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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보다 설레게 하는 전남편! ‘남자친구’ VS 명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나쁜형사’[이주의 BEST&WORST] tvN <남자친구>, MBC <나쁜형사>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8.12.08 11:30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남친보다 전남편! <남자친구> (12월 5~6일 방송)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송혜교와 박보검인데 설레지 않는다. tvN <남자친구> 이야기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바뀌었을 뿐, 동화호텔 대표 차수현(송혜교)과 신입사원 김진혁(박보검)의 사랑은 결국 남자판 신데렐라 스토리다. 너무 해맑고 순수하기만 한 남자와, 더 이상 사랑 따위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순수남을 만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랑의 감정이 튀어나온 여자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리고 부모의 반대. 남은 건 차수현의 어머니에게 물 컵 세례 받는 김진혁의 젖은 머리 정도일까.

그럼에도 <남자친구>를 이번 주 Best로 선정한 건, 차수현도 김진혁도 아닌 차수현의 전남편 정우석(장승조) 때문이다. 수현과 이혼한 재벌남 정우석은 모든 것을 돈과 권력으로 평가하며 사람 취급하지 않는 자신의 세계에서 수현을 해방시키기 위해 이혼을 결심한 순정남이다. 수현과 이혼하기 위해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다고 거짓말했고, 수현과 이혼 후에도 그 여자와 위장 연애를 이어가며 재혼을 하지 않는다. 수현을 탈출시키기 위해 자신의 순애보 사랑은 꼭꼭 숨겨놓은 남자. 

‘순수함’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든 해맑게 웃고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는 진혁보다, “수현아, 너나 나나 우리가 우리 인생이라고 산 적 있었니?”라고 말하면서 뒤에서 남몰래 수현을 물심양면 도와주는 우석의 사랑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당연하다.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재결합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못 박고 나가는 수현을 향해 “난 언제 너한테 말이 되는 사람이 되는 건데?”라고 혼잣말하고, 수현의 생일 선물을 주기 위해 속초까지 가서 호텔 지배인에게 맡겼지만 결국 비서를 통해 선물을 돌려받게 된다. 여자 주인공의 사랑에 목마른 그 결핍이 우석의 매력을 채워준다.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드는 것이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사명감이라면, <남자친구>에서 그 사명감은 진혁이 아닌 우석이 가지고 있다. 

진혁이 근거 없는 루머에 시달리는 수현을 도와준답시고 호텔 로비에서 ‘라면 스캔들’ 주인공이 자신임을 밝히는 사이, 우석은 동화호텔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수현의 스캔들 제보글이 더 이상 퍼져나가지 않게 서버를 다운시키라고 요구한다. 수현을 망가뜨리려는 어머니의 술수에 절대 휘둘리지 않고 수현을 돕는다. 물론 절대 생색내지 않는다. 우석의 키다리 아저씨 지수가 높아질수록 진혁의 철부지 지수는 상승하고 매력 지수는 떨어진다. MBC <돈꽃>과 tvN <아는 와이프>에 이어 장승조는 매력적인 서브 남주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이 주의 Worst: 명분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나쁜형사> (12월 3~4일 방송)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

MBC <나쁜형사>의 우태석(신하균) 팀장은 원칙대로 하면 범인을 못 잡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동강간범 용의자를 높은 난간에 매달아놓고 협박하면서 피해자의 위치를 묻고, 13년 동안 찾아온 연쇄살인마 장현민 검사의 추락을 방조하면서 혼수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법으로 심판하기 전에 개인의 힘으로 찍어 누르는 방식인 것이다. 

안팎으로 무조건 들이박는 시한폭탄 경찰, 개명하고 검사로 돌아온 연쇄살인마, 부모까지 죽인 칭찬에 목마른 천재 사이코패스. 모두 다 센 캐릭터들이다. 누군가는 잡아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잡히지 않아야 하는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 긴장감은 극에 달해야 한다. 하지만 음악만 빠르다. 여자의 치아를 뽑으면서 희열을 느끼거나 부모를 죽이는 끔찍한 사건들이 휘몰아치는데, 전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왜일까. 우태석 팀장이 자신의 살인 흔적을 지우려는 장현민 검사를 덮쳤을 때도 그다지 통쾌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

사건만 나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회 만에 무려 3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2명의 연쇄살인마가 등장했다. 그런데 캐릭터에 대한 설명 없이, 그들의 충격적인 행위만 설명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그들을 쫓는 우태석 팀장의 이글거리는 눈빛만 클로즈업했다. 우태석 팀장이 살인미수범이 되면서까지 장현민 검사를 처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로지 13년 전 자신이 보호하지 못해 죽은 목격자 배여울 때문일까. 그것부터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으니, 우태석의 행동이 그냥 발악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경찰 개인의 복수심으로 처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는 건 좋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부실하고 부패된 시스템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것이 <나쁜형사>의 한계다. 신하균이 눈을 부라리고 주먹만 휘두른다고 없던 긴장감이 생기진 않는다. 겨우 겨우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드라마의 수명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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