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는 게임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러나 세븐, 소유진, 진이한, 박지선이 게스트로 출연한 2일은 유난히 게임이 많았다. 그것도 커플 게임이 많았다. 왜 그런 갑작스런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평소 가장 큰 재미를 주었던 손병호 게임은 오히려 통 편집하는 등 전체적으로 평소의 해피투게더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커플 게임의 상품인 커플티는 박미선, 박명수 팀으로 돌아갔지만 앞서 신봉선, 박지선 그리고 진이한과 세븐까지 이미 춤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 터라 게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진해서 게스트들과의 토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세븐은 춤만 두 번이나 추는 등 토크 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이렇게 평소와 다른 해피투게더 구성은 다소 실망스러웠는데 커플게임의 내용도 커플이 막대과자를 양쪽에서 먹어 들어가 짧게 남기는 경쟁과 신문지 위에 더 오래 견디기 등 이미 식상해진 게임이었고, 눈 가리고 자장면 먹이기가 그나마 좀 신선한 게임이었지만 게스트를 망가지게 하는 것이어서 분명 평소와 다른 해피투게더였다. 게스트들에게 토크를 기대할 수 없었다면 애초에 초대하지 말든가 했어야 했다.

특히나 막대과자 먹는 게임에서 세븐이 방송태도가 소극적이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고 비난하는 기사가 떴는데, 거기에서 박한별을 의식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박한별을 의식했다는 것은 좀 지나친 상상이었다. 세븐이 방송 처음 하는 초보 가수도 아니고 커플게임을 하면서 자기 애인을 의식할 정도로 앞가림 못하는 ‘찌질이’로 폄하하는 수준 이하의 망상이었다.

마지막 결승 게임으로 한 눈 가리고 자장면 먹이기는 더욱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눈을 가린 채 파트너에게 자당면을 먹이는 게임 내용 자체가 망가뜨려 웃음을 유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연히 박미선, 박명수 조가 개그맨답게 이 게임을 화려하게 살려주었다. 언제나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는 박미선이 얼굴에 자장면을 칠갑을 하면서 울상을 짓는 모습은 슬랩스틱의 의도를 알기 때문에 부담 없이 웃어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박지선이 눈을 가리고 있어서 몰랐던 것도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세븐의 얼굴에 자장면을 많이 묻히려 한 것이 눈에 띄었다. 물론 세븐이 그런 게임 의도에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격의 없이 웃을 수 있었겠지만 현재 활동 중인 세븐으로서 곤란한 부분도 있을 수도 있었다. 다른 것 모두 빼고 게임만 본다면 세븐은 박지선과 게임을 하면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그것이 연인 박한별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정말 질이 떨어지는 상상력의 발휘였다. 그렇다면 연인 김용준을 두고 배드신을 벌인 황정음은 무엇인가. 드라마 속 황정음도 연기이고, 예능에 나와 커플 게임을 하는 것도 연기이다. 연기를 잘 하고 못하고를 따질 수는 있겠지만 만일 황정음이 김용준 때문에 배드신을 거부했다면 아마도 말도 못한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며 배우 자격이 없다는 말도 전혀 기다릴 필요 없이 튀어나왔을 것이다.

박미선의 화려한 슬랩스틱이 더 없이 즐거웠으나 전반적인 해투 진행은 평소같지 않았다.

세븐은 단지 커플 게임 중 과자 먹는 부분이 어색했을 수 있다. 그 외 박지선이 노골적으로 밀착했던 신문지 게임에서는 아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고, 자장면 먹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특별히 소극적이거나 못마땅해 하는 태도는 없었다. 세 가지 게임 중 과자 먹기만 다소 소극적이었다고 해서 전부 그랬던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것도 연인 박한별을 거론하는 것은 매우 야비한 발상이다.

백번 양보해서 세븐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이전에 평소와 다른 해피투게더의 진행이 먼저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해피투게더는 앉아서 진행하는 토크쇼 형식의 예능이다. 그러나 2일 해피투게더는 토크쇼라고 하기에는 토크 분량이 너무 적고 난데없는 게임을 끌고 들어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세븐이 무릎팍도사에 나와 이미 많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토크보다 게임을 더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일 해피투게더는 게스트를 혹사시킨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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