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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넷플릭스 국내 진출, 제대로 대응하려면[인터뷰]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10.09 15:3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글로벌 CP의 국내 시장 진출이 한창이다.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 1위는 유투브이고, 대표적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제휴해 IPTV 플랫폼 서비스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활발하게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미디어산업 경쟁 구조 개선, 제작시장 관행 개선 등이 기대되는 반면, 망 이용대가 지불, 조세회피 문제, 개인정보 보호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손꼽힌다. 미디어스는 글로벌 CP의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정책 방향성과 관련해 최근 '글로벌OTT 사업자의 국내 진출과 대응방안'이란 정책이슈리포트를 발표한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을 인터뷰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 (연합뉴스)

Q. 글로벌CP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A. 콘텐츠 및 서비스 경쟁은 국가 간 경쟁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콘텐츠도 해외에 수출되고 있고, 다량의 해외 콘텐츠도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국내외 콘텐츠간의 직접적인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공급하는 플랫폼적 성경을 지니는 글로벌 OTT의 확산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책적으로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확산이 국내 전체 미디어 산업에 경쟁 촉진 압력으로 작용될 수 있고,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확보하며, 국내 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새롭게 모색하고 수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AT&T-타임워너 합병, 디즈니-폭스 합병 시도의 경우 넷플릭스와 같은 OTT의 MVPD 시장 경쟁압력이 배경이 된 것이다. 미국은 전체적 미디어 시장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

Q. 일각에서는 국내CP와의 수익배분 차별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A. 일방 당사자에 대해 불공정하게 수익배분비율을 책정하고, 그러한 수익배분 구조를 고착화시키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면, 다른 산업분야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행위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콘텐츠 시장에도 적극 개입할 당위성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국내 사업자에 대한 수익배분비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프레임으로 접근하거나, 정부 개입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시각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수익배분비율을 다르게 책정한 제반 사정에 비춰보면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지상파 VOD는 모든 IPTV사업자에게 동일하게 제공되고 있는 반면, 넷플릭스는 특정 IPTV사업자와 독점계약을 체결하여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경우 넷플릭스의 수익배분비율을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지상파와 달리 자체 앱을 통해 UI/UX 구성, 콘텐츠 편성, 추천 검색 알고리즘 개발 등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는 점, 지상파 VOD는 품질관리 및 고객민원 대응을 유료방송플랫폼사업자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데 반해, 넷플릭스는 기술적 대응, 고객 불편 문의 등을 자체적으로 처리한다는 점, IPTV사업자가 제공하려는 넷플릭스 서비스는 PIP(Platform in Platform) 방식으로 프로그램 단위로 판매 및 수익을 배분하는 일반 VOD와는 수익배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를 논의하기 前에 수익배분비율을 다르게 책정할 수 밖에 없는 제반 사정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다만 방송사업자 간의 불공정행위나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사업자를 불문하고 국내 방송시장의 상생을 위해 규제기관이 개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동일 조건하에서 제공되는 콘텐츠에 대해 글로벌 OTT의 국내 CP에 대한 역차별이 있다면 엄중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반드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동등 서비스, 동등 거래' 원칙이 준수돼야 한다.

Q. 넷플릭스가 국내 제작 시장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제작시장을 독점하고 한국을 하청기지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A. 글로벌 OTT 사업자들이 과도한 수익배분비율을 주장할 경우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국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 감소와 저가 콘텐츠 양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 제작사는 글로벌 OTT 사업자의 하청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는 이에 대한 합리적인 수익배분비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을 '콘텐츠 제값 받기' 확산으로 이어갈 필요도 있다. 기존의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은 플랫폼 사업자에 비해 '을'의 지위에 있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높았다. 그러나 글로벌 OTT라는 강력한 국내 콘텐츠 구매자가 등장할 경우 공급시장이 확대되고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16년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PR 및 2017년 EBS 다큐프라임 독립PD 사망 사건 등 방송국과 외주제작사의 불공정 관행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에도 노동환경 및 제작환경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OTT 사업자의 국내 시장 등장이 플랫폼 사업자간 콘텐츠 확보 경쟁을 통한 제작환경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단 얘기다. 실제로 국내 드라마 제작비가 많아야 회당 수억 원에 그치는 반면, 넷플릭스가 투자해 제작하는 드라마 '킹덤'의 회당 제작비는 15~20억 원 수준에 이른다.

