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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화 못 쫓는 노동부, 드라마 제작스탭 '턴키계약' 용인'스튜디오드래곤' 이어 '몬스터유니온', '개별 계약' 약속…"노동부가 제작 환경 개선 막아"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10.02 18:36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고용노동부가 최근 드라마 제작환경 근로실태 조사를 내놓으며 이른바 '턴키계약'을 맺고 있는 도급감독들을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로 특정한 해석을 내놓아 방송 스태프들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일부 제작사에서는 시대변화에 따라 방송 스태프들에 대해 개별근로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의 발표가 오히려 제작환경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방송스태프 비정규직 노동자 국회증언대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관련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방송 제작환경 실태와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논의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만연한 장시간 노동, 갑질문화 등 방송제작환경 전반에 걸친 문제제기가 이뤄지는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된 이슈는 최근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턴키계약'을 맺고 있는 도급감독들을 '사용자'로 해석한 고용노동부의 근로실태 조사결과였다.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방송스태프 비정규직 노동자 국회증언대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관련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채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의 담당 관계자들이 참석해 방송 제작환경 실태와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논의했다. (미디어스)

'턴키계약'은 조명팀, 동시녹음팀, 그립(특수장비)팀, 미술팀의 경우 용역료 산정기준 없이 총액만을 명시하는 '턴키(Turn-key)' 계약 방식을 말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부터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요청으로 드라마 제작환경 근로실태 조사를 9월 중 마무리 해 프리랜서에 대한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결과를 도출했으나 팀원을 거느리고 있는 도급감독들에 대한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태호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턴키계약 부분은 안타깝지만 외주제작사와 도급업체 팀장은 계약을 했고, 밑에 직원들을 고용했기 때문에 '사용자'의 성격은 도급업체에 있다고 판단했다"며 "외주제작사와 도급업체 계약 체결을 공정하게 하도록 해 도급업체 팀장이 사용자로서 근로조건과 복지혜택을 제대로 부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현장에서 도급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비롯한 방송 스태프들의 반발이 일었다. 한 조명감독은 "드라마는 각 팀이 전부 세팅된 상태여야 작업이 가능하다"며 "내가 사용자라면 내 일이 끝나면 일을 마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 게다가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감독과 제작사에게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작 관행에 따라 '턴키계약'을 맺었을 뿐 자신은 실질적으로 제작사와 감독의 지시를 받는 노동자라는 것이다.

또 다른 조명감독은 "아침에 전화 한 통이 왔다. 현재 몇 개 드라마 현장에서 턴키계약을 하던 팀들이 제작사에 개별근로계약을 맺고 싶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한 제작사에서 개별근로계약은 원천적으로 절대불가하다는 입장을 냈다고 한다"며 "아무리 강력하게 얘기해도 제작사가 들어주질 않는 상황에서 불공정 계약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국장은 "고용노동부의 입장이 오히려 현장의 개선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CJ E&M, 몬스터유니온과 같은 제작사는 스태프들과 개별계약을 맺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가 위장도급을 인정하고 방치하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CJ E&M의 자회사인 국내 최대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은 지난 달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가 나기 전에 이미 방송 제작 스태프들과 개별근로계약을 맺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다. 주 68시간 노동시간 준수를 위해 1일 최대 노동시간을 14시간으로 정하고, 스태프 협의체를 구성해 상시적으로 의견을 조율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스태프들과 개별근로계약을 맺겠다는 제작사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방송스태프지부 등에 따르면 최근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던 KBS드라마 '최고의 이혼'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역시 1일 ▲'최고의 이혼' 이후 제작 드라마부터 '개별 계약' 원칙 ▲1일 최대 근무시간 13시간 제한, 1주 68시간 근로시간 제한 준수 ▲근무시간에 이동시간 포함 ▲스태프 협의회 구성 및 스태프 대표 선출 등의 내용을 담은 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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