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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센티멘털 로망스는 감성을 자극한 최고의 여행이었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10.11 10:43

다섯 명이 된 1박2일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팬들에게는 우려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지난 서울 특집에서 그들이 보여준 가능성은 숫자 보다는 지향점을 명확히 하는 것과 실천의 중요성입니다. 여행 버라이어티가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기 시작한 그들은 <1박2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정착시키기 시작했습니다.

10개의 명곡과 함께 하는 가을 여행

강호동의 유난히 호들갑스러운 오프닝을 시작으로 그들은 가장 행복한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누구나 들으면 알법한 명곡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가을 여행과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었습니다. 다섯 명의 남자들의 멋쩍은 가을 여행을 어색하지 않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음악여행은 <1박2일>이 선택한 현명함입니다.

   
   
KBS 예능 국장과 부장의 차까지 동원된 오프닝은 이문세의 명곡 '시를 위한 시'로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지만 제목까지 기억하기는 힘든 게 현실인 것을 보면 제작진들이 내세운 주제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유롭게 주변에 제목을 물어봐도 좋다는 제작진의 이야기는 그만큼 많은 이들이 제목까지 기억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최고급 차량에 대한 기대는 소형 차량에 대한 만족으로 그쳐야 했지만 이번 음악 여행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하조대'를 찾아가야 하는 과정에서 한정된 시간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주어지는 벌칙으로 예능이 가지는 재미를 추구했습니다. 지정된 시간을 넘기면 30분에 한 명씩 아침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그들은 설악산 등반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만 했습니다.

여행지로 향하며, 노래가 주제인 만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추억과 함께 했던 노래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기억 속에 살며시 숨겨져 있던 노래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인간 주크박스 이수근, 학창시절 공부는 안 하고 노래만 불렀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듣고 승기가 붙여준 '이차르트'마저도 당황스럽게 한 명곡들은 많았습니다. 입가에 맴돌면서도 선뜻 누구의 어떤 곡인지 쉽게 떠올려지지 않는 이 노래들은 우리의 기억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파편들만이 존재할 뿐이지요. 그렇게 파편화된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아픔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행복을 전해주고는 하지요. 다시 들어도 멋진 '센티멘탈 로맨스'에서 준비한 10곡의 노래는 대한민국 가요가 전해주는 전설이었습니다.

입가에 맴돌지만 알기 힘든 기억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노래에 취하고 사람을 추억하게 만들었습니다. 고인이 된 홍성민의 '기억날 그 날이 와도'와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의 노래들은 가을을 위해 만든 곡이라도 되는 듯 특별하게 다가오기만 했습니다.

한 사람을 기억하고 한 여자를 위해 만든 유재하의 데뷔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는 25살이라는 너무나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사망하며 유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싱어 송 라이터로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그는 그렇게 떠나고 나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고인이 되어버린 그를 위해 가족들은 앨범 수익금으로 1988년 유재하 음악 장학회를 설립하고 다음 해인 88년부터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대회 조규찬이 대상을 받으며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싱어 송 라이터들은 이 대회를 통해 가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낯선 사람들'이 더욱 익숙한 고찬용과 말이 필요 없는 유희열, 심현보, 루시드폴, 정수월, 최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방시혁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출신입니다. '자화상'의 나원주, 김연우, 정지찬, '피터팬 컴플렉스'의 전지한, '재주소년'의 박경환, 노리플라이, 스윗 소로우 등 너무나 쟁쟁한 싱어 송 라이터들이 모두 유재하를 기리고 그가 남긴 음악을 통해 음악을 꿈꾸게 만든 이들이었습니다.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함께 설악산을 굽어보는 장관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함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들의 특별할 것 없는 여정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음악의 힘'이었습니다.

문제와 함께 해당 가수의 곡을 설명해주는 방식과 여행지를 과거와는 달리 좀 더 자세히 조명하는 방식은 달라진 <1박2일>입니다. 여행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향토 음식과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기존의 <1박2일>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그들의 중심에 과거 게임만이 존재하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여행지가 있었고 그 안에서 여행을 즐기는 그들이 존재했습니다.

   
   

   
   

 

 

 

 

 

길치가 되어버린 이승기로 인해 두 명이 벌칙을 받아야만 했지만 하조대에 올라 굽어본 바다는 직접 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었습니다. 동해의 가을 바다와 함께 흘러나온 산울림의 '너의 의미'는 김창완의 기교 없는 담백한 노래만큼이나 깨끗하고 정취가 그대로 묻어나 있었습니다. 

먹을거리와 게임이 있으면서도 기존의 방식과 달라진 것은 중심이 여행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게임과 먹을거리에만 집중했던 과거와는 달리 여행이 중심이 된 이번 여행은 비로소 <1박2일>의 모습을 찾은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가을을 가장 가을답게 즐길 수 있는 명곡들과 함께 하는 그들의 가을 여행은 어쩌면 <1박2일>의 가장 멋스럽게 만드는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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