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양승동 KBS 사장이 내년 3월 KBS 구조개혁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감사원이 발표한 'KBS 기관 운영 감사'에서 KBS는 상위 직급자가 60.1%에 달하는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된 KBS사장 인사청문회에서 KBS 구조 개혁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KBS가 군살 빼기에 돌입한다고 들었다. 간부가 너무 많다. 억대 연봉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양승동 사장은 "상위직급이 과다하다는 의견을 감사원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았다"면서 "관리직급 1직급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7월에 승진 유보 조치도 했다. 보직자가 16%인데 더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승동 KBS 사장. (연합뉴스)

양승동 사장은 "지금 직급이 관리자급까지 서열화되고 관료화돼 있는데, 이 직급 체계를 일 중심으로 실무형 그룹과 보직 책임자 그룹, 전문가 그룹으로 나눠 내년 상반기에 개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량해고설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노사합의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노조에서 합의해줄 리가 없다"며 "다만 고령화돼 있어 조건을 부여하면 명예퇴직도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간사는 구체적 계획을 요구했고, 양승동 사장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다"면서 "방침을 갖고 있고, 내년 상반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KBS에서 1억 이상 연봉 받는 분이 56.1%"라며 "최근 5년 동안 신규 직원 몇 명 뽑았느냐"고 물었다. 양승동 사장이 "신규채용이 2017년에는 없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이 질문은 KBS 전 구성원에게 드리는 얘기"라며 "사장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국감 자리에서 1년에 2번 정도 하는 시늉만 하고 넘어가는 게 KBS 상황"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양 사장은 "이 문제는 감사원 지적 사항이고 방통위 재허가 사항이므로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김경진 의원은 "적자 나고 이쯤 되면 사기업이면 진작에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해고 가능성을 검토했을 것"이라며 "KBS 내부에서는 그런 검토는 한 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양승동 사장은 "오늘 청문회는 3년 동안 어떻게 KBS를 이끌 것인가를 밝히는 자리다. 저는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신뢰도, 영향력, 도달률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하는 게 사장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KBS 조직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경진 의원은 "내년 3월 1일부터 구조 조정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확약할 수 있느냐"고 구체적 시기를 요구했고, 양승동 사장은 "사내 설명회, 공정회, 노조 협의를 근로기준법상 하게 돼 있고, 이사회 의결도 필요하다"며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과방위원장이 "내년 3월까지 변화하는 거라고 봐도 되는 것이냐"고 묻자, 양승동 사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도 "내년 3월까지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여야 불문하고 KBS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 사장은 "반드시 말씀하신 KBS 혁신을 하겠다"고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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