Q. 선순환 효과도 있지만 글로벌 OTT의 국내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는 지워지지 않는다. 이미 유럽의 경우 넷플릭스 등이 장악하다시피 했지 않나

A. 넷플릭스의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 유럽국가의 동영상 시장점유율이 83%, 스웨덴, 핀란드 등 비영어권 유럽국가에서도 76%를 점유하고 있다. 자국 문화보호가 엄격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도 68%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동영상 시장은 이미 넷플릭스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U가 자구책을 강구해 VOD 전체 콘텐츠 중에 국내에서 제작하거나 투자한 콘텐츠 비중을 30% 이상이 되도록 규제하는 콘텐츠 쿼터제 도입에 합의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콘텐츠 보호와 문화 종속 우려에 대한 대비책으로 콘텐츠 쿼터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국 콘텐츠 보호정책이 부실하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는 국내에 서버가 없기 때문에 국내법 적용도 받지 않아 위법행위에 대해 정부가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용자 선택권 제한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저작권 문제도 있다. OTT의 특성상 OTT 동영상 서비스들이 국내 방송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으나, 이들 중 국내 저작권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국내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불법 저작권 콘텐츠가 유통·확산되면서 국내 온라인 콘텐츠 생태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공정한 수익배분의 문제와 아울러 글로벌 OTT 사업자로부터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Q. 글로벌 CP가 망 이용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A. 구글 등은 자사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ISP에게 무상 제공하고 해당 국가에서 망 이용에 대해 무상연동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 등의 요구에 대해 ISP는 망이용대가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인터넷의 핵심 콘텐츠를 고품질로 국내 이용자에 제공하기 위해 캐시서버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국내도 유사한 상황이다. 글로벌CP의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캐시서버 무상설치 및 망 이용대가 미수취의 계약구조는 국내 ISP의 더 많은 네트워크 증설 투자를 요구함에 따라 한계에 다다랐다.

실제 트래픽의 다수를 점유하는 주체와 무관하게 망 투자비용은 국내 ISP와 CP사업자들이 부담하게 되면서 사실상의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CP와 국내 CP간 역차별 개선과 인터넷산업 생태계의 지속적 성장 발전을 위해서는 합리적 거래질서를 담보할 수 있도록 글로벌 CP의 국내 서버 설치 의무 등의 규제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Q. 글로벌CP의 조세회피도 전 세계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들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A. 디지털 상거래의 경우 공급지와 소비지가 달라 과세 관할권을 어디에 둬야할지에 대한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거래의 경우 물리적 국경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통관 등의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넷플릭스, 구글 등 다양한 글로벌 CP 기업들이 이러한 물리적 고정사업장의 제도적 한계를 이용해 과세를 회피하고 있으며, 향후 클라우드컴퓨팅, IoT, 빅데이터 등 초연결적 정보통신기술 산업이 발달할수록 이러한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조세 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외국 법인의 국내 사업장에 대해 BEPS 관련 보고서(통합기업보고서, 개별기업보고서 및 국가별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해도 미이행에 따른 과태료 감수를 선택해 성실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수 있고, 거래의 투명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다고 하더라고 직접적인 과세 부과 근거규정이 없으면 글로벌 CP의 조세회피를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조세의 근거가 되는 연계거점(Nexus) 이슈는 물리적 사업장이 없을 수 있는 디지털 상거래의 특성상 기존 고정사업장 중심의 조세 규정을 보완하기 위한 입법적 마련이 필요하다. 현실적 대응방안은 구글의 광고수입 등에 대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국가에 고정사업장 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상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디지털 존재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OECD의 BEPS 프로젝트 상 디지털경제에서의 과세방안에 따르면 디지털 상거래 특징상 해당 국가에 물리적 장소가 없더라도 일정 요건에 해당되면 새로운 연계거점으로 고정사업장을 판단하여 법인세를 과세하고, 나아가 예비적·보조적 활동만 수행하더라도 해당 활동이 사업의 주요 활동인 경우 예비적·보조적 활동이 수행되는 장소를 고정사업장으로 보아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OECD 등 국제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상거래에 대한 고정사업장 개념에 대한 재정의 및 현실화에 대한 법 개정과 아울러 한미조세협약에서 디지털 상거래의 현실을 반영해 과세기준을 수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Q. 개인정보 보호도 중요한 문제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스캔들 등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A. EU는 개인정보를 이전하는 제3국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GDPR의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될 경우에 한해 국외 이전을 허용한다. 우리도 최근에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EU의 GDPR 수준에 상응하는 개인정보의 역외 이전 보호 규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EU 집행위원회와 정적성 평가 협약을 조속히 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에 진출하는 많은 글로벌CP에 의한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불식시켜 정보주권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CP의 개인정보 수집·관리 현황에 대한 조사 및 검토도 필요하다. EU에서 적발된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보호 위반, 구글의 위치정보 불법 수집 등을 고려할 때, 개인정보 관련 글로벌 CP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또한 국내에 법인이나 서버를 두고 있지 않은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에 가입된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사업자들의 광고 등 영리 목적에 악용되거나 제3자에게 무단 이전되거나 유출될 경우를 대비한 법적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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