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에 김제동이 출연했습니다. 승승장구를 즐겨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달변가 김제동이 나온다고 해서 봤습니다. 반갑기도 했고, 무엇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와 김제동이 다시 만나는 의미 있는 방송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앞으로 그가 KBS에서 재기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지만, KBS 출연 자체가 좋은 징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제동은 언어의 마술사답게 자기에 대한 질문, 오해, 궁금증을 쉽게 풀어나갔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지만 제 눈길을 끄는 한 가지 대목이 있었습니다.
그가 일반인으로 살아가던 시절에는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불평을 하거나 자기변명을 하는 것을 볼 때, 그는 그들이 그렇게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욱하기도 하고요.
그 말을 들으면서 우리가 인터넷 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댓글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예전에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크리스탈이 한 인터뷰에서 "스케쥴을 하는 게 너무 피곤해요"라고 했는데, 그 밑의 댓글이 바로 김제동이 한 말 그대로였습니다.
"나랑 바꾸자" / "배부른 소리하네" / "그 정도 돈 벌려면 그건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식의 댓글들이 많았습니다. 크리스탈 이외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조금만 불편한 소리를 하면, 연예인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조금도 불평을 할 수 없다는 식의 댓글들이 난무합니다. 김제동이 말한 것처럼, "연애 한 번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그러면 해라" "니가 선택한 길 아니냐?"라는 식의 비아냥거림도 많이 받고 있지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연예인이 아닌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연예인이 돈을 벌고, 인기를 누리는 것이 당연히 부러울 수 있습니다. 왠지 연예인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반대로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일반인들이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우리 같은 "일반인의 일"이 특별한 일이고, 연예활동이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이죠.
생각해보면 우리는 연예인이 되지 않기로 선택한 거고, 그들은 일반인이 아니기를 선택을 한 것이지요. 그러니 피차 마찬가지인 것이라는 점입니다. "돈을 많이 번다"라고 하는데 꼭 연예인만 돈 많이 버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유난히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만 돈 많이 버는 것에 대해서 비난받고, 그들은 마치 일반인을 동경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조금 불공평한 게 아닐까요?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연예인이 조금 싫은 소리를 해도 너그럽게 포용하면 어떤가 하는 것입니다. 김제동은 두 삶을 제대로 다 경험해봤기 때문에 그 점에 있어서는 더 포용력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많은 연예인들이 김제동에게 의지하는 걸지도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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