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8.8.18 토 01:25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김경수와 허익범 특검의 손익계산서[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8.08.08 09:00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허익범 특검 출두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지자들이 경남도를 상징하는 장미를 한 송이씩 들고 김 지사를 기다렸고, 폴리스라인에 막혀 접근하지 못하자 김 지사의 발걸음 앞으로 장미를 던진 것이다. 이에 김 지사는 손을 흔들어 화답하기도 했다. 그런 모습에 특검 출두가 아니라 화보를 찍었다는 말도 있었다. 

주인공의 자리를 특검이 아닌 김 지사가 차지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김 지사는 특검 조사 후 페이스북에 자신이 갈 길을 가시밭길에 비유했지만, 실상 그 가시밭길이 놓인 것은 김 지사가 아닌 허 특검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출석,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허익범 특검의 한계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일지 모른다. 애초에 김경수를 목적으로 출발한 것부터가 이 특검의 결말은 해피엔딩의 가능성을 접고 시작한 것이다. 특검에 출두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정치특검’이라는 공격을 해도 아니라는 허익범 특검의 반박에 힘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다. 

김 지사에 대한 일차소환에서 긴 조사를 벌였지만 이렇다 할 혐의 입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2차 소환을 예고했지만 그렇다고 새롭게 등장할 스모킹건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이미 허익범 특검의 김경수 몰이는 실패를 예감케 한다. 때문에 김 지사에 대한 2차 소환도 결국엔 망신주기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재소환 때 김 지사가 포토라인을 거부했다는 특검의 브리핑이 거짓 논란에 휘말렸다. 어차피 포토라인이 없더라도 모든 언론이 매달리고 있는 김 지사의 특검 출두를 인터뷰 없이 통과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취재진의 눈을 피해 몰래 출두하는 떳떳치 못한 방식을 김 지사가 굳이 강구해야 할 이유도 현재로서는 없다. 이래저래 발이 꼬이는 허익범 특검의 모습이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 Ⓒ연합뉴스

김 지사가 이처럼 허익범 특검에 대해 역공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장시간 조사에도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뭔가 꼬투리가 잡혀 몰리는 입장이었다면 2차 소환을 앞두고 피의자가 특검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포토라인 논란에 김 지사 측 변호인단이 공개반론을 통해 특검의 공식입장과 해명 요구에 특검이 즉각 반응하지 못하는 것도 특검과 김 지사가 선 위치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대로라면 허익범 특검이 수사 기간을 연장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야당들의 공세로 출범하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실패각이 분명했던 특검이었다는 말이 무성했다. 허익범 특검의 실패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명색에 매크로를 수사하는 특검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포털에 매크로 정황이 보고되고 있는 것이다. 

드루킹 사건이 뜨거워지자 한동안 포털에 매크로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포털들도 댓글수에 제한을 두는 등의 조치가 있었다. 그렇지만 포털의 댓글 정책은 일반 독자들의 의사표현을 제한했을 뿐 매크로를 막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포털은 다시 매크로가 점령했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매크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특검의 존재가 무색해지는 것이다. 허익범 특검이 김경수 지사를 포기할 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매크로에 대한 수사를 병행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8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