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최종엔트리가 지난 17일 오후에 발표됐습니다. 이승렬(서울)이 제외된 것과 와일드 카드를 단 2명만 썼다는 것이 다소 의외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U-20(20세 이하) 대표팀에 활약했던 멤버 다수가 포함돼 많은 것을 기대하게 했는데요. 지난해 이맘 때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올라 한국 축구를 춤추게 했던 주역들,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 김민우(사간 도스), 홍정호(제주), 김영권(FC 도쿄) 등이 모두 출전하고 여기에 박주영(AS 모나코), 김정우(광주)가 와일드 카드로, 또 기성용(셀틱)도 합류하게 돼 역대 가장 기량이 탄탄한 멤버로 구성, 아시안게임에서 24년 만의 금메달을 노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철저하게 선수들의 실력과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는 측면에서 이미 기량이 검증된 이름 있는 젊은 선수보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 위주로 대거 발탁했다는 것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선수 발탁에 23세 이하가 아닌 21세 이하로 주축 선수를 짠 것에 대해 "이 선수들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라면서 "내년부터 시작되는 올림픽 예선을 고려하면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국제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이라는 짧은 기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했다"고 말해 철저하게 아시안게임 성적 뿐 아니라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내다보는 엔트리를 구성했음을 직접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미 U-20 월드컵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선수들인 만큼 좋은 실력을 갖춘 선수라면 자신과 함께 해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새로운 신화를 쓰고 한국 축구 미래의 주역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홍 감독의 의지가 잘 담겨있는 엔트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 홍명보 아시안게임 겸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홍 감독의 의지, 생각만큼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 가운데서는 한국 축구의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이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줄 알고,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장점을 잘 살려내면서 진화형 선수로 지금도 꾸준히 거듭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끄는데요. 그런 모습들 덕분에 성인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구자철, 김보경은 전임 허정무 감독 시절부터 대표팀에 오르내렸고, 조영철, 김영권, 홍정호, 김민우 등은 조광래 감독 초기부터 이름을 올려 대표팀을 이끌 차세대 주역으로서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요. 20살 안팎의 어린 나이에도 자신감과 패기로 똘똘 뭉쳐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이들이 U-20 대회를 비롯해 이번 아시안게임, 나아가 런던 올림픽과 성인 대표팀에서의 경험을 잘 살려낸다면 '진화형 대표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뿐 아니라 한국 축구 미래의 진정한 주역다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름보다 실력 위주로 원리 원칙에 맞는 팀을 구성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홍명보호가 다른 측면에서 봤을 때 '너무 이름 없는 선수들만 나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이번에 발탁된 와일드 카드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U-20 월드컵을 통해 이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한 만큼 그렇게 우려할 만 한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친 기존 U-20 멤버들과 기성용, 박주영, 김정우 등 성인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한데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나서 매 경기마다 더 나아지는 경기를 펼치지 않을까 하고 기대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홍명보호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U-20 월드컵 때만큼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면서 24년 묵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한도 풀고,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힐 주역으로 거듭날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만약 금메달을 따낸다면 병역 혜택의 길이 열리고 그에 따라 해외 진출 등 더 많은 부가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이 동기 부여를 갖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