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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아현지사 화재 "문제는 민영화·외주화""이석채·황창규 체제 KT, 구조조정·외주화로 통신공공성 약화시켜"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12.05 13:3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정부와 KT가 근본적인 사고 원인을 짚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영화 이후 이어진 KT의 실적위주 운영과 외주화가 이번 화재의 원인임에도 정부와 KT는 요금보상책만 논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T 민주화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참여연대, 민중당 등 20개 단체는 5일 오전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KT의 민영화와 외주화가 아현 화재 참사를 불렀다며 통신공공성 강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통신은 공공서비스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국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며 "하지만 민영화된 통신업체들은 비용절감에만 매달렸고, 이는 구조조정과 외주화를 통한 비정규직 확산과 안전성 투자 미비로 이어졌다. 이런 폐해가 집약된 결과가 이번 화재로 인한 '통신대란'"이라고 비판했다. 

KT 민주화연대, 전국언론노조, 참여연대, 민중당 등 20개 단체는 5일 오전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KT의 민영화와 외주화가 아현 화재 참사를 불렀다며 통신공공성 강화를 촉구했다. (사진=미디어스)

2002년 민영화된 KT는 정부 지분이 없는 완전한 민영기업이다. 그러나 KT 회장직에는 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KT 회장직에 전문성이 결여된 정권의 코드 인사가 임명되어왔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은 이번 아현 화재 사고가 KT의 민영화와 업무 외주화, 전문성 없는 CEO의 무리한 실적위주의 경영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이석채 회장은 임기 초반 직원 5992명을 명예퇴직 시켰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황창규 회장은 취임 3개월 만에 구조조정을 실시해 직원 8304명을 내보냈다. 그 과정에서 KT의 공공서비스 유지 인력과 설비투자는 상당 수 줄어들었고, 회사 경영은 핸드폰 판매실적 등에 집중돼 아현 화재는 '필연'이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 아현 사고 현장을 긴급 복구하는 데 투입된 인력은 대부분 KT의 하청업체 노동자들로 알려졌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KT에는 케이블선 관리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석채-황창규 회장 경영시기 KT의 전화국·동케이블 매각 문제도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회장 시절 326개였던 지사는 236개로 줄어들었고, 황 회장 시절 지사는 다시 182개로 감소됐다. 통신시설 매각으로 각 지사에 통신시설 집중화가 이뤄진 것이다. 

문제는 중요성이 높아진 각 시설에 대한 등급분류와 관리다. 아현국사 화재 당시 국회에 보고된 통신시설 관리 등급을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A~C등급까지는 29개, D등급은 354개 였다. A~C 등급 시설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아현국사와 같은 D등급은 관리대상이 아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D등급 중 A~C등급으로 변경해 관리되어야 할 국사는 최소 30~40개소로 추정되고 있다. 경영효율화를 위해 통신시설 집중화를 실시하고도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아현국사의 경우 CCTV마저 설치되어 있지 않아 현재까지도 화재 발생 원인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태연 KT민주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화재 당시 정부와 통신사 CEO는 공공재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요금 보상을 얼마만큼 하겠다는 수준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는 간단하다. KT민영화 이후 비용줄이기 위한 외주화 속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며 "해야할 일은 KT의 공공성을 복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세구 KT전국민주동지회 전 의장은 "KT에서 30년을 근무했는데, 2002년 민영화 이후 달라졌다. CEO들은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이어가 공공성 투자는 줄어들고, 백업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피로도가 누적됐다"고 분석했다. 

강 전 의장은 "결국 아현사태는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은 그동안 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조마조마해가며 근무를 해왔다"며 "아현과 같은 집중 통신국사는 전국적으로 수십군데에 이른다. '통신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황창규 회장 사퇴 등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제대로 된 선례를 남겨야 공공성을 확대하고 재발 방지를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와 KT가 확실히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민생팀장은 "화재 사고 다음날 황창규 회장은 추가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정부 대책 회의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KT는 2차 피해 방안에 대해 2014년 SKT사례를 참고하겠다고 했다. 당시 SKT는 고작 하루 이틀 치 요금감면을 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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