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가 '가짜뉴스 허위조작정보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가짜뉴스를 어떻게 규정하고 판별해낼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17일 오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위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인사말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짜뉴스'란 단어에 대한 오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홍영표 원내대표는 "가짜뉴스, 페이크뉴스라는 말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접하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에서도 오래 전부터 허위조작정보가 만연해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동네 경로당에 가서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십조를 어디다 숨겼다든지, 5·18은 북한군이 저지른 만행이라든지,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많은 가짜뉴스들이 특히 SNS를 통해 전파되고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것은 결국 우리 사회가 건강한 공동체로서 지속해나가기 위해 굉장히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걸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 80% 정도가 가짜뉴스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한다"며 "우리 당에서도 박광온 의원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도 만들고 입법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미 국회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11개 정도의 법안이 제출돼 있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일각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상충되는 부분이 없느냐는 문제제기도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게 용어가 가짜뉴스로 보편화 돼있지만 정확히 말씀드리면 허위로 조작된 정보에 대해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라며 "정보에 대해서는 기존 현행법을 통해 많은 분야의 규제가 정비돼 있는데, SNS를 통해 전파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에 이것이 갖는 확산속도와 파괴력을 감안했을 때 이 부분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리는 일부 전문가, 일부 언론에서도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결코 안 된다. 그 생각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허위조작정보를 전파하는 매개체인 SNS에 대해 포커싱을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우리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SNS 시대에 맞게 새로운 규제 대책을 만드는 데 있어 세계 많은 나라가 함께 고민하는 문제"라며 "그래서 단순히 우리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스탠다드를 만들어간다는 박광온 의원의 말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11월 초부터 토론회 의견을 바탕으로 정기국회에서 대책을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가짜뉴스 허위조작정보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로회에서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발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발제자로 나선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가짜뉴스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판별의 주체가 정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허위조작정보가 생산되는 이유는 돈벌이와 정치적 수단 2가지"라며 "허위조작정보를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그냥 둘 수는 없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진봉 교수는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며 "거기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는 범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표현의 자유 때문에 그냥 두자는 게 얼마나 사회를 병들게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불량식품을 막자고 하지 않느냐. 국민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조작정보는 왜 그냥 둬야 하느냐"며 "생각이나 의식, 사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진봉 교수는 "표현의 자유와 허위조작정보의 충돌지점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가 뉴스다. 정치권력이 언론사를 통제하거나 비판을 억압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허위조작정보 안에 언론의 보도를 제한하는 것은 빠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진봉 교수는 허위조작정보는 3가지 특성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허위조작정보는 조작성, 의도성, 형식성이란 특성이 있다"며 "사실이 있음에도 왜곡하거나 변형시키고, 그 행동에 의도가 있으며, 특정세력·특정인 등에 안 좋은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뉴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봉 교수는 "다만 허위조작정보를 판별하는 주체가 정부가 돼서는 곤란하다"며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제3의 위원회를 구성해 허위조작정보를 판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치성 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위원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전문위원은 "가짜뉴스의 경우 여러 경로로 출처를 세탁한다"며 "한 예로 200조 원 퍼주기란 가짜뉴스를 보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부동산 업자가 블로거에 올린 것을 극우보수 성향의 유튜브, 인터넷매체에서 그걸 퍼갔다. 그게 다시 유튜브 동영상으로 발행되고, 그걸 전문가가 기정사실화하고 논지를 전개하다. 이런 경우에는 상당히 구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치성 전문위원은 "관점과 가치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황 전문위원은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메시지에 접근하고 분석 평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하고 참여하는 능력"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21세기 핵심 역량으로 치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전문위원은 "향후 교육과정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실행하고, 대학교육과정에서도 미디어리터러시 교과목을 개설해야 한다. 평생교육 차원에서도 미디어리터러시 실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황치성 전문위원은 초중고 교과와 연계된 교육, 비교과 영역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후, 자유학년제 및 기타 진로활동에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중장기적 차원에서 독립교과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대학에서는 교양선택 과목으로 교과목을 개설하고 교대, 사범대, 언론학과, 문헌정보학과 등 관련성이 높은 학과에서 교양필수 이상의 교과목을 개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생교육 차원에서 전국 미디어센터 및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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