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니죠. 아무리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서 별의 별 수를 다 동원하기도 하고, 그만큼 1박2일은 물론 SBS의 영웅호걸에게도 밀리고 있는 일밤의 새 프로그램인 오늘을 즐겨라가 어떻게든 인지도를 확산시켜야 할 절박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역효과가 날 뿐입니다. MBC의 쇼음악중심 스페셜 MC로 중년의 영화배우 정준호와 신현준을 내세운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담스러운 무리수였어요.
쇼음악중심의 기존 진행자였던 소녀시대의 유리와 티파니가 일본 진출 활동으로 MC자리를 비우는 동안 새로운 후임을 선발하지 않고 매주 아이돌의 에이스들을 중심으로 스페셜 MC로 세운 것도 계속 일입니다. 진행자라고 해도 무대와 무대 사이를 브리지처럼 무리 없이 연결해주는 한정된 역할만 감당하면 되는 일이니 가능한 임시 처방이죠.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훨씬 더 적은 분량과 부담을 가진 자리이기에 일일 MC의 중압감은 훨씬 덜합니다. 오히려 세련되고 능숙한 것보다는 조금은 서툴고 과장스럽고 때로는 닭살스러운 진행들이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즐기는 재미중 하나였구요.
이전의 다른 아이돌 진행자들처럼 정말 서투르고 어색하기에 풋풋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는 것과 그런 포인트를 잡아서 어색한 옷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그 오랜 시간동안 쌓아올린 자신들만의 매력과 장점을 발산할 수 있는 자리와 방법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이들의 무대에 무리하게 올라와서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들의 미숙한 모습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군요. 앞으로 방송될 오늘을 즐겨라의 미션 중 하나였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도전이라면 차라리 뒤에서 고생하는 스텝이나 진행을 돕는 편이 더 나았을 거예요.
그냥 그 프로그램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이전의 꼭지들처럼 일상 탈출이라면서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승리와 외국인과의 미팅을 주선하거나, 일반인들에게 말도 안 되는 물건들을 강매하며 세일즈 정신을 외치거나, 이번처럼 음악중심 일일 MC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 무모한 도전도 좋고 무리한 도전도 좋지만 그것들을 묶어서 책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이들의 명분과 다짐이 납득이 가기 위해서는 이런 식의 억지가 아닌 진정 진솔하고 일반적인, 그리고 각자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모습이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중년 배우들이 자기 이름이 달린 반짝이 마이크를 들며 자식뻘 아이돌들의 틈에서 어색한 진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죠. 냉정하게 말하자면, 망하려면 혼자 망하는 것이 낫지 괜히 다른 프로그램에까지 민폐를 끼칠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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