죠. 보통 기업과 체결하는 야구단 창단이 지자체와 이뤄진다는 것, 그간 수도권에만 집중된 논의가 지역을 향했다는 점 등... 다양한 요인들이 이번 제9구단 창단이란 부분에 함께하는데요.

▲ 새로운 야구단의 홈으로 유력한 창원시 마산구장. 마산구장도 정겹게 그 이름을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번에 체결하는 건 "양해각서(MOU)".
한마디로 정식 계약 전에 맺는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고, 그간 우리 야구계는 무수한 MOU에 속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야구장 건립과 관련한 부분이 바로 대표적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대구구장이나 광주구장의 신축에 얽힌 지자체와 대기업의 MOU, 지난해 겨울 우리 야구팬들을 또 한번 기대하게 했었죠. 결국 허탈감만을 안겨준 "양해각서"는 이제 야구장 신축이란 단어 자체가 불신의 상징처럼 느껴지게 하는데요. 대구나 광주의 경우, 조만간 새로운 구장 신축을 약속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첫삽을 뜨지도 않았습니다.

공사 자체가 시작된다고 해도 야구장 신축이 쉽지 않은 걸 우리는 서울 고척돔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동대문구장을 대신해 "하프 돔"을 짓는다고 했다가 "완전 돔"으로 업그레이드를 시키더니, 또 공사중단이 이야기됩니다. 이 고척돔을 바탕으로 치를 2012년 국제대회가 걱정된다는 기사도 한가득 쏟아져 나왔죠.-뭐 다시 추진한다곤 하네요.-

사실, 우리 프로야구의 문제는 여러 가지 부분에 존재합니다.

야구의 인기가 매년 최고조에 이른다곤 하지만 그만큼의 수준이 따르는지는 늘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야구장 환경과 여러 가지 여건,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쉬이 야구를 즐길 분위기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죠.

특히 수도권의 문학구장이나 부산의 사직구장, 서울의 잠실구장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구장환경은 부끄러운 수준이란 거, 이제는 말하기가 입이 아플 지경입니다.

늘 반복되는 "새로운 구장"논의에 뒤따르는 전면 재검토, 다시 몇몇 기업들이 언급되며 나오는 MOU체결, 그리고 또 무산...

이런 패턴들 속에 제 9구단의 창단이란 기사는 신빙성이 크게 가지도 않을 뿐더러, 신빙성이 간다한들 의미가 커보이지도 않습니다. 기본적인 부분들부터 해결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는 거, 모든 일의 기본 아닐까요?

지금 프로야구단에게 가장 필요한 것, 최고의 숙원사업이 뭔지 다시금 고민하는 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